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2 공조'로 이란 해법 모색…'다자주의' 시진핑 응할까

기사등록 2026/05/13 18:19:55

'미중간 담판'으로 이란전 출구 전략

"이란전 긴 대화…시진핑은 내 친구"

習, '다자주의' 견지…이란도 힘 싣기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을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대 초강대국간 담판으로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다자주의를 강조해온 시 주석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2026.05.13.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을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대 초강대국간 담판으로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다자주의를 강조해온 시 주석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2026.05.13.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을 모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대 초강대국간 담판으로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다자주의'를 강조해온 시 주석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으로 출발하면서 "우리는 그것(이란 전쟁)에 관한 긴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앞으로 좋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 주석이 미국의 대(對)이란 정책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본다. (미군의 이란) 봉쇄 작전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는 내 친구이며 우리는 잘 지내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이란 원유 수입을 끊고 무기 제작에 쓰이는 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지원을 줄이면 이란이 전쟁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에, 중국만 돌려세울 수 있다면 대이란 협상에서 확실한 결정권을 쥔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이후 국제기구와 동맹관계에 기반한 전통적 외교 개념을 벗어던지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 기반한 미국 일방주의 정책을 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끊고 베네수엘라·그린란드 등 서반구 장악 의지를 노골화했다.

국제사회는 점차 미국 뜻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 차단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트럼프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에게 대이란 작전 동참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대 지원국인 중국과의 직접 담판으로 눈길을 돌렸다. 호르무즈 차단으로 인한 중국 경제 피해가 막심한 만큼, 중국이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은 원유의 약 절반,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미중은 정상회담 의제 조율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한다는 뜻을 모았다고 국무부가 밝히기도 했다.

BBC는 "중국은 이미 성장 둔화와 실업 증가에 시달려왔는데, 유가 상승으로 섬유·플라스틱 등 일부 제품은 비용이 20% 증가했다"며 "전쟁이 수출 의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이 종전을 원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PBS는 "베이징은 이미 어려움을 겪는 경제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는 미중관계 악화를 막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다자주의'를 주창해온 시 주석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을 미국과 같은 반열로 보는 G2는 원래 중국이 더 환영하는 용어였으나, 시 주석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G2 지칭에 거리를 두며 '다자주의 질서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30일 경주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한 뒤 "시 주석은 초강대국의 위대한 지도자"라며 "매우 훌륭한 'G2' 정상회담이었다"고 적었는데, 시 주석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전날인 13일에도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에게 "중국은 유엔, 상하이협력기구(SCO), 중국-중앙아시아 기구 안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타지키스탄이 자국 국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걷는 것을 계속 지지하고, 국가 주권과 안보 수호 역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자주의, 주권 수호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일방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할 때 쓰는 용어다.

시 주석은 지난달 14일 발표한 이란 문제 관련 원칙 4개항을 통해서도 같은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그는 당시 '평화로운 공존', '역내 국가 주권·영토·안보 존중', '국제법 준수', '안보와 개발의 균형'을 중국 입장으로 세웠다.

시 주석은 당시 "국제법 질서 수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준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거나 무시돼서는 안 된다. 세계가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으로 되돌아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 역시 시 주석의 미국 견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주(駐)중국 이란대사는 12일 IRNA 인터뷰에서 "이란은 (중국을) 압박과 위협, 일방주의에 맞서는 보다 광범위한 정치적 균형 전략(국가)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서아시아 불안정이 단순한 역내 위기가 아닌 에너지 안보, 글로벌 공급망, '국제 체제 세력균형'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뜻대로 전쟁이 끝날 경우 중국의 중동 내 안보 이익이 침해될 것이라는 경고성 조언으로 해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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