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거부권 공방…야 "쌀값 정상화 포기" vs 한총리 "생산조정 불가능"

기사등록 2023/04/04 16:39:42

최종수정 2023/04/04 18:25:56

야 "생산조정하면 과잉생산 해결"

총리 "강제수매 있는한 조정없다"

여 "지옥 가는 길, 선의로 포장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23.04.0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23.04.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최영서 기자 = 여야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안을 의결하고 돌려보낸 양곡관리법에 관해 정부를 상대로 격론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으로 선제적 격리를 강제해야 쌀 생산 조정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법안 시행시 예상되는 역효과를 지적하는 한편 법안 처리 전후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법안 재의요구안을 의결해 거부권을 발동한 가운데, 여야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관련 질의를 집중했다. 한 총리가 '강제 격리시 생산 조정은 불가능하다' 입장에서 움직이지 않자 민주당 측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입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넘어, 국민 삶과 쌀값 정상화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쌀값 정상화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농민들과 함께 삭발한 신정훈 의원이 나섰다.

신 의원은 '의무 매입'의 효과에 대해 한 총리와 고성을 주고받았는데, 끝내 평행선을 달렸다.

신 의원은 사전적 쌀 생산 조정이 자연히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격리 상황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남는 쌀 강제매수'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주장했는데, 한 총리는 법안 요건에 따른다면 매년 강제매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반박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신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생산 조정만으로 과잉생산을 해결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사후적 시장격리를 해서 쌀값이 대폭락했다. 바로 이 내용을 양곡관리법에 담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과거 문제보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이대로 가면 11.3%의 초과생산이 되고 가격은 현재 18만원에서 17만원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제적으로 남는 쌀을 수매하도록 하는 제도 자체가 있는 한, 농민은 자체적으로 (생산을) 조정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다"며 "'사전조정이 좋으냐, 사후격리가 좋으냐'는 질문이 성립되지 않는다. 강제수매가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신 의원은 "강제적 시장격리를 전제하지 않아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을 선택하라면 뭐가 옳으냐고 묻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강제 격리가 없는 상태에서도 사전 생산조정은 성공했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강제수매 제도를 갖고 선제 조정은 이뤄질 수 없다"고 다시 못박았다.

신 의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무조건 매입과 무조건 수매, 영구 수매법이 아니다. 사전적 생산 조정을 통해 시장격리를 최소화하고 쌀값을 정상화하자는 법"이라며 "오늘 윤석열 정부는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통해 농민을 패싱하고 식량안보와 쌀값 정상화를 포기했다"고 발언을 마쳤다.

한편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의 역효과 우려를 앞세웠다. 장동혁 의원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있다'라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말을 인용하며 "양곡관리법도 어려운 쌀 농가를 돕겠다는 선의에서 시작됐을 것이나, 정치적 이해가 엮이면서 악법 중 악법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곡관리법을 반대하거나 재의요구를 한 것이, 정부의 쌀값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스마트팜·전략작물 지원 확대 등을 예시로 들고 "정말 국가와 농민을 위해 진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농업정책을 끌고 가자는 것"이라고 호응했다.

국민의힘은 또 법안 처리의 절차와 정치적 의도 문제도 꺼내들었다. 장 의원은 "헌법재판소는 안건조정위원회를 형해화시키고, 제대로 된 토론 없이 통과된 '검수완박'법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결정했는데, 사실 양곡관리법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야당은 다시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결국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고 총선을 앞두고 다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표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라고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양곡법 거부권 공방…야 "쌀값 정상화 포기" vs 한총리 "생산조정 불가능"

기사등록 2023/04/04 16:39:42 최초수정 2023/04/04 18:25:56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