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귀갓길 우리 집으로 가자" 농담
기시다와는 '한중일 정상회의' 준비 논의
리창에 "시진핑에 안부 전해달라" 말해
[뉴델리=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동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순방 일정이 10일(현지시간)로 종료됐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뉴델리에서 5박6일간 일정을 소화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만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와의 잇단 만남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과시하고 리창 총리에겐 한중관계 개선과 북핵 중재 역할을 촉구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0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순방에 동행한 취재진을 만나 "다자무대에서는 국가 간의 신뢰관계가 회의장을 오가는 정상들의 조우를 통해 한 단계 더 공고해진다"며 이들 정상과의 만남을 전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총 세 번을 만났다.
첫 만남은 정상회의 시작 전 정상 대기실에서였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캠프 데이비드 회의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특히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에서 세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친밀하게 교류하며 대화할 수 있어 보람이었다"고 화답했다.
두 번째는 각자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던 중이었다.
스치듯 지나가던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제 휴가지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윤 대통령 손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의장국인 인도가 주최한 갈라만찬장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아 1시간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을 이끌어낸 주역"이라며 "우리의 협력으로 3국 일반 가정의 국민들 삶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와는 10일 공식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깜짝 추가 일정이었다.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던 양 정상이 자연스럽게 양자회담 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나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프로세스를 잘 진행해 나가자"고 밝혔다.
3국 정상회의를 위한 준비를 함께 이어가자는 뜻이다. 기시다 총리는 "적극 호응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지 밝히지 않았다.
중국의 리 총리와도 두 번을 만났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중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 "북핵은 우리에게는 실존의 문제"라며 "북한이 한중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협력하자"고 요청했다.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를 열자는 윤 대통령의 제안에 리 총리는 "적극 호응하겠다"고 화답했다.
10일 인도 뉴델리의 간디 추모공원에서 G20 정상들이 헌화를 하던 일정에서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다시 만났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리 총리는 윤 대통령에 다가와 옆자리에 앉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연내에 리 총리를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자 리 총리는 "대통령의 말을 시 주석에 잘 전하겠다"고 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의 원칙 있는 메시지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국제 사회내 공감대가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며 "자카르타 아세안 정상회의 그리고 G20 뉴델리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글로벌 중추외교가 인도 태평양에서 글로벌 사회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징표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