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800원 받고 쫓겨난 청년, 5000억 패션 거장 됐다

기사등록 2026/05/14 12:45:00

[서울=뉴시스]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가 산속에 마련한 2500평 규모 양장점과 인생 역전 사연을 공개했다. (사진=EBS) 2026.05.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가 산속에 마련한 2500평 규모 양장점과 인생 역전 사연을 공개했다. (사진=EBS) 2026.05.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가 산속에 마련한 2500평 규모 양장점과 인생 역전 사연을 공개했다.

13일 방송된 EBS TV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는 '산속에 2500평 양장점 차린 패션 부자' 최복호 편이 그려졌다. 1973년 데뷔한 최복호는 53년째 현역으로 활동 중인 대한민국 1세대 패션 디자이너다.

이날 최복호는 깊은 산속에 자리한 2500평 규모 양장점을 공개했다. 그는 18년 전 주변의 만류에도 산으로 들어갔다며 "백화점 시스템 안에서는 사라져버린, 맞춤 의상을 만들며 나누던 고객과의 대화가 그리웠다"고 말했다.

해당 양장점은 입소문을 타고 운영되고 있다. 한 달 방문객은 1000~1500명, 월 매출은 최대 6000만원에 달한다. 누적 매출 5000억원을 기록했다.

최복호는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옷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을 보며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고, 군 제대 후 앙드레김을 배출한 복장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산업화와 환경 문제를 고발한 데뷔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앙드레김의 스승이자 패션계 대모로 불린 최경자 이사장의 눈에 띄어 문하생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최복호는 한 양장점에 취직했지만 일주일 만에 임금 800원을 받고 쫓겨났다고 털어놨다. 디자인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제작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이후 그는 지인의 양장점에서 무급 실습생으로 일하며 기본부터 다시 배웠다. 절치부심 끝에 당시 패션의 중심지였던 이대 양장점 거리에서 정식 디자이너로 재취업했다.

최복호는 새벽마다 200여개 가게 쇼윈도를 돌며 인기 디자인을 스케치해 외울 만큼 치열하게 일했다고 회상했다.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어머니의 병환 소식을 듣고 고향 대구로 돌아갔다.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던 최복호를 일으킨 것은 서울에서 유행하던 '빽바지'였다.

다른 양장점들이 우아한 스타일을 고집할 때, 그는 과감한 실루엣의 빽바지를 선보여 젊은층의 호응을 얻었다. 이후 백화점에 모피 매장까지 열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입점한 백화점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는 양장점까지 처분해 빚을 갚아야 했다.

모든 것을 잃은 순간 주변의 도움이 이어졌다. 동료 디자이너들은 자투리 원단을 보내왔고, 시장 상인들도 재료를 내어줬다. 최복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제가 살아난 거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말했다.

그가 다시 일어선 뒤 선보인 두 번째 히트작은 어깨 패드 재킷, 이른바 '가짜 가다마이'였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최복호는 1980년대 월 매출 1억원을 올리는 브랜드 대표가 됐다.

이후 그는 대구를 넘어 서울 주요 백화점에 입점했고, 런던, 밴쿠버, 뉴욕 등 해외 무대에도 진출했다. 오랜 우상이었던 앙드레김과 같은 무대에 선 경험도 밝혔다. 최복호는 "감격스러웠다. 선생님과는 감히 겸상도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2008년부터 자투리 원단으로 인형을 만들어 판매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자투리 천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들은 서장훈은 "가장 좋은 옷은 자기 몸에 잘 맞는 옷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선생님께 디자이너란 직업이 정말 잘 맞는 옷 같다"고 말했다. 최복호는 "아이고, 눈물이 난다"며 울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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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800원 받고 쫓겨난 청년, 5000억 패션 거장 됐다

기사등록 2026/05/14 12:45: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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