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내년 실적 벌써 '경고음'…믿을 건 HBM뿐

기사등록 2024/12/19 11:30:15

최종수정 2024/12/19 12:54:23

내년 초 실적 눈높이 낮춰…낸드, 감산 계획 시사

中 공급 영향은 '제한적'…"고부가 제품에 집중"

삼성과 경쟁에도 자신감…"경쟁 두렵지 않다"

[매너서스(버지니아주)=AP/뉴시스]미국 버지니아 주 매너서스에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반도체 제조 공장의 입구 표지판.
[매너서스(버지니아주)=AP/뉴시스]미국 버지니아 주 매너서스에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반도체 제조 공장의 입구 표지판.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내년 초 수요 둔화를 전망하면서, 업계 전반에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마이크론은 다만 연초는 전통적인 전자업계 비수기로, HBM(고대역폭메모리)나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수익 제품으로 상쇄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 스마트폰과 PC 등 IT 수요도 내년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8일(현지 시각) 회계 기준 2025년도 1분기(9~11월)에 매출 87억1000만달러, 주당 순이익(EPS) 1.7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고, 월가 예상치였던 86억8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분기 매출 84% 증가 불구 "내년 가이던스 낮췄다"

마이크론은 데이터센터 매출이 사상 처음 회사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HBM은 전 분기 대비 2배로 급증했고, 기업용 SSD 매출도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마이크론은 2025년도 2분기(12~2월) 실적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는 기대감을 낮춰, 업계에 우려를 낳았다. 회사 측에서 제시한 매출 가이던스 79억달러는,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달러보다 12% 낮은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업황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HBM 등을 제외하면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점을 들었다. 모바일, PC용 메모리 가격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기업용 SSD 시장마저 단기적으론 부침이 있을 것으로 봤다. 마이크론 측은 "내년에는 비트 출하량이 의미 있게 순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차세대 공정 전환을 연기하고 감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도 HBM과 인프라, R&D(연구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발 메모리 공급 과잉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수미트 샌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는 "중국 발 공급 영향은 주로 구형 제품군에 집중되고 있다"며 "마이크론은 대부분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미국 마이크론이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 = 마이크론 홈페이지) 2024.09.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국 마이크론이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 = 마이크론 홈페이지) 2024.09.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메모리 시장 내년에도 '양극화'…"HBM 등 고부가 집중" 자신감

마이크론은 그러나 HBM 등 고부가 제품을 통해 시장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8단 HBM3E(5세대 HBM)을 납품하는데 성공했고, 내년 12단 공급도 준비 중이다. 이날 마이크론은 고객과 HBM3E 12단 제품의 샘플링을 시작했으며, 내년 초 양산에 대비하고 있다. 예정대로 양산이 이뤄진다면 내년 하반기 12단 HBM3E가 HBM 매출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마이크론 HBM은 기존의 범용 메모리와 달리, 다년간의 장기적인 계약을 기반으로 하며 이미 내년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이 예측한 내년 HBM 시장 규모는 300억달러 이상으로, 지난 9월 제시한 250억달러보다 상향됐다.

마이크론은 내년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공급망 진출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샌다나 최고사업책임자는 "글로벌 3대 D램 공급업체가 모두 HBM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경쟁은 두렵지 않다.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했고, 공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또 탄탄한 고부가 제품 수요에 더해 IT 시장도 내년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 소비 시장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고도 내년 초까지는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하나, 하반기 들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업계 3위 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메모리 사업 구조가 비슷하고 한 달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특성상 '업계 풍향계'로 통한다.

내년 1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실적 발표에 나서는 가운데, 이 두 회사 역시 '메모리 시장 양극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 재편을 서두르는 한편 범용 제품 생산 감축을 검토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마이크론, 내년 실적 벌써 '경고음'…믿을 건 HBM뿐

기사등록 2024/12/19 11:30:15 최초수정 2024/12/19 12:54:23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