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280명 모여 첫 총회…사태 논의
투쟁 방안 미정…16일 다시 회의 예정
3월 복귀 힘들 듯…오히려 신입생도 투쟁
여야의정 불참…"올바른 거버넌스 아냐"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5일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통해 "대정부 요구안의 관철을 향한 투쟁을 2025학년도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투쟁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의대생들은 내년 3월에도 학교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협은 이날 서울 삼성동에서 총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2024년 2월1일 발표된 정부의 비과학적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의 독단적 추진을 '의료 개악'으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브리핑을 맡은 조주신 의대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의료 개악은 의료 시스템과 의학 교육 환경을 파탄시키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협회는 대정부 요구안 관찰을 향한 투쟁을 2025학년도에 진행할 것을 의결했다"고 했다.
의대협의 대정부 요구안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의-정 동수의 합의체 구성 ▲정부의 대국민 사과 ▲의료사고 법적 다툼에 대한 제도 도입 ▲합리적 수가 체계와 최소 인상률 제도적 장치 마련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대한 구체적 대안 제시 ▲인턴·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재논의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 등이다.
의대협은 이날 큰 방향을 정했을 뿐 자세한 투쟁의 방안은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휴학이나 수업 거부, 제적 등의 구체적인 사항들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구체적인 투쟁 방식은 다음날인 16일 의대협 전체 학생 대표자 총회를 다시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의대협이 정부가 원하는 대로 '내년 3월 복귀'를 결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의대협의 투쟁 규모는 내년도 신입생까지 더해 더욱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의대협 관계자는 '2025학년도 신입생들도 투쟁에 함께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물론 선택은 자율이 있지만 이렇게 붕괴된 의학 교육 현장에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신입생들도) 그 부분을 고려해서 선택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또 정치권을 중심으로 구성된 '여야의정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의대협 관계자는 "이미 대통령실 측에서는 수차례 저희의 요구안에 대해서 논의가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며 "(정치권에서 구성된 협의체는) 결론을 이미 정해놨기 때문에 논의가 이루어지기 힘든 자리라는 이전의 대답으로 갈음하겠다. 이는 당연히 올바른 거버넌스 형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문제의 해결은 문제를 못 본 채 하고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소통을 흉내 냄으로써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며 "책임을 시인하고 문제의 근원을 전향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의대협은 전국의 40개 의대 학생회 대표와 학년별 대표자 6명 등 280명이 참석한 총회를 열었다. 의대생들이 이같이 큰 규모의 총회를 연 건 처음이다. 총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약 8시간 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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