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오피스텔 신탁사, '책임한정특약' 설명하지 않았다면 무효"

기사등록 2026/04/06 06:00:00

최종수정 2026/04/06 06:18:25

오피스텔 입주 시기 지연으로 위약금 등 청구 소송

신탁사 측, '책임한정특약' 근거로 후순위 지급 주장

법원, 배척…"추상적 문구로만 기재돼 알기 어려워"

대법원 "책임한정특약, 약관법상 설명 의무 대상"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오피스텔 입주 시기가 늦어져 계약금과 위약금을 물어내게 된 신탁사가 '책임한정특약'을 이유로 지급을 후순위로 미루게 해 달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뉴시스DB) 2026.04.0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오피스텔 입주 시기가 늦어져 계약금과 위약금을 물어내게 된 신탁사가 '책임한정특약'을 이유로 지급을 후순위로 미루게 해 달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뉴시스DB) 2026.04.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오피스텔 입주 시기가 늦어져 계약금과 위약금을 물어내게 된 신탁사가 '책임한정특약'을 이유로 지급을 후순위로 미루게 해 달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오피스텔 호실을 사들이는 공급계약을 맺은 A씨가 상대방인 신탁사 B사에게 낸 위약금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7월 B사를 통해 오피스텔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총 분양대금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1881만원과 중도금 대출금을 납부했다.

그러나 시공사가 이듬해 12월로 약정했던 준공 기간을 맞추지 못해 입주가 3개월 넘게 지연되자, A씨는 그다음 해 9월 B사를 상대로 이번 소송을 냈다.

양측의 공급계약에는 '매수인(A씨)은 매도인(B사)의 귀책 사유로 입주 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초과해 입주가 지연된 경우 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며, 위약금은 총 공급금액 10%로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문제가 된 오피스텔 분양 업무를 대행했던 신탁사인 B사는 '신탁재산 및 신탁계약의 업무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는 특약 조항을 방어에 활용했다.

설령 A씨에게 위약금 등을 물어줄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신탁계약에서 정한 자금 집행 순서에 따라 지급한다' 또는 '신탁사무처리비용을 공제하고 남은 잔여 신탁재산 한도 내에서 이행한다'는 식으로 판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약금 지급 책임을 제한하거나 후순위로 해 달라는 취지다.

1·2심은 B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사가 근거로 내세운 '책임한정특약'은 계약 상대방에게 꼭 설명해야 하는 '중요한 내용'인데, B사가 A씨와 계약을 맺으면서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4.0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4.06. [email protected]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3조 3항은 '사업자는 약관에 정해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설명하지 않은 조항은 계약된 내용이라 주장할 수 없다.

1·2심은 A씨가 B사와의 계약서에 자필 서명은 했지만 무엇을 듣고 이해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함께 기재돼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또 특약 조항의 문구가 추상적이라 관련 법률에 밝지 않은 A씨 입장에서 의미를 이해하기 선뜻 알기 어렵다고 봤다.

나아가 신탁사인 B사가 오피스텔 입주 지연과 관련한 귀책 사유가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계약금 및 위약금 일부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가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수분양자에 대해 계약상 책임을 부담한다는 '책임한정특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이 정한 약관 조항으로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신탁사, B사)는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채권을 가지고 있는 수분양자(A씨)에 대해 신탁재산은 물론 수탁자(B사)의 고유재산으로도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책임한정특약은 이런 채무의 이행책임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수분양자가 계약 체결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거래 경험이 평생에 몇 번 되지 않고 관리형 토지신탁 등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도 않은 수분양자 입장에서 별도의 설명 없이 책임한정특약의 존재 및 내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B사는 (근거로 든) 특약을 A씨와의 공급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대법 "오피스텔 신탁사, '책임한정특약' 설명하지 않았다면 무효"

기사등록 2026/04/06 06:00:00 최초수정 2026/04/06 06:18:2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