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선중앙통신 기사, 대내매체에도 게재
대내매체에 '대북전단' 사진까지 공개 이례적
"'두 국가론' 설득력 마련…'자작극 주장 차단' 해석도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12일 북한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북한은 5월 말부터 대북전단에 대응한다며 남측을 향해 쓰레기풍선을 수시로 보내면서도 대내매체인 노동신문에서는 전단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아왔는데, 이번에 주민들에게도 공개한 것이다.
이날 신문은 전날 오후 8시가 넘은 시각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던 기사를 1면에 그대로 게재했다. 한국이 이달 3일, 9일, 10일 심야시간 무인기를 평양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전단)"를 살포했으며 재발 시 "즉시 행동"으로 넘어가겠다는 최후통첩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 형상 물체와 글자를 제대로 식별할 수 없도록 흐릿하게 처리한 전단 사진도 공개됐다.
북한은 7월14일 국경 부근에서 발견된 전단과 물건을 소각했다면서, 전단과 종합감기약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태우고 있는 사진을 통신에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북전단 관련 담화 등도 신문에는 나온 적이 없다.
북한이 대내매체에서 관련 보도를 자제하는 것은 주민에게 대북전단의 존재를 환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됐다.
북한은 대표적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각각 대외용, 대내용으로 운영한다. 통상 긴급한 주요 사안은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통신을 통해 알리고 다음날 아침 신문에도 같은 기사를 싣는다. 철저히 대남 위협용이라고 판단하거나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면 신문에서 제외된다.
자세히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했지만 이례적으로 신문에 전단 사진까지 공개한 건 '2 국가론' 기조를 이어가는 북한이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훗날 착수할 수 있는 군사적 도발 명분을 주민들에게도 전파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내부에서 제기되는 '북한 자작극'설을 불식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날 기사도 기존 통신 기사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응해 5월 말부터 남측을 향해 쓰레기풍선을 28차례 보냈다는 사실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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