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당원게시판' 내홍에 균열 노려…한동훈 압박하며 이탈표 확보 박차
박찬대 "보수궤멸 책임질 것" 박성준 "대표서 쫓아내려는 속셈 모르나"
[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김경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당초 예정했던 28일이 아닌 다음 달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당원게시판' 대통령 비방 글 논란으로 윤·한 갈등이 다시 고조되자 여권 단일대오를 흔들어 이탈표를 최대한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 시점은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며 "(예정대로) 28일에 할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 아직은 당의 방침이 미확정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해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 야당 주도로 처리된 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동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이날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원내 지도부에서 연기를 확정하면 다음 달 본회의가 예정된 2일이나 10일에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원 게시판'으로 문제로 여당의 내부 분열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권 내부의 자중지란을 이용하고, 명태균 의혹을 추가 공개하면 이탈표를 더 확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여권의 상황을 살피기보다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과는 별개로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여당 내홍을 파고들어 결단을 이끌어내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에 반대표를 던지면 국민의힘도 정권과 함께 몰락할 것이고, 한동훈 대표도 보수세력의 궤멸을 자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는 길도 한 대표가 사는 길도 김 여사 특검 수용 외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한가하고 한심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며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엉뚱한 이야기 말고 김 여사 특검법에 협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한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당게시판 댓글 공작 게이트로 대표 자리에서 쫓아내려는 속셈을 모르는 것이냐,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냐"며 "겨우 지지율 20%에 만족하는 20점짜리 대통령을 보위하다 함께 몰락할 생각이 아니라면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당대표는 당의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며 "권력자 눈치만 보고 남의 시중드는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는 국민은 없다. 한 대표는 홀로 일어설 것인지 함께 침몰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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