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사망, 정권 붕괴 의미 아냐…기득권층, 충성 유지할 동기 충분"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3.](https://img1.newsis.com/2026/03/03/NISI20260303_0001070813_web.jpg?rnd=20260303030246)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대이란 군사작전이라는 도박이 중동 지역을 보다 낫고,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B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레미 보웬 BBC 국제 전문 에디터는 이날 '전쟁 3일차, 우리는 이 전쟁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여전히 전혀 모른다'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대부분의 이란인은 정권이 무너진다면 기뻐하겠지만 무력으로 제거된 정권을 평화롭고 일관된 대안으로 교체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웬 에디터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제거는 재앙으로 이어졌다"며 "수년간 전쟁은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지하디스트 극단주의 운동을 만들어 냈다"고 짚었다.
이어 "자국민에게 서구적 생활 수준을 제공할 만큼 충분한 석유를 가진 나라인 리비아는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제거된지 15년이 지난 지금 실패한 국가가 됐다"며 "카다피를 몰락시키고 이를 축하한 서방은 리비아 분열 책임을 사실상 회피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이라크 대비 3배 가량 큰 나라로 9000만명이 넘는 다민족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며 "만약 이란 정권이 붕괴한다면 그 뒤에 따를 혼란과 유혈 사태는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나 이라크 내전에 필적하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보웬 에디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엄청난 도박이다. 폭격만으로 정권 교체가 일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며 "친서방 내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 3일차 시점에서는 매우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권을 잡고 있는 이들은 참호 속에서 더 많은 미사일을 쏘며 버틸 가능성이 높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미국, 이스라엘, 혹은 중동 국가들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견뎌낼 수 있다는 이념과 확신에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이어 "고통은 국민의 몫이겠지만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고 짚었다.
보웬 에디터는 "이란 최고 지도자와 최고 군사 고문들의 사망은 정권에 엄청난 타격이었다"면서도 "그것이 반드시 정권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 체제는 이라크와 시리아와 달리 1인 체제가 아니다"며 "이란 정권은 중첩된 책임을 가진 복잡하고 촘촘한 정치·종교 기관 네트워크에 기반한 국가 시스템이다. 전쟁과 암살에서도 살아남도록 정교하게 설계돼 있다"고 했다.
그는 "정권이 정의하는 승리는 곧 생존"이라며 "이를 위해 정권은 엄청난 수준의 보호막을 두르고 있다. 정규군과 경찰 이외에도 국내외에서 정권을 보호할 명시적 임무를 띤 혁명수비대(IRGC)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명수비대는 이란 혁명의 핵심 교리인 '벨라야트-에 파키(Velayat-e Faqih·법학자의 통치)'를 수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들은 교리 이외에도 경제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이념적 이유뿐만 아니라 재정적 이유로도 충성을 유지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과 시아파 이슬람은 순교라는 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다"며 "일부 이란 분석가들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공격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위 보좌관들과 회의를 강행한 이유가 바로 순교를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간에도 강성 충성파들이 있다"며 "최고 지도자가 사망한 후 테헤란 거리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도 광장에 모여 촛불과 휴대전화 플래시를 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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