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유발 유전자 수천개…"유일한 예방 물질 이것"[인터뷰]

기사등록 2026/05/17 05:01:00

최종수정 2026/05/17 05:20:25

배석철 교수, 암 억제 유전자 렁스3 세계 첫 발견

[서울=뉴시스] 배석철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13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셀가디언 제공)
[서울=뉴시스] 배석철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13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셀가디언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현재까지 밝혀진 물질 가운데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물질은 비타민 B3가 유일합니다."

국내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수천가지지만, 암을 예방하는 유전자는 50여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밝혀진 암을 억제하는 물질은 비타민 B3 뿐이다.

뉴시스는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렁스3(RUNX)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저하된 렁스3의 기능을 비타민 B3가 활성화 시킨다는 기전도 최초로 밝힌 배석철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를 최근 만나 인터뷰했다.

배 교수는 1995년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렁스3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2002년엔 렁스3의 기전을 규명한 바 있다. 또, 2013년에는 렁스3가 암세포로 전환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셀'에 등재됐고, '네이처' 역시 '새 시대의 암 억제 유전자'라고 호평했다.

다음은 배 교수와의 일문일답.

-렁스3가 어떤 유전자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달라

"렁스3 유전자는 1995년에 세계 최초로 발견된 암 억제 유전자다. 이런 유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50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렁스3는 세포의 삶과 죽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검문소 같은 유전자다. 정상적인 세포는 분열할 때와 멈출 때를 스스로 판단하는데 렁스3가 세포 분열의 결정적 단계인 '제한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세포가 분열을 계속할지 멈출지를 결정한다. 만약 세포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렁스3가 활성화돼 세포의 분열을 멈추거나 사멸을 유도하는 방어 기전을 가동한다. 그런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분열해서는 안 되는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돼 암이 발생한다. 실제 폐암 환자의 약 70%를 비롯해 위암, 방광암, 간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환자에서 렁스3 유전자의 기능이 떨어져 있음이 발견됐다."

-렁스3 유전자 관련, 셀 발표 당시 네이처가 이례적으로 호평을 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그동안의 암 억제 유전자는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렁스3는 완전히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잠시 꺼진 불활성화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상 복구가 가능한 형태로 망가지는 것은 렁스3 하나밖에 없다. 즉, 기능이 떨어져 암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상 복구를 한다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처는 이를 두고 '새 시대의 암 억제 유전자'라고 논평했다. 기능이 떨어진 렁스3를 다시 깨울 수만 있다면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024년에 저하된 렁스3의 기능을 비타민 B3(나이아신아마이드)가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는데, 설명해 달라

"비타민 B3 는 암세포내에서 기능이 저하된 암억제유전자 렁스 3의 기능을 강화해 표적항암제의 효능을 향상시킨다. 렁스 3는 세포의 삶과 죽음의 운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의 기능이 저하되면 분열해서는 안되는 세포가 분열하고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게 되어 암이 발병하게된다. 실제 암 환자의 50% 이상은 렁스3 기능 저하와 관련이 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폭넓은 암에 적용이 가능하다. 렁스3를 다시 일하게 만드는 물질을 찾던 중 비타민B3가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일영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배석철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김영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연구팀이 4기 폐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표적항암제만 쓴 그룹의 생존 기간은 30개월이었으나 비타민B3를 병용 투여한 그룹은 43개월로 약 13개월이 더 연장됐다. 사망 위험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비타민B3가 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낸 것이다."

-비타민 B3도 종류가 많은데 어떻게 다른가.

"암 치료 예방에 비타민 B3가 효과가 있다. 비타민 B3는 비타민B군의 일종이자 수용성 비타민으로 니코틴산 (나이아신)과 니코틴산아미드(나이아신아마이드) 2가지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연구에 사용된 건 니코틴산아미드다. 같은 비타민B3라 해도 나이아신은 고용량 복용시 모세혈관이 넓어져 얼굴이 붉어 지고, 어지럼증·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 복용시 간독성 부작용도 있다. 반면 니코틴산아미드는 그런 부작용이 전혀 없고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 결과로 밝혀진 물질로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임상으로 입증됐다. 암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면 부작용이 없는 나이아신아마이드 형태를 선택해야 한다."
 
-비타민B3를 암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먹어도 암 예방 효과가 있나.

[서울=뉴시스] 빨간색 선은 여성 폐암 환자에게 표적항암제(제피티닙 또는 엘로티닙)만 투여한 경우 생존 커브다. (중앙 생존기간 약 30.1개월). 보라색 선은 여성 폐암 환자에서 표적항암제와 비타민 B3를 병용 투여한 경우 생존 커브다. 비타민 B3의 병용투여에 의해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배석철 교수 제공)
[서울=뉴시스] 빨간색 선은 여성 폐암 환자에게 표적항암제(제피티닙 또는 엘로티닙)만 투여한 경우 생존 커브다. (중앙 생존기간 약 30.1개월). 보라색 선은 여성 폐암 환자에서 표적항암제와 비타민 B3를 병용 투여한 경우 생존 커브다. 비타민 B3의 병용투여에 의해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13.3개월 연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배석철 교수 제공)
"현재까지 밝혀진 물질 중 암 예방 효과가 입증된 것은 비타민B3가 유일하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연구에서도 비타민B3가 피부암 발생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결과가 있었다. 암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매우 고통스럽고 어렵다. 렁스3의 기능을 평소에 적절히 유지해준다면 돌연변이 세포가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제거할 수 있어 예방 차원의 복용을 권장한다."
 
-현재 비타민 B3를 활용한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나

"제약사들이 렁스3 활성화를 위한 신약을 꾸준히 개발해왔지만, 특정 유전자만 정밀하게 타격하지 못해 발생하는 부작용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되곤 했다. 비타민B3는 렁스3를 10~20% 정도만 안전하게 활성화하면서도 다른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아 부작용 없이 뛰어난 효과를 낸다."

-비타민 B3 외에도 현재 밝혀진 암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는 암억제 유전자가 있나
 
"몇가지 있긴 있는데. 항암제로 개발하다 실패했거나 부작용 때문에 장벽에 부딪힌 물질이다. 현재까지는 부작용이 없는 선에서 안전하게 렁스3만 활성화 시키는 것은 비타민 B3가 유일하다."

-향후 추가적으로 연구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현재는 폐암을 대상으로만 임상을 했는데 다른 암에 대해서도 비타민 B3 투여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가 관심이다. 또 표적치료제 병용 투여가 아닌, 비타민 B3만 단독 투여 했을 때 폐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비타민 B3가 암 재발 방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료진 중에는 아직 최신 임상 결과를 접하지 못해 비타민 B3 병용에 신중한 분들도 있다. 하지만 임상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확실히 입증된 만큼, 환자들이 항암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적극적으로 병용하기를 권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암을 예방하는 물질은 비타민 B3 밖에 없다. 장기 복용을 위해서는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원료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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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유발 유전자 수천개…"유일한 예방 물질 이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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