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후 李 직 유지시 대치 정국 반복
정진석 "조국 흡사…檢엔 묵비하면서"
'권성동 모델'…"사법 판단 받아 회복"
판사 출신 주호영 "증거인멸 우려有"
"3월1일 개회 전례 없어…3·1절 모독"
"이번에 거부해도 그후 방법 없을것"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이 대표와 민주당 압박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사자인 이 대표에게는 법원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직접 압박하는 한편, 민주당에게는 '3월 방탄국회' 책임 공세를 펼치며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 일상화되는 폭력의 시대"라고 검찰 수사 상황을 강하게 성토하며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고 영장심사 출석 및 대표직 사퇴 관측에 선을 그었다.
국회에 처음 제출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27일 곧바로 가결될 확률은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매우 낮다.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이 대표는 '기소시 대표직 사퇴'에도 거리를 두는 기류다. 이 대표가 기소 후에도 직을 유지할 경우, 향후 정국도 국민의힘의 이 대표 공세로 종전처럼 흘러갈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결백하다는 입장과 달리 사법부 판단을 받는 것을 꺼린다는 취지의 비판에 화력을 모으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하는 것 보니 기시감이 안 드나. 4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모습과 어찌 그리 흡사한가"라며 "장관 청문회와 검찰에서 설명해도 될 일을 굳이 기자를 불러모아 자기 해명에 열을 올린 모습이 똑같이 닮았다"고 '조국 사태'와의 유사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작 검찰 가서는 진술서 던져놓고 묵비권 행사하는 사람이 기자들 불러놓고 장광설을 늘어놓는다"며 "검찰은 '윤석열 검찰'이라고 하지만 법원은 아직 '김명수 법원' 아닌가. 법원 출석도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지 국민들이 다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성동 의원이 지난 2018년 '방탄국회' 논란 속에서 추가 임시국회를 열지 말라고 요청한 뒤 영장심사에 자진 출석했던 사례도 자주 언급되고 있다.
법원장까지 지낸 판사 출신 최재형 의원은 "이 대표도 권 의원처럼 억울하다면 판사 앞에 나가서 본인 최고의 치적이라고 자랑한 대장동 개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사법 판단을 받아 억울함을 해소하는 것이 본인 명예와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가 영장심사를 받을 경우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이 대표 구속 요건 질문에 "그것까지 판단하고 싶지는 않지만, 중(重)한 사안에 대한 범죄 소명이 있다고 보여지고 저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본다"며 "그런 요건은 실질심사 과정에서 법원이 판단할 일이지만, 영장심사조차 안 받겠다니까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4일 의원총회에서 판사 출신 장동혁 의원을 통해 '대장동' '위례신도시' '성남FC' 관련 이 대표가 받는 혐의 정리와 구속 필요성을 요약한 설명을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국민에게 홍보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한편 민주당을 겨냥해서는 부결시 '3월 임시국회'의 여론 비난 가능성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이 대표를 부당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될 때마다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수는 없을 거라는 현실론도 말하기 시작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임시국회를 3월1일에 열자고 하는데, 3월1일 개회는 제헌국회가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데, 국회 회기중에는 그 말이 맞지만 회기가 없으면 포기하고 말고 할 게 있나"라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4일 오후 3월1일 임시회 소집을 공고하자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3월1일까지 이 대표 방탄을 하겠다는 민주당의 후안무치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3.1절에 대한 모독이자 국민에 대한 능멸로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19일 "제1야당 대표는 죄를 지어도 감옥 가지 말아야 한다면, 169석 의석을 가지고 국회에서 '제1야당 대표 사법처리 금지법'을 통과시키시라. 마구잡이로 날치기 입법을 쏟아내는 민주당에게 그건 일도 아니지 않나"라며 "민주당이 27일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양심 있는 민주당 의원도 많이 있다"며 "대한민국 법질서를 거부하는 게 맞지 않고, 이번에 똘똘 뭉쳐서 체포동의안을 거부해도 그 후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런 점을 많이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전략적 부결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누가 그런 말을 만들어내나"라며 "우리가 기교적인 그런 당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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