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바퀴로 지구 반 바퀴"…삼륜차의 무모한 아프리카 종단

기사등록 2026/04/25 05:47:00

최종수정 2026/04/25 07:14:25

[서울=뉴시스] 올리버 젠크스가 여정에 함께한 릴라이언트 로빈 삼륜차 '실라'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출처: AP)2026.04.24.
[서울=뉴시스] 올리버 젠크스가 여정에 함께한 릴라이언트 로빈 삼륜차 '실라'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출처: AP)2026.04.2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이지은 인턴기자 = 수십 년 된 삼륜차를 타고 아프리카 대륙 종단에 나선 두 남성이 '삼륜차 최장 거리 주행'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영국인 올리버 젠크스와 캐나다인 세스 스콧은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을 출발해 22개국을 거쳐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도착했다. 총 주행 거리는 지구 반 바퀴에 가까운 1만4000마일(약 2만2500㎞), 여정은 120일이 넘게 이어졌다.

두 사람과 함께한 차량은 영국산 삼륜차 '릴라이언트 로빈'이다. 이는 1970년대 장을 보러 다니는 용도로 만들어진 소형차로, 장거리 여행과는 거리가 먼 차량이다. 생산은 2000년대 초 중단됐다.

이들이 선택한 차는 마지막 생산분 중 하나인 은색 차량으로, '실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젠크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차는 에어컨도 없고 오르막과 내리막 모두 취약하다"며 "어떤 여행에도 가장 적합하지 않은 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차를 설계한 사람과도 친구가 됐는데, 그 사람조차 20마일 이상 운전하는 것은 무섭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도전은 순탄하지 않았다. 출발 2주 만에 바퀴 스프링이 고장 났고, 가나에서는 변속기가 망가져 4단 기어만으로 주행해야 했다. 카메룬에서는 클러치와 점화 장치 문제가 반복되다 결국 엔진이 완전히 멈췄다.

위험한 상황도 이어졌다. 서아프리카 베냉에서는 군사 쿠데타 시도와 마주쳤고, 카메룬에서는 분리주의 무장 충돌 지역을 군 호위를 받으며 통과해야 했다. 콩고에서는 추월하던 버스가 차량을 절벽 쪽으로 밀어붙일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두 사람은 현지인과 자동차 애호가들의 도움으로 여정을 이어갔다. 한 팬은 가나로 새 변속기를 보내줬고, 영국의 릴라이언트 로빈 애호가들은 카메룬으로 보낼 엔진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정을 기록하며 약 10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뒤 젠크스는 성취감과 함께 큰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AP통신에 "마치 움직이는 관을 운전하는 느낌이었다"며 "도착했을 때는 승리감보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삼륜차 '실라'는 영국으로 돌아간 뒤 정비를 거쳐 런던 교통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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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바퀴로 지구 반 바퀴"…삼륜차의 무모한 아프리카 종단

기사등록 2026/04/25 05:47:00 최초수정 2026/04/25 07: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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