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제동 됐더라면" 무안공항 내 'EMAS' 필요성 대두

기사등록 2024/12/30 16:26:48

활주로 이탈 항공기 속도 급감 등 효과 커

2010년 美 예거공항 등서 대형 참사 면해

2010년 미국 찰스턴 예거 공항(Charleston-Yeager Airport)에서 항공기가 이마스(EMAS)에 멈춘 모습.  사진 미국연방항공청(FAA)  *재판매 및 DB 금지
2010년 미국 찰스턴 예거 공항(Charleston-Yeager Airport)에서 항공기가 이마스(EMAS)에 멈춘 모습.  사진 미국연방항공청(FAA)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두고 항공기 강제 제동장치 중 하나인 '이마스'(EMAS·활주로 이탈 방지시스템)의 도입과 설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30일 전남도와 항공전문가 등에 따르면 전날 사고가 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보잉 제작 737-800 기종)은 착륙 과정에서 조류 충돌이나 랜딩기어 결함(추정)으로 동체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끝단에서 공항시설물(콘크리트구조물 기반 로컬라이저 안테나)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기체가 산산조각 나며 불길에 휩싸이면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활주로 끝단에서 로컬라이저 시설까지는 300m 정도로, 활주로를 벗어난 항공기를 멈추게 할 이렇다할 시설물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사고 항공기는 곧바로 오버런 상태로 구조물과 정면 충돌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단∼로컬라이저 구간에 강제제동장치인 이마스(EMAS)가 설치됐더라면 충돌 전 극적으로 정지되거나 충격파를 크게 완화시킬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스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경우 안전하게 정지시키기 위해 활주로 끝에 설치되는 시스템으로 항공기 무게에 따라 부서지는 경량 소재로 구성돼 항공기가 진입하면 해당 소재가 파손되면서 항공기가 늪에 빠진 듯 속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2010년 1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 예거공항에서 보잉 737-700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했으나, 이마스 덕분에 안전하게 정지했고, 3년 뒤인 2013년 7월엔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 345편 보잉 737-700 항공기가 착륙중 활주로를 이탈했지만 EMAS를 통해 큰 피해 없이 멈춰섰다.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국내 14개 공항 중에는 이마스가 제대로 갖춰진 곳은 없고, 울릉공항이 활주로 확장 과정에서 설치를 검토한 바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속도로에 있는 자동차 긴급제동시설과 비슷한 안전장치로 항공기가 불의의 사고나 원인불명의 이유로 활주로에서 오버런했을 때 항공기가 이마스가 진입하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어 매우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도 "비상착륙시 빠른 속도로 달리더라도 이마스에 들어오면 수십m 안에 상당 부분 제동이 돼 속도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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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제동 됐더라면" 무안공항 내 'EMAS' 필요성 대두

기사등록 2024/12/30 16:26: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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