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개정안 국회 법사위 통과
초진과 병원급 진료도 예외적 허용
시민단체 "시범사업 통계·평가 부족"
과잉진료 우려…"공공 플랫폼 의무로"
![[서울=뉴시스] 정유선기자=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가 지난달 27일 국회 앞에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무상의료운동본부 제공) 2025. 12. 1.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1/28/NISI20251128_0002005674_web.jpg?rnd=20251128162559)
[서울=뉴시스] 정유선기자=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가 지난달 27일 국회 앞에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무상의료운동본부 제공) 2025. 12. 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민간플랫폼 위주로 비대면 진료가 시행되면 과잉진료·처방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국회 등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법제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이달 중 열리는 본회의에서 법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부터 시범사업으로 도입돼 운영돼 왔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의료 접근성 및 편리성 제고를 위해 감염병 확산 여부와 관계 없이 상시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커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게 원칙이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교정시설 수용자, 수술 후 경과 관찰이 필요한 환자 등 예외적으로만 허용된다.
기본 진료 대상은 일정기간 내 동일한 증상으로 대면 진료 받은 기록이 있는 재진 환자다. 초진도 환자의 거주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동일 지역에 있으면 가능하다.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규제 근거도 마련됐다. 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오남용 조장 행위 금지, 환자에게 의료기관 추천·유도 금지 등의 의무가 명시됐다. 비대면 진료 지원 시스템(공공 플랫폼) 구축·운영 근거도 법안에 포함됐다.

보건기관 비대면 진료. (사진=전남도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보건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료 범위 제한을 전제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되, 이를 모니터링하며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이 모인다.
다만 시민사회에선 법안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지난 5년간 실시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가 부족한 상태에서 법제화를 서두르면 과잉진료 등 부작용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그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된 시범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부족하다"며 "비대면 진료의 추진 이유로 의료취약지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자세한 통계는 확인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진료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에도 탈모·다이어트·여드름 등을 위한 '처방 자판기'로 이용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 파악 여부에도 의문이 따른다.
지난 8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에서도 "시범사업 초기부터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해 현재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이 문제"(이광민 대한약사회 부회장)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공공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이 의무가 아닌 임의조항으로 들어간 점에 대해서도 시민단체에선 불만이 많다. 수익 중심의 민간 플랫폼이 과잉진료·처방을 부추겨 결국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낳는다는 것이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영리 플랫폼은 의료법상 영리법인과 영리 추구를 금지한 취지와 충돌한다"며 "원격의료 법제화 이득은 영리 플랫폼과 추후 지배적 플랫폼이 될 거대 보험자본들이 보고, 손해는 노동자·서민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에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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