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축복' 목사 정직무효 소송 2심 내달 시작…'실질적 피해' 관건

기사등록 2024/10/14 15:18:04

최종수정 2024/10/14 16:12:16

1심 "정직 기간 만료, 권리구제 안돼" 각하

이 목사 측, 실질적·경제적 피해 강조할 듯

감리회 측 "교단 규정상 정직 불가피" 주장

[서울=뉴시스]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로부터 출교 선고를 받은 이동환 목사에 대한 처분이 지난 3월4일 최종 확정된 가운데,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서울 종로구 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4.03.04. f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로부터 출교 선고를 받은 이동환 목사에 대한 처분이 지난 3월4일 최종 확정된 가운데,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서울 종로구 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2024.03.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성소수자 축제에서 참가자들을 위한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교단으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은 목사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내달 진행된다.

항소심에서는 교단 판결의 적법성뿐만 아니라, 정직 처분으로 해당 목사가 어떤 실질적·경제적 피해를 입었는지 등을 새롭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성지용)는 오는 11월7일 이동환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를 상대로 낸 총회재판위원회 판결 무효 확인 청구 소송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이 목사 측은 1심 때 각하 판결을 받은 만큼 '본안 전 판단'의 내용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1심 재판부는 이번 소송이 교단의 종교적 자율권 보장을 위해 교단 내부 사항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고 각하 판결했다.

또 정직 기간이 이미 만료해 이 목사의 법적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는 데 이 소송이 직접적인 권리구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이 목사 측은 감리회의 정직 2년 처분으로 인해 목사 연금 등 구체적으로 어떤 실질적·경제적 피해를 입었는지 등을 새롭게 주장할 예정이다. 또 교단의 정직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도 강조할 방침이다.

최새얀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일부 승소가 아니라 완전히 각하된 것이어서 판결문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다 반박하는 내용"이라며 "실질적으로 침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감리회 측은 '교리와장정'이라는 교단 규정상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그 행위자를 정직이나 면직, 출교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감리교바르게세우기 청년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 목사의 매우 적극적인 동성애 옹호 활동에 비추어 볼 때 출교 내지 최소한 면직에 처해져야 함이 마땅하다"며 "정직 2년은 너무나 가볍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목사는 2019년 8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성의를 착용하고 동성애자 축복식을 집례했다. 감리회는 교회재판을 열고 선고할 수 있는 최대 정직기간인 정직 2년을 선고했고, 이 목사는 판결 무효 소송 제기했다.

1심은 지난 8월 각하 판결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무효라고 판단하는 것은 되려 교단의 고유한 특성을 도외시하고 종교적 믿음에 개입해 교단의 존립 목적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 목사의 기본권은 제한됐지만 종교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목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1심은 마치 기독교계 반동성애 진영에서 말하는 논리를 똑같이 가져와서 당황스러웠다"며 "교단 내부 일이라 각하됐던 부분에 대해 보강했기 때문에 2심에서는 뒤집힐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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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축복' 목사 정직무효 소송 2심 내달 시작…'실질적 피해' 관건

기사등록 2024/10/14 15:18:04 최초수정 2024/10/14 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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