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그룹 자회사 자금 바닥 드러나…사태 장기화 조짐
큐익스프레스, 신임 대표이사에 마크 리 CFO 선임 발표
지분 교환 방식으로 투자 받아…IPO 불발되면 손실 우려↑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구영배 큐텐 창업주가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을 사임한 가운데, 이번 티몬·위메프 환불 지연 사태에 대한 책임 회피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큐텐그룹 계열사 내 자금난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큐텐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의 불안감도 커지게 됐다.
27일 큐익스프레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본사의 신임 대표이사(CEO)에 마크 리(Mark Lee)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마크 리 대표는 취임 즉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마크 리 신임 대표는 2021년 큐익스프레스의 CFO로 합류하며, 재무 및 리스크 관리, 사업확장, M&A 딜 등을 챙겨왔다.
특히 큐익스프레스가 아시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사업전략을 주도하며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었다.
큐익스프레스는 이번 인사 소식을 전하며,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티몬·위메프 정산·환불 지연사태와는 선을 그었다.
마크 리 대표는 "큐텐 그룹과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의 비즈니스는 직접적 관련은 없다"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전략적으로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국내 물동량 비중은 낮추고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중심의 해외 물량을 전체의 약 90%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크 리 대표는 "현 상황을 매우 위중하게 보고 있다"며 "셀러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 전사차원에서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큐익스프레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티몬·위메프에서 정산·환불 지연사태가 지속되고, 해외에서는 주력 자회사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구영배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미정산 대급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한 셀러는 "구영배 대표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한 기업의 방만한 경영이 결국 기업, 소비자, 국가까지 다 피해를 보게 만드는 결과로, 출국금지부터 빨리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셀러는 "결국 우리 돈으로 2300억원을 주고 위시를 인수한 것이냐"며 "자금을 마음대로 쓰는데 책임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업계에서는 큐텐의 이같은 사태와 관련해 2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도 손실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큐텐의 최대 주주는 구 대표로, 2대 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다.
이들은 과거 티몬의 대주주였던 몬스터홀딩스로, 티몬 지분을 큐텐에 내주고 큐텐과 큐익스프레스 지분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 투자자들 역시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 하려고 했던 만큼 현재 '티메프 사태'로 상장이 어려워진 만큼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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