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 리뷰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1/NISI20260511_0002132047_web.jpg?rnd=20260511121426)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무엇이 될 것인가를 묻기 전에, 무엇이 되지 않을 것인가를 먼저 결단하는 일.
K-팝의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아이돌은 종종 완벽하게 세공된 보석이 되기를 요구받는다. 흠결 없이 매끄러운 표면만이 정답으로 여겨지는 산업의 궤도 위에서, 하이브(HYBE) 산하 빅히트 뮤직의 보이그룹 코르티스(CORTIS)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최근 발매된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은 매끈한 가짜보다 기꺼이 깨어지는 진짜가 되기를 택한 젠지(Gen Z) 세대의 단호한 선언문이자, 자신들만의 정확한 형태를 찾기 위한 치열한 오답 노트다.
최근 대중음악계에 불고 있는 이른바 '영 크리에이터 크루(영크크)' 신드롬의 중심에는 코르티스가 있다. 멤버 전원이 앨범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젠지 세대 특유의 주체적인 삶과 철학을 음악에 오롯이 투영했다.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는 K-팝 특유의 정교한 사운드를 덜어내고 투박한 신시사이저와 의도적인 파열음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보 발매 간담회에서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곡의 믹싱(Mixing) 단계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주를 이룬 것도 이 때문이다. 멤버들은 믹싱 결과물을 들으며 "이렇게까지 깨져도 될까" 싶을 정도의 의도된 러프함(roughness)에 오히려 쾌감을 느꼈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팝 버전 대신 가장 거칠고 날 선 버전을 만장일치로 타이틀곡에 낙점했다.
K-팝의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아이돌은 종종 완벽하게 세공된 보석이 되기를 요구받는다. 흠결 없이 매끄러운 표면만이 정답으로 여겨지는 산업의 궤도 위에서, 하이브(HYBE) 산하 빅히트 뮤직의 보이그룹 코르티스(CORTIS)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최근 발매된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은 매끈한 가짜보다 기꺼이 깨어지는 진짜가 되기를 택한 젠지(Gen Z) 세대의 단호한 선언문이자, 자신들만의 정확한 형태를 찾기 위한 치열한 오답 노트다.
최근 대중음악계에 불고 있는 이른바 '영 크리에이터 크루(영크크)' 신드롬의 중심에는 코르티스가 있다. 멤버 전원이 앨범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젠지 세대 특유의 주체적인 삶과 철학을 음악에 오롯이 투영했다.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는 K-팝 특유의 정교한 사운드를 덜어내고 투박한 신시사이저와 의도적인 파열음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보 발매 간담회에서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곡의 믹싱(Mixing) 단계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주를 이룬 것도 이 때문이다. 멤버들은 믹싱 결과물을 들으며 "이렇게까지 깨져도 될까" 싶을 정도의 의도된 러프함(roughness)에 오히려 쾌감을 느꼈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팝 버전 대신 가장 거칠고 날 선 버전을 만장일치로 타이틀곡에 낙점했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4/NISI20260514_0002135741_web.jpg?rnd=20260514160354)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직비디오 역시 미래적 세트장 대신 낙원상가, 낡은 삼겹살집, 오락실 등 시간의 더깨가 내려앉은 노포로 향한다. 화장기를 지운 채 쌈을 싸 먹는 시점의 기발한 앵글은, 꾸며진 완벽함보다 '날것'의 레트로 감성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앨범의 수록곡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이들이 내는 파열음이 단순한 치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작업실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는 소년들의 맹렬한 에너지를 담은 '티엔티(TNT)'로 포문을 연 뒤, 이들의 시선은 소소한 일상과 내면의 서늘한 그늘로 향한다. 멤버들이 매일 먹던 음식을 테마로 한 '아사이(ACAI)'는 유쾌한 비트 이면에 '토핑 없이 베이스만으로도 훌륭한 근본을 갖추겠다'는 묵직한 다짐을 은유한다. 또한, 변화하는 일상 속 복잡한 감정을 묘사한 '왓섭(Wassup)'과 자신들을 향한 수식어에 대한 모순적 감정을 푼 '영크리에이터크루(YOUNGCREATORCREW)'는 2026년 봄, 코르티스가 통과하고 있는 성장통의 생생한 기록이다.
앨범의 수록곡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이들이 내는 파열음이 단순한 치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작업실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는 소년들의 맹렬한 에너지를 담은 '티엔티(TNT)'로 포문을 연 뒤, 이들의 시선은 소소한 일상과 내면의 서늘한 그늘로 향한다. 멤버들이 매일 먹던 음식을 테마로 한 '아사이(ACAI)'는 유쾌한 비트 이면에 '토핑 없이 베이스만으로도 훌륭한 근본을 갖추겠다'는 묵직한 다짐을 은유한다. 또한, 변화하는 일상 속 복잡한 감정을 묘사한 '왓섭(Wassup)'과 자신들을 향한 수식어에 대한 모순적 감정을 푼 '영크리에이터크루(YOUNGCREATORCREW)'는 2026년 봄, 코르티스가 통과하고 있는 성장통의 생생한 기록이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4/NISI20260514_0002135763_web.jpg?rnd=20260514161054)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엇보다 이번 앨범의 미학적 성취는 수록곡 '블루 립스(Blue Lips)'에서 정점을 찍는다. 온 마음을 쏟아부은 대상이 도리어 가장 깊은 상처로 돌아오는 아이러니를 노래하는 이 트랙은, 꿈을 향한 여정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통각을 끌어안는다.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는 일, 그 선택에 따른 후회까지 온전히 감당하겠다는 담담한 목소리는 이들의 음악이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는 소비재를 넘어, 삶의 불가피한 슬픔의 이면마저 투명하게 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들만의 뜨거운 정체성을 벼려낸 결과는 눈부신 성과가 증명한다. 데뷔 9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 17위에 진입했고, 영국 오피셜 '피지컬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K-팝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 하프타임 쇼를 장식하고, 한컴타자 내 '산성비' 게임으로 신곡 가사를 선공개하는 역발상도 이들 특유의 경계 없는 독창성을 증명한다.
코르티스의 부상은 대형 기획사의 치밀한 자본적 기획력과 아티스트 개인의 주체성이 어떻게 길항하고 맞물려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모범 사례다. 기획된 콘셉트를 수행하는 수동적 객체이기를 거부하고, 흠결마저 자신들의 서사로 편입시키는 창작자로 진화한 코르티스. 이들이 부서뜨린 정형화된 틀의 잔해 위로, K-팝의 완전히 새로운 질감이 돋아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자신들만의 뜨거운 정체성을 벼려낸 결과는 눈부신 성과가 증명한다. 데뷔 9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 17위에 진입했고, 영국 오피셜 '피지컬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K-팝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 하프타임 쇼를 장식하고, 한컴타자 내 '산성비' 게임으로 신곡 가사를 선공개하는 역발상도 이들 특유의 경계 없는 독창성을 증명한다.
코르티스의 부상은 대형 기획사의 치밀한 자본적 기획력과 아티스트 개인의 주체성이 어떻게 길항하고 맞물려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모범 사례다. 기획된 콘셉트를 수행하는 수동적 객체이기를 거부하고, 흠결마저 자신들의 서사로 편입시키는 창작자로 진화한 코르티스. 이들이 부서뜨린 정형화된 틀의 잔해 위로, K-팝의 완전히 새로운 질감이 돋아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