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인야후 사태 이후 한국서 모습 드러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자민당 '라인 日 인프라화' 요청에 "책임지고 하겠다"고 밝히며 비판 자초
이중성 논란에 해명 없이 1년 만에 "AI 협력" 러브콜?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04.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2365_web.jpg?rnd=20250204165437)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 사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픈AI·삼성전자·소프트뱅크 한미일 3각 AI 협력방안 만큼 주목을 받은 건 손 회장의 방한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라인야후 사태의 배후로 비판을 받았던 인사다.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네이버의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을 압박했는데, 이 과정에 손 회장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아무런 해명 없이 또다른 국내 기업과 사업 협력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명목으로 방한한 것을 두고 곱지않은 시선이 많다.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냉혹한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의 현실을 무시할 순 없다 해도 한국 사회의 공분 샀을 정도의 논란이 컸는데 어느 정도 입장 표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함께 구글 잡자더니 기술 탈취 의혹…韓서 이미지 실추된 손 마사요시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구에 따라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모습. 2024.05.13.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5/13/NISI20240513_0020337952_web.jpg?rnd=20240513161909)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구에 따라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모습. 2024.05.13. [email protected]
라인야후 사태는 지난해 1월 라인 메신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51만건이 유출된 사건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네이버를 상대로 라인야후의 지분 매각을 압박한 사건을 말한다.
일본 총무성이 수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와 네이버간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는데, 사실상 지분 매각 압박으로 해석되면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 정부의 석연치 않았던 해명에 한일 양국간 외교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까지 보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 손 회장이 적극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뜨거운 논란이 됐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해 3~4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자민당 간사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AP/뉴시스] 아키라 아마리(甘利明)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8일 도쿄의 참의원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아마리는 나중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건설회사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경제재생상 자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2016.1.28](https://img1.newsis.com/2016/01/28/NISI20160128_0011295087_web.jpg?rnd=20160128181850)
[도쿄=AP/뉴시스] 아키라 아마리(甘利明)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8일 도쿄의 참의원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아마리는 나중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건설회사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경제재생상 자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2016.1.28
아마리 전 간사장은 일본에 매우 큰 영향력 있는 인사인데, 경제안전보장추진본부장으로서 손 회장을 만난 아마리 전 간사장은 그에게 라인과 관련해 "애플리케이션 개발부터 모두 일본 국내에서 이뤄지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이 보도로 일본 정부와 집권당, 소프트뱅크가 함께 A홀딩스(라인야후 모회사)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과 기술 탈취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소프트뱅크가 일본 정부를 등에 업고 네이버 강제 지분 인수를 통해 라인야후의 경영권과 기술을 강탈하겠다는 것 의도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뼈 속까지 장사꾼" 기질인 손 회장이 네이버와 동맹을 제안을 제안할 때부터 궁극적으로 이같은 상황을 염두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019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 야후 재팬과 라인 간 경영 통합에 합의했다. 당시 일본 전자상거래·페이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였던 두 기업이 손잡고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에 맞설 디지털 플랫폼·AI 대항마를 갖추자는 손 회장 제안으로 이뤄졌다.
때마침 글로벌 플랫폼 사업 진출이 필요했던 이 GIO가 손 회장 제안에 응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과 Z홀딩스(야후 재팬 운영사) 간 경영 통합에 관한 통합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지분 50 대 50으로 투자한 합작법인(현 A홀딩스) 설립을 공식화했다. 라인야후의 모기업이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 지분 매각 압박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라인야후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당시 손 회장의 이중적인 행태에 실망했다는 비판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성에 러브콜 보낸 손정의…韓 IT업계선 "온전히 믿을 수 있을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손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2.04.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4/NISI20250204_0020682133_web.jpg?rnd=20250204145625)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손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2.04. [email protected]
손 회장은 이날 이재용 회장, 올트먼 CEO와의 회동 후 한국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은 훌륭한 엔지니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밝은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럼에도 업계가 그의 이같은 행보를 곱지 않게 보는 이유는 라인야후 사태와 같은 일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라인야후 지분 강탈 야욕을 막기는 커녕 사실상 주도했다는 논란에 해명 한마디쯤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즈니스 세계가 아무리 냉혹하지만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시 한국 기업과 손잡으려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일 기업 간 디지털 동맹으로 나아가자더니 결과는 손 회장의 구밀복검(口蜜腹劍)으로 드러났다"며 "삼성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으나 과거 전례가 있는 만큼 과연 손 회장의 협력 제안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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