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직후 0.2%에서 0.8%까지 급등
항차별 담보 7일마다 원점 재검토 구조
'전쟁보험 풀' 통해 담보력 확보 가능
![[서울=뉴시스] 25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동 호르무즈 해협은 좁고 얕아 선박이 이란 해안에 근접해 항해해야 하는 탓에 드론·이동식 미사일·모기 함대·해상 기뢰 등 복합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봉쇄 해제를 위해 군함을 대거 투입할 경우 군사 자원이 분산돼 작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5/NISI20260325_0002093140_web.jpg?rnd=20260325163310)
[서울=뉴시스] 25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동 호르무즈 해협은 좁고 얕아 선박이 이란 해안에 근접해 항해해야 하는 탓에 드론·이동식 미사일·모기 함대·해상 기뢰 등 복합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봉쇄 해제를 위해 군함을 대거 투입할 경우 군사 자원이 분산돼 작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며 고립된 선박들의 전쟁보험 요율이 전쟁 직후 평시 대비 4배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으며 요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글로벌 재보험 시장의 변동성에 국내 선사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한국형 전쟁보험 풀(Pool)' 필요성이 제기됐다.
27일 재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쟁 직전 약 0.2% 수준이던 국내 선박 전쟁보험 추가보험료(AP)는 전쟁 발발 직후 최대 0.8%로 약 4배 급등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요율은 빠르게 하락세를 보였다. 2~3주차를 거치며 0.7%, 0.55% 수준으로 내려왔고, 최근에는 0.3%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쟁 이전 대비 약 50% 높은 수준이지만, 전쟁 발발 초기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안정된 모습이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쟁 발생 직후에는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반영해 요율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후 실제 공격 빈도나 피해 규모가 확인되면 시장 경쟁과 함께 빠르게 조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쟁보험은 일반 보험과 달리 연간 보험과 항차별 AP로 이원화된 구조를 갖는다. 연간 보험은 놀이공원에 비유하면 '기본 입장료'에 해당한다. 위험 지역이 아닌 일반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쟁 관련 손해를 담보하며, 위험 발생 확률이 낮아 보험료는 매우 낮다.
선박이 '조인트워커미티'가 지정한 고위험 지역에 진입할 때는 연간 보험의 효력이 정지되고, '놀이기구 탑승권'으로 비유되는 항차별 AP를 납입하면 해당 항차에 대한 담보가 활성화된다. 계약은 7일마다 원점 재검토를 통해 갱신한다.
최근 호르무즈 봉쇄 이후 일각에서는 전쟁보험 확보가 어려워 국내 선박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재보험업계에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한다. 글로벌 전쟁보험 시장에는 현재 수백 개의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한 재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선박들에 대해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줄 서 있는 상황"이라며 "커버리지가 없어서 선박이 못 나오는 게 아니라, 항차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통항 요율 산정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에 체류하는 선박들에 대해서는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조건의 '체류 요율'과 실제 통항을 전제한 '탈출 요율'이 분리 운용되고 있다. 통항 요율의 경우 해외에서는 10~15% 수준의 제안이 나온 바 있지만, 국내 선사 가운데 실제로 이를 요청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프랑스의 가렉스(Garex)와 같은 '한국형 전쟁보험 풀' 구성 필요성이 거론됐다. 가렉스는 알리안츠, 스코르 등 프랑스 주요 보험사 7곳이 참여해 전쟁보험만을 전담 인수하는 형태의 풀을 구성했다. 싱가포르에도 유사한 풀이 존재한다.
풀의 핵심 목적은 요율 인하보다는 담보력의 안정적 확보다. 위기 상황에서도 개별 보험사가 시장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구조인 만큼, 원자력보험처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통한 공동행위 인가가 전제 조건이 된다.
다만 한국형 전쟁보험 풀에 대한 논의가 곧바로 가시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풀이 구성되면 한국에 등록된 선사는 반드시 풀을 통해서만 전쟁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독점 구조가 형성돼 사실상 선택권이 사라지게 된다. 평시에도 풀에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풀 구성의 명분은 충분하지만, 결국 보험료를 납입할 소비자인 선사들이 이를 원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수요가 없는 공급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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