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리는데 증시까지 불안…유동자금 어디로

기사등록 2024/10/17 09:03:46

최종수정 2024/10/17 09:28:15

통화량(M2), 15개월 연속 증가…4062.6조원 기록

정기 예적금에 자금 쏠려…가계대출 영향도

정부의 대출 억제 정책·한은 금리 속도 조절 필요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부동산원이 10일 발표한 '10월 첫째 주(7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0% 오르면서 2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출 규제, 단기 급등 피로감 누적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은 축소됐다. 사진은 1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4.10.1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부동산원이 10일 발표한 '10월 첫째 주(7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0% 오르면서 2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출 규제, 단기 급등 피로감 누적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은 축소됐다. 사진은 1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4.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통화 유동성 지표인 통화량(M2)이 15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으로 높아진 집값 상승 기대에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증시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에 통화 완화로 방향을 틀며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M2(광의통화, 평잔)는 전월대비 7조6000억원 늘어난 406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M2는 지난해 6월(+0.3%)부터 반등에 나서 15개월째 상승세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0.2%로 6월(0.4%)보다 주춤했다.

다만, 계절적 영향이 제거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6.1%를 기록해 직전월(+6.2%)에 이어 5개월째 6%내외를 이어가고 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등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을 포함해 시중 통화량을 의미한다.

한은은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개시에 따른 금리 고점 인식으로 예적금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한다. 8월 정기예적금은 11조5000억원 늘며 7월(+5조3000억원)보다 가파르게 늘었다.

반면, 시장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위한 가계대출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짚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 둘째 주 0.32% 올라 5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9월 규제를 앞두고 8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0억원에 육박해 역대 최대 상승세를 보였다.

문제는 한은이 3년2개월만에 긴축을 마무리하며 늘어난 유동성이 또다시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3년2개월 만에 긴축을 마무리하며 "금리 인하 한번으로 민간소비 촉진 효과가 크지 않다"며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코로나 19 직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정부가 지출을 확대한 결과 2021년부터 이듬해까지 통화량은 매달 두자릿수 증가한 바 있다. 이 결과 2021년 주택가격은 10% 가까이 올라 2006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증시 불안에 주식시장으로 돈이 가지 않을 가능성도 문제다. 코스피와 코스닥 부진에 8월 M2 계정 중 주식형 펀드 등이 포함된 수익증권은 8월 2000억원 늘어난 데 그쳐 전달(+10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7월만 해도 2900선을 위협하던 코스피는 최근 외국인의 팔자 행렬에 최근 2600선으로 내려왔다.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해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게 정부와 한은의 폴리시믹스(Policy Mix)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전세·정책대출을 포함하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에 나서고, 한은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은에서 통화정책국장을 역임한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최근 통화량 증가는 집값 상승 기대에 따라 가계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한은은 금융안정에 유의해 인하 속도와 폭을 조절할 수밖에 없고, 정부는 부동산으로 쏠리지 않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량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은 자산 가격을 높일 수 있다"면서 "집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가계 대출 억제 정책과 함께 한은 금리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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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리는데 증시까지 불안…유동자금 어디로

기사등록 2024/10/17 09:03:46 최초수정 2024/10/17 09: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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