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구 잇단 사망에 복지급여 직권신청…'법 개정' 과제

기사등록 2026/05/13 07:06:34

최종수정 2026/05/13 07:20:24

복지부, 신청주의 개선…'적극적 복지'로

사회보장기본법·급여법 등 법 개정 추진

이 대통령 지시한 "시행령 추진"도 검토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1.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1.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보건복지부가 최근 연이은 위기가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복지급여 신청주의 개선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법률 개정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행정 절차 관련 입법 의존도가 높다며 시행령 전환을 주문해 이 역시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13일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 실현을 위해 사회보장기본법·사회보장급여법 등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 3월 울산 울주군과 전북 임실군에서 일가족 사망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복지제도 운영 체계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마련됐다. 실제 울주군에서 발생한 30대 아버지와 네 자녀 등 5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담당 공무원들이 수차례 상담을 했지만, 그 아버지가 생계급여 신청을 거부하면서 지급되지 못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사례에 대비하고자 복지급여 신청주의 손질에 나섰다. 현재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는 수동적 복지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적극적 복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위기가구의 경우 당사자 동의 없이 공무원이 직권신청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는 법에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동의 없는 직권신청을 허용하고 있어 대상자가 신청을 거부하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복지급여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복지부는 우선 기초생활보장제도와 한부모가족지원제도에 미성년자나 발달장애인 가구 등 직권신청을 할 수 있는 대상자 범위와 금융재산 조사 장벽 완화 등을 규정할 예정이다. 그 바탕엔 사회보장급여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 개정 전까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현장에서 소득과 일반 재산만 조사해 직권신청이 가능하게 했다. 긴급복지를 먼저 투입했음에도 여전히 위기 상황에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 금융재산 조사 없이 3개월간 생계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

복지급여의 자동 지급도 추진한다. 출산으로 자격이 증명되는 보편급여인 아동수당·부모급여·첫만남이용권은 앞으로 출생 신고만 하면 자동으로 지급된다.

선별급여인 기초연금·장애인연금은 정부가 가진 정보를 활용해 수급 탈락자나 다른 선별급여 수급자에 대해 신청한 것으로 간주하고 수급 자격 확인 후 급여를 지급한다. 생계·의료급여를 받는 18세 이상 중증장애인에 대한 장애인연금 신청 간주나 장애인연금 수급자가 65세가 되면 기초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하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세종=뉴시스]복지급여 신청주의 개선 관련 인포그래픽.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복지급여 신청주의 개선 관련 인포그래픽.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5.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 지급은 사회보장기본법 및 사회보장급여법 등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진 후 시행될 예정이다. 아동수당·부모급여 등을 규정한 아동수당법과 첫만남이용권을 규정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관련 기초연금법·장애인연금법 개정을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청주의의 예외로 자동 지급이나 신청 간주를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사회보장기본법·사회보장급여법에 명시하고 각 개별법에 구체적인 내용이 규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할 현장 공무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다. 현장 공무원이 재량으로 직권신청에 나서야 하는 만큼, 민원이나 책임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고자 직권신청의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담당 공무원에 대한 면책 등도 법에 명시할 계획이다.

또 직권신청으로 실질적 보호·지원까지 연결한 공무원과 지자체에 포상금 등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고, 우수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공유해 기반을 조성한다.

법 개정은 국회 손에 달려있는 만큼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복지부는 연내 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시행령이나 행정지침 등으로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전문가 및 현장 의견도 꾸준히 수렴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모든 사안을 입법으로 맡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조사 등 절차를 일일이 법률로 규정하기 시작하면 국가 행정을 할 수 없다"며 "혜택을 주려고 하는 건데 입법으로 해야할 건 하고, 특별히 문제가 없거나 논쟁거리가 없는 것들은 시행령으로 하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동 지급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된 건이 있다. 법 개정은 국회와 협의해 조속히 추진하고 시행령 등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며 "법 개정 전이라도 시스템이든 행정 절차든 같이 검토하면서 최대한 빨리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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