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분 석유 비축유 방출로 단기수급 안정도모 계획
중동발 원유 수급 불안에 대체 원유 확보 시급 목소리↑
미국·브라질 원유 수입 다변화 및 정유설비 개선 필요
![[세종=뉴시스]약 14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고 있는 울산비축기지의 모습.(사진=석유공사 제공)](https://img1.newsis.com/2025/06/24/NISI20250624_0001875517_web.jpg?rnd=20250624160553)
[세종=뉴시스]약 14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고 있는 울산비축기지의 모습.(사진=석유공사 제공)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중동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경우를 대비해 정부 차원의 대체 원유 확보를 서두르고 장기적으론 원유 수입 다변화로 공급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비축유를 활용해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공급 안정성 확대 및 산업 경쟁력 약화를 막기위한 중장기적인 방안도 검토해야 할 시기라는 의견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월말 기준으로 울산, 여수, 거제, 서산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TJ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보하고 있으며 실제 저장된 원유는 1억 배럴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는 약 120일 가량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원유 등을 합치면 우리나라는 206일분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인 90일의 두배를 넘는 양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발효된 '국가자원안보특별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원유에 대해 '관심' 단계의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발령했으며 원유 수급 위기가 발생할 경우 비축유를 즉각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걸프전이 발생했을 당시 중동 원유 공급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을 고려해 사상 첫 비축유를 방출해 국내 정유사에 공급하는 등 수급 안정을 도모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리비아 내전 때 IEA 회원국들이 총 6000만 배럴 공동 방출에 나섰는데, 우리나라도 이 공조에 참여해 약 346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때 723만 배럴를 방출했다.
3번의 사례 중 2000년대 이후 실시된 2번의 비축유 방출은 IEA 회원국 공동 대응에 우리나라도 참여한 국제 공조로,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해 비축유가 방출된다면 우리나라 단독 방출이 아닌 IEA 회원국 공동 대응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정관(가운데)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중동상황대응본부 회의 겸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9.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09/NISI20260309_0021200840_web.jpg?rnd=20260309084108)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정관(가운데)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중동상황대응본부 회의 겸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9. [email protected]
정부는 상황 급변에 따라 '주의' 단계 격상의 경우를 대비해 해외 생산분 도입과 국제공동비축 구매권 행사 등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와 수급 위기 심화 시 즉시 방출이 가능하도록 세부 방출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원유 수입 다변화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최근 10여년간 중동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15~20% 낮췄지만 여전히 원유 수입 의존도는 70%에 달한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수급 위기를 겪었지만 중동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국내 정유 공장이 탈황 설비, 잔사유 분해 설비,
고도화 설비 등 중질유 처리 중심 구조로 발전했기 때문에 에너지 수입 다변화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최근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총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는 것을 성과로 발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해석할 수 있다. 미국·브라질 원유를 들여와도 이를 활용할 수 없어 중동산 원유 도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를 고려할 때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가격 협상력 확보,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위해 원유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질유에 맞춰진 정유 설비 개선도 추진해 에너지 안보 전략을 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현재 정유업계에서 중질유와 경질유를 70%, 30% 수준으로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는 블렌딩 시스템의 전면 개선은 힘들더라도 경질유 중시의 처리 시설을 늘려나가면서 원유 수입 다변화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통상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원유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질유 수입 등 에너지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장기적으론 경질유 활용 방안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정부는 원유 수급 위기 시 비축유를 방출한다고 하는데 3개월에서 4개월 정도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인 만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확보에 힘을 써야 할 시기"라며 "중동 원유 확보와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중질유 등을 수입하면서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정유 산업은 미국산 원유를 수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라며 "정유업계에선 기술적 최적화가 안되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중질유를 사용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론 정부가 정유사들의 시설 개발 투자를 독려·지원하고 다양한 원유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yeo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8/NISI20251118_0001996217_web.jpg?rnd=20251118152640)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