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 로봇 스님 프로젝트 추진
"연등 행렬 앞장 서는 '로봇'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5.13.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3/NISI20260513_0021281243_web.jpg?rnd=2026051310453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사람들은 로봇이면 태권도도 하고 덤블링도 하니까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2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쉽지 않더라고요."
오는 16일 연등회 행렬에 참여하는 로봇 스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등회 행렬을 앞둔 로봇 '가비' 스님은 인터뷰 당시에도 '걷기 수행'이 한창이었다. 합장 자세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손 각도를 반복 조정하고, 울퉁불퉁한 조계사 마당에서 균형을 잃지 않도록 걷는 연습도 거듭했다.
성원스님은 로봇 스님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인공지능(AI)시대에 로봇이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친구이자 이웃처럼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과 연등회를 맞아 열린 로봇 수계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인 가비 스님이 합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0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6/NISI20260506_0021273596_web.jpg?rnd=20260506130613)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과 연등회를 맞아 열린 로봇 수계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인 가비 스님이 합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06. [email protected]
로봇 스님이 연등행렬에 오르기까지
하지만 아이디어를 실제 연등행렬로 구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8월 문화부장으로 부임한 뒤에야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로봇 기술의 한계였다.
성원스님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을 때부터 연등행렬에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새로운 시도가 낯설게 보일 수 있지만, 불교가 시대 변화에 조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준비 과정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기술적 한계와 마주했다. 인간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합장'조차 로봇에게는 쉽지 않은 동작이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발가락과 근육을 움직이며 균형을 잡지만, 로봇은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많은 센서와 프로그래밍이 필요했어요. 또 양손을 붙이고 내리는 단순한 합장 자세도 수없이 반복 조정해야 했죠."
실제 연등행렬에서도 로봇 스님 주변에는 별도의 조정 인력이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지난 6일 조계사 앞마당에서 로봇 '가비' 스님의 수계식을 진행했다. 가사와 장삼을 입은 로봇 스님은 이번 연등행렬 선두에 설 예정이다. 조계종은 이번 시도를 AI 시대 불교와 첨단 기술의 공존 가능성을 실험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성원스님은 "로봇을 개발하는 과학자들도 휴머노이드가 실제로 수계를 받고 '스님'으로 인정받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고 하더라"며 "불교에서는 만물에 불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로봇이 인성을 갖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로봇을 연등행렬에 세우는 것보다 가사와 장삼을 수하고 행렬에 참여하는 것이 더 상징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전통과 미래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5.13.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3/NISI20260513_0021281240_web.jpg?rnd=2026051310453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5.13. [email protected]
'로봇 오계'…"과충전도 탐욕이죠"
이 가운데 성원스님은 '과충전하지 말 것'을 가장 중요한 계율로 꼽았다.
스님은 "불교의 불음주(술 마시지 말라) 계율을 로봇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다가 '과충전'을 떠올렸다"며 "단순한 폭발 방지 차원을 넘어, 부족함도 넘침도 경계하는 '중도(中道)'의 불교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들지 말 것' 역시 복종 개념이 아니라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윤리 규범을 담은 것"이라며 "결국 로봇 오계는 로봇을 만드는 인간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윤리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행복에 이르는 '마음 평안'의 길
성원스님은 앞으로 로봇 스님이 단순한 행사 퍼포먼스를 넘어, 사람들의 고민 상담과 마음 치유를 돕는 역할까지 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그는 "방대한 불교 경전과 데이터를 제대로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간 수행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는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불교가 당대 최첨단 문화였던 '등(燈)' 문화를 이끌었듯,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행복과 마음 평안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불교의 방대한 경전과 데이터를 현대 기술과 연결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다양한 길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연등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3.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3/NISI20260513_0021281247_web.jpg?rnd=2026051310453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연등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3.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