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폰이라더니 빈껍데기?" 애플, '인텔리전스 지연'에 3670억 배상…韓은?

기사등록 2026/05/06 09:28:14

최종수정 2026/05/06 10:00:24

美 주주·소비자 집단소송서 2억5000만 달러 합의금 지급 결정

아이폰 16 핵심 AI 기능 2년 지연…사실상 '허위 광고' 비판 직면

한국 소비자 제외에 역차별 논란…국내 시민단체도 법적 대응 검토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아이폰 16 시리즈의 최대 셀링 포인트로 내세웠던 인공지능(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의 출시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혐의로 결국 수천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미완성된 기술을 마치 즉시 사용 가능한 것처럼 홍보해 온 '마케팅용 거짓말'이 결국 금전적 보상으로 이어졌다.

6일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더욱 개인화된 시리(Siri)' 및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 지연과 관련해 미국 내 주주 및 소비자 측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2억5000만 달러(약 3670억원)를 지급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3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1년여 만에 나온 결과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애플이 실제 구현 불가능한 기술을 앞세워 소비자를 오도했는지 여부였다. 애플은 지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차세대 AI 기능이 아이폰 16 출시와 동시에 적용될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신제품 판매를 독려한 바 있다. 하지만 핵심 기능인 개인화된 시리 등의 출시가 2026년으로 2년 가까이 미뤄졌다.

이를 두고 원고 측은 애플이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조차 없는 상태에서 허위 광고를 진행해 투자자와 소비자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홍보를 믿고 아이폰 16 시리즈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사실상 '빈껍데기 AI 폰'을 샀다는 비판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구글과 오픈AI 등 경쟁사에 뒤처진 AI 격차를 메우기 위해 '마케팅용 거짓말'을 동원한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개된 합의 조건에 따르면 애플은 총 2억5000만 달러의 합의 기금을 조성해 대상 소비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배상 대상은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 직후인 2024년 6월 10일부터 2025년 3월 29일 사이에 미국에서 해당 기능을 구동할 수 있는 기기를 구매한 사용자다.

구체적인 보상 대상 기기는 아이폰 15 프로, 아이폰 15 프로 맥스, 아이폰 16, 아이폰 16e, 아이폰 16 플러스, 아이폰 16 프로, 아이폰 16 프로 맥스다.

해당 기기 구매자에 대한 보상금은 1인당 기본 25달러(약 3만6700원)로 책정됐으나, 실제 신청 인원에 따라 보상금이 변동될 수 있다. 신청자가 적으면 최대 95달러(약 13만9500원)까지 늘어날 수 있으나, 신청자가 많아지면 지급액이 더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전체 합의금 2억5000만 달러에는 변호사 수임료와 행정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사용자들에게 돌아가는 총액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은 이번 합의가 법적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플 측은 "우리는 선의를 바탕으로 행동해 왔으며 모든 관련 규정과 법률을 준수했다고 믿는다"며 "사용자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사안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이후 시각 지능, 실시간 번역, 글쓰기 도구 등 수십 가지 기능을 여러 언어로 제공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된 AI 경험을 지속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번 결정이 브랜드 신뢰도 추락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배터리 게이트'와 '시리 사생활 침해' 등 논란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배상 사례를 남기게 되면서 향후 신제품 출시 시 마케팅 문구의 신뢰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애플의 배상 결정으로 역차별 논란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3670억원 규모의 합의가 미국 내 구매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이 아닌 국가 소비자들은 AI 기능 지원 순위에서 밀려난 데 이어 사후 보상 절차에서도 철저히 소외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시민단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현재 서울YMCA 등은 애플의 AI 기능 출시 연기를 '표시광고법 위반' 및 '사기 행위'로 규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검찰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에서의 합의 선례가 남은 만큼, 국내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법적 대응이나 집단 소송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향후 45일 이내에 미국 내 대상자들에게 보상 신청 안내문을 발송하고 본격적인 지급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가 향후 출시될 아이폰 18 시리즈 등 차기작 흥행과 글로벌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경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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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폰이라더니 빈껍데기?" 애플, '인텔리전스 지연'에 3670억 배상…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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