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첫 지정부터 "사익편취 가능성 없다" 일축
현장조사 진행에도 예외 유지…"달라진 사정 없다"
'동생 경영 미참여' 확인서 무용…"대표이사급" 확인
감시 대상 늘고 인력은 제자리…"지정 기준 높여야"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09/05/NISI20190905_0015563316_web.jpg?rnd=20190905134812)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격)으로 지정하면서, 지난 5년 동안 유지해 온 '김범석 예외론'이 뒤집혔다.
공정위가 쿠팡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과 관련한 조치를 검토 중인 가운데, 공정위 역시 그동안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은 판단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김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동일인도 함께 지정한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공정거래법에 의해 공시·신고 의무가 부여되며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일감 몰아주기)가 적용되는 등 촘촘한 규제망으로 편입된다.
공정위는 쿠팡이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김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자연인 대신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요건을 벗어났다고 판단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씨의 임원 재직 등 경영참여 사실이 확인됐다는 이유다.
공정위는 올해 진행한 현장조사를 통해 김씨의 경영참여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과거 쿠팡이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는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공정위 역시 스스로의 판단을 번복한 데 따른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법인이 아닌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지정하면서 김 의장에 대한 사익편취 등 공정거래법상 규제는 강화될 예정이다. 그간 공정위는 쿠팡이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요건을 근거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지만, 올해 조사 과정에서 친족인 동생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 정황을 확인함에 따라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30/NISI20260430_0002125067_web.jpg?rnd=20260430142241)
[서울=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법인이 아닌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지정하면서 김 의장에 대한 사익편취 등 공정거래법상 규제는 강화될 예정이다. 그간 공정위는 쿠팡이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요건을 근거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지만, 올해 조사 과정에서 친족인 동생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 정황을 확인함에 따라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공정위의 이번 판단 번복이 뼈아픈 이유는 매년 동일인 지정 때마다 논란이 일며 쿠팡과 김 의장에 대한 '정밀 검증' 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놓쳤다는 점에 있다.
2021년 첫 지정 때부터 사실상 쿠팡을 지배하고 있는 김 의장이 지정되지 않은 데 따른 특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정위는 "쿠팡을 지정하든 개인 김범석을 지정하든 계열 집단의 범위에 전혀 변화가 없다"며 "사익편취 규제 행위 발생 가능성도 없어 특혜 논란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2022년에는 현장조사까지 실시했으나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현장조사까지 해서 친인척들의 회사의 소유 등을 면밀히 확인했다"며 "지난해와 달라진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동일인 지정의 결정적 근거가 된 김씨의 '경영 참여'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2022년 당시 공정위 현장조사가 지분 구조 등 형식적 측면에 매몰돼 실질적인 지배력을 포착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2023년에도 "쿠팡은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가) 사익편취의 규제대상의 범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며 법인 지정 기조를 굽히지 않았다.
2024년에는 김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포함한 전체적인 보수 수준을 파악하고 김 의장 측으로부터 '동생의 경영 참여가 없다'는 확인서까지 제출받았다.
하지만 약 1년반 만에 실시된 올해 현장조사에서 김씨가 수백 회의 회의를 주재하며 사실상 대표이사급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공정위가 기업의 선택적 자료와 일방적 소명에 기대온 것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외부 제보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돌발 변수가 없었다면 공정위는 올해도 김 의장 측의 소명을 그대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공정위 관계자는 "김씨의 경영 참여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신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정위의 자체적인 감시 시스템으로는 동일인 지정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음을 시인한 셈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판정. 2024.06.12.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12/NISI20240612_0020376070_web.jpg?rnd=20240612163408)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판정. 2024.06.12. [email protected]
다만 이같은 한계는 공정위의 구조적인 문제와도 맞닿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감시할 인력이 한정돼, 적극적인 의혹에 대한 조사는커녕 제출된 자료 검토조차 벅찬 상황이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지난해 92개 대비 10개 증가한 102개로 집계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집단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기업집단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 2017년 기업집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됐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일부 정원이 감축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을 국내총생산(GDP)에 연동하는 등 합리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정위가 지난 2023년 발주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개성 방안에 대한 연구결과가 대표적이다.
연구는 "경제 규모의 성장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편입기준이 5조원으로 고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수가 너무 많아진다"며 "공정위 입장에서 규제 적용에 따른 비효율성과 인력 낭비가 우려되며 정작 중요한 일반집중의 문제를 지닌 기업집단에 규제 자원을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적절하게 재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기업집단 지정은 기업이 제출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지정한 뒤 사후적으로 허위자료 제출 등 문제가 있을 때 사후 책임을 물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 관련 시행령 개선 여부를 추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장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 92개 집단 대비 10개 증가했다. 2026.04.29.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9/NISI20260429_0021265421_web.jpg?rnd=20260429120000)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장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 92개 집단 대비 10개 증가했다. 2026.04.29.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