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설사로 화장실도 못 갔던 오현규…어떻게 결승골 넣었나

기사등록 2026/06/13 05:58:57

체코와 1차전 당일 38도 고열에 설사로 출전 불투명

대표팀 의료진 '맞춤형 치료'로 극적 회복…교체 투입돼 역전골

송준섭 수석주치의 "계획한 치료법…우리 비밀 무기"

[사포판(멕시코)=뉴시스] 전신 기자 =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오현규가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2026.06.12. photo1006@newsis.com
[사포판(멕시코)=뉴시스] 전신 기자 =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오현규가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2026.06.12. [email protected]
[사포판(멕시코)=뉴시스]안경남 하근수 기자 = 체코전 당일 고열과 설사로 화장실도 못 갔던 홍명보호 스트라이커 오현규(베식타시)는 어떻게 결승골 주인공이 됐을까.

오현규는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35분 짜릿한 결승골로 한국의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상대 페널티 구역 우측에서 낮게 찔러준 크로스를 쇄도하며 왼발로 방향을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오현규의 월드컵 데뷔전 데뷔골이다.

4년 전 카타르 대회 때 오현규는 등번호 없는 예비 멤버였다.

당시 안와골절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던 '캡틴' 손흥민(LAFC)의 대체 선수로 동행한 것이다.

[사포판(멕시코)=뉴시스]백정국 축구대표팀 의무팀장과 송준섭 수석 주치의(오른쪽). (사진=하근수 기자)
[사포판(멕시코)=뉴시스]백정국 축구대표팀 의무팀장과 송준섭 수석 주치의(오른쪽). (사진=하근수 기자)
다행히 손흥민이 '마스크 투혼'을 발휘해 오현규의 월드컵 출전은 불발됐지만, 당시 경험은 오현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오현규는 이후 유럽 무대에 진출해 성장했고, 이번엔 대표팀 최종 명단에 들어 등번호 18번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오현규의 생애 첫 월드컵은 시작부터 꼬일뻔했다.

소속팀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안고 홍명보호에 합류한 뒤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오현규는 경기 당일 아침 고열과 설사로 체코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심한 설사로 탈수 증상이 찾아왔고, 이로 인해 열이 38도까지 치솟았다.

[사포판=AP/뉴시스] 오현규(오른쪽)가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후반 35분 역전 골을 넣고 있다. 2026.06.12.
[사포판=AP/뉴시스] 오현규(오른쪽)가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후반 35분 역전 골을 넣고 있다. 2026.06.12.
그러나 오현규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후반 24분 손흥민 대신 투입돼 역전골을 터트리며 체코전 영웅이 됐다.

오현규의 결승골 뒤에는 대표팀 의료진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백정국 대표팀 의무팀장은 "아침만 해도 오현규가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기도 힘들어했다"며 "늘 자신감 넘치는 선수인데 도저히 경기를 못 뛸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있다가 멕시코로 넘어오면서 일부 선수가 겪었던 증상"이라며 "우리가 준비하고 계획한 치료법을 적용했고, 다행히 우리가 계획한 치료법이 오현규에게 딱 적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현규가 점심 식사 이후부터 회복되기 시작했고, 경기장에 도착했을 땐 정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사포판=AP/뉴시스] 오현규(왼쪽)가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후반 35분 역전 골을 넣고 도움을 기록한 황인범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6.06.12.
[사포판=AP/뉴시스] 오현규(왼쪽)가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후반 35분 역전 골을 넣고 도움을 기록한 황인범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6.06.12.
송준섭 수석 주치의는 "구체적인 치료법은 말할 수 없다. 우리의 비밀 무기"라며 웃었다.

오현규의 증상에 대표팀 의료진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했기 때문이다.

송 주치의는 "고지대에서 이런 문제가 있을 걸로 충분히 예상하고 대비책을 전부 준비했다"며 "오현규는 압박감, 부담감, 책임감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한 발열과 탈수로 인한 발열이 함께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히 해열제를 투입하고 수분 보충을 해준 덕분에 올랐던 열이 떨어져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증상은 오현규 외에도 일부 선수들이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포판(멕시코)=뉴시스]백정국 축구대표팀 의무팀장과 송준섭 수석 주치의(왼쪽). (사진=하근수 기자)
[사포판(멕시코)=뉴시스]백정국 축구대표팀 의무팀장과 송준섭 수석 주치의(왼쪽). (사진=하근수 기자)
송 주치의는 "다른 선수들도 거의 다 회복된 상태"라고 전했다.

공동 개최국 중 하나인 멕시코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르는 홍명보호는 고지대 적응을 위해 비슷한 환경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캠프를 차렸다.

특히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해발 1570m 고지대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체코를 상대로 후반에 2골을 몰아치면서 고지대 적응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송 주치의는 "고지대에서는 누구나 생리적으로 힘든 현상을 겪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와도 마찬가지"라며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고지 적응에 집중했던 게 경기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홍명보 감독님도) 이번 월드컵 성패가 고지대 적응에 달렸다고 했는데, 그게 체코전에 적중하면서 승리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현규는 체코전 승리 후 믹스트존에서 "모든 스태프, 의료진 선생님들이 극진하게 보살펴 주셔서 경기에 뛰었고, 골도 넣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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