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건설 자재·섬유 등의 중간재
톱3 업체들 불가항력 선언했거나 예고
협력업체 2천개…장기화 시 생산 차질
인접국도 셧다운…수입 다변화도 난관
![[서울=뉴시스]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024.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9/03/NISI20240903_0001644447_web.jpg?rnd=20240903143527)
[서울=뉴시스]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024.09.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국내외 주요 기초 화학소재 공급사가 잇따라 공급 불가를 선언하거나 이를 예고하면서 전방 산업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제조업은 물론 건설, 기계, 섬유 산업까지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중동 사태에 따른 원료 수급 차질을 이유로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사실상 공급 중단에 들어갔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공급 차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고객사에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틸렌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보면 LG화학은 연 330만톤, 롯데케미칼은 233만톤, 여천NCC는 228만톤 규모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상위권 업체다.
에틸렌은 나프타를 분해해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초 화학소재이자, 플라스틱 생산 등에 사용되는 기초유분으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화학 산업의 가치사슬은 원유 → 나프타 → 기초유분 → 중간재 → 완제품 순으로 이어지는데, 현재는 원유와 나프타 수급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기초유분 생산 기반 자체가 불안정해진 상황이다.
이 같은 공급 불안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원유 수송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된 영향이 크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나프타는 국내 생산 물량이 50%, 수입산이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수입 물량의 절반은 중동에 의존해, 나프타 수요의 25%가 호르무즈 해협에 발목이 잡혔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이 널뛰면서 NCC 업체는 역마진이 확대 중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나프타 가격-에틸렌 가격)는 손익분기점인 250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20달러 수준이다.
쉽게 말해, 에틸렌 1톤을 생산할 때마다 230달러의 손해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당장은 NCC 업체가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장기화 시 국내 제조업 전반에 셧다운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산, 여수, 울산 등 NCC가 위치한 3대 화학단지의 협력업체는 2000여개에 달한다.
NCC가 생산하는 에틸렌, 3대 방향족(벤젠·톨루엔·자일렌)을 공급받아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다.
국내 NCC는 공급 과잉으로 생산을 대폭 감소하는 감산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만큼, 당장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진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건설, 섬유 등 전방 산업의 긴장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도체에는 웨이퍼 가공 등에 화학 제품이 사용되고, 자동차는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과 복합소재 비중을 15% 이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 시 소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최악의 상황에는 한국 산업계 전반이 순차적으로 셧다운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대응해야 하지만, 수입 과정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인접국의 주요 석유화학 제품 생산 기업인 중국 CSPS, 싱가포르 아스타·PCS, 태국 ROC, 인도네시아 찬드라아스리 등이 이미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다.
이들 해외 기업의 생산능력은 합산 400만톤을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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