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죽음' 고독사, 50~60대 절반…20대 60%는 자살

기사등록 2024/10/17 12:00:00

최종수정 2024/10/17 14:02:16

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발표

지난해 고독사 3661명…100명당 1.04명 사망

남성이 84%…여성 5.3배…60대 32% 가장 많아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사회와 단절된 채 혼자 지내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고독사'가 지난해에만 36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대, 60대의 중장년층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는 법적으로 5년마다 실시하게 돼 있으나, 복지부는 2022년 첫 조사 이후 2년 만에 다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독사를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상 등으로 임종하는 것'이라는 현행 법적 정의를 적용했다. 2인, 3인 가구라도 고독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2022년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보다 넓은 범위다.

작년 고독사 3661명…"증가 속도는 둔화"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망자는 35만2511명이다. 이 중 고독사로 인한 사망은 3661명으로 2022년 3559명보다 2.9% 증가했다. 인구 100명 중 1명(1.0%)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고독사 발생 건수는 2017년 2412건, 2018년 3048건, 2019년 2949건, 2020년 3279건, 2021년 3378건, 2022년 3559건, 지난해 3661건으로 2019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전년보다 고독사 발생이 늘고 있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은 5.6%로 2022년 실태조사 기간인 2017~2021년 연평균 증가율 8.8%보다는 둔화했다.

고독사 사망자 수가 증가한 데에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6000명, 2022년 750만2000명, 지난해 782만9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지난해 1.04명으로 2021년(1.06명) 대비 줄었다.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1년 1.06명, 2022년 0.95명, 지난해 1.04명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2022년 4월부터 시행하고 고독사 예방 조례 제정, 2022년 8월 39개 시군구 고독사 예방 시범 사업 착수, 지난해 5월 고독사 예방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한 고독사 예방 활동들의 누적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 고독사, 여성의 5.3배…중장년 남성이 가장 취약

고독사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 지난해의 남성 고독사는 3053명(84.1%)으로 여성 고독사 579명(15.9%)보다 5.3배 많았다. 2022년 경우에도 남성 고독사는 2970명(84.2%)인 반면 여성 고독사는 557명(15.8%)이었다.

지난해 고독사를 연령대로 보면 60대가 1146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097명)가 뒤를 이었다. 이어 40대(502명), 70대(470명) 순이었다. 2022년 역시 60대(1110명)가 가장 많았으며 50대(1077명), 40대(525명), 70대(433명)가 뒤따랐다. 50대와 60대 남성 고독사의 비중은 2022년 54.1%, 지난해 53.9%로 절반에 육박했다.

연령대별 고독사 비중을 보면 60대가 31.6%로 가장 많았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50대 비중이 가장 컸으나 2022년(31.4%)에 이어 지난해에는 60대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비중은 2022년 30.4%에서 지난해 30.2%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고독사 10명 중 6명 이상은 50대와 60대로 여전히 중장년층에 취약했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고독사는) 공통으로 주거가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연령대로 보면 청년층은 취업, 실직과 관련이 많고 중장년은 사별이나 이혼 과정에서 건강상 만성질환, 알코올 질환 등이 있다. 어르신은 고질적인 만성질환과 주거 취약이 관련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20대 고독사 10명 중 6명 '자살'…2022년엔 71.7%로 높아

지난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1%(516명)로 2021년(571명·17.3%)보다 소폭 줄었다. 2022년에는 13.9%(495명)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늘었다.

연령대별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 59.5%로 집계됐다. 20대 고독사의 경우 10명 중 6명은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30대도 43.4%로 높은 편이었다. 이어 40대 25.7%, 50대 14.1%, 60대 8.3%, 70대 4.9% 등이었다.

2022년에는 20대 고독사 중 자살 비중이 71.7%까지 치솟았다. 30대도 51.0%나 됐다. 40대(23.8%), 50대(12.0%), 60대(8.5%), 70대(5.1%)가 뒤따랐다. 작년 20, 30대 고독사 중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22년보다 낮았지만, 여전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중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고독사 사망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41.4%(1413명)이었다. 2022년 39.7%(1301명)보다 늘었지만, 고독사가 경제적 취약 가구에 한정돼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고독사를 경제적 요인으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배형우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올해 7월부터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 사업을 시작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조금씩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고독사를 줄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상세 보고서는 추가 분석을 거쳐 2024년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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