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지망생 경민과 발명가 에디슨 교차해 성공 향한 집착과 고독 그려
경민 역 데니안 "초연 작품 출연은 처음…god 연습생 시절 생각나게 해"
"작은 희망과 위안 느끼시길"…5월 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서 개막

가수 겸 배우 데니안이 연극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에 출연한다. (사진=잼스톤이엔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우리는 성공을 위해, 더 밝은 곳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내가 쫓고 있는 저 빛이 나를 더 밝게 해줄 빛인지 아니면 잡을 수 없는 허상인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에요."
지난 9일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가수 겸 배우 데니안이 연극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창작 초연 개막을 앞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는 현재의 작가 지망생 경민과 1893년의 에디슨을 통해 서로 다른 시대, 성공을 향한 집착과 남겨진 고독을 풀어낸 작품이다.
에디슨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경민은 이번 소설로 성공할 거라 기대한다. 경민 소설 속 인물인 에디슨은 동료 배첼러와 시카고 엑스포에서 10만 개의 전구를 밝히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하며 곧 다가올 성공에 설레한다.
데니안은 극 중 작가 지망생 경민 역을 맡았다. 그는 "지금 뭔가를 이루려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기성 세대분들도 '나도 예전에 그랬지'를 떠올릴 수 있다"며 "저에겐 god 연습생 때의 기억이 굉장히 많이 나게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일산 숙소에서 밥도 잘 못 먹고, 물도 잘 안나오던 2년 여를 오로지 앨범을 내겠다는 꿈을 안고 멤버들과 함께 버텼어요. 꿈과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죠. 극 중 경민이가 느끼는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같은 현실적인 고민도 그때와 비슷해서 연습생 때의 생각이 정말 많이 나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경민 캐릭터에 에디슨이 더해진 작품 구성은 시대를 넘나들며 성공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 이면의 고독을 부각시킨다.
처음엔 "왜 에디슨일까"를 궁금해했다는 데니안도, 작품을 이해하며 "경민을 위해 에디슨이 필요했다는 걸 깨닫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민도 에디슨과 같은 고뇌를 겪는다. 하지만 에디슨이 갈망하던 빛은, 현재의 경민의 가치를 더 어둡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가수 겸 배우 데니안이 연극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에 출연한다. (사진=극단 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을 지나, 1999년 그룹 god로 데뷔했고 '국민그룹'으로 우뚝 섰다. 지망생부터 성공까지 두루 경험한 그에게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라며 god의 히트곡 '길'의 한 대목을 꺼낸 그는 "지금도 모르지만, 어렸을 때는 진짜 몰랐다. 나중에 나이를 많이 먹으면 그때는 알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에디슨은 빛을 만들어 내고 싶어하고, 전광판 앞 옥탑방에 사는 경민은 빛에서 벗어나고 싶어해요. '기대한 것보다는 밝고, 기대한 것보다는 어둡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밝고 어두운 경계, 작은 틈에서 우리가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룹 활동을 하던 그는 2008년 연극 '클로져'를 시작으로 무대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후 '나생문', '벚꽃동산',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등에 출연했다.
그는 "콘서트 무대의 매력이 있고, 연극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면서 "콘서트에서는 관객의 호응과 함성에 나도 함께 마음껏 표현해도 되지만, 연극은 관객이 주는 호흡을 직설적으로 되받아치지 못하지만 그걸 계속 느끼며 연기를 하는 게 다르다"고 비교했다.
처음엔 god의 팬으로 그가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 왔다가 연극이 주는 재미에 빠진 팬을 보는 건 또 다른 재미다. 그는 "덕분에 연극을 많이 보러 다닌다는 친구들도 있더라"며 웃음지었다.
창작 초연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는' 신예 작가 박승규의 데뷔작으로, 데니안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던 구태환 연출이 이끈다.
그는 "백지 상태에서 뭔가를 만들어간다는 게 어렵지만 그만큼 확실히 재미가 있다. 나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도 서로 많이 내고 있어요. 무대 배경에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되는데, god 콘서트 경험이 있으니 제가 아는 정보를 소개하기도 하죠."
이처럼 배우진과 창작진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작품은 더욱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데니안은 "무겁지 않게 재미있고 신선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내 삶을 돌아본다는 건 너무 거창하지만, 에디슨과 경민의 이야기를 보며 작은 희망과 위안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빛과 어둠의 경계'라는 그 지점이 누구에게는 안식처가, 누구에게는 희망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 경계를 잘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는 다음 달 2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포스터. (극단 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