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출석 방침…'방탄 이미지' 탈피·무죄 판결에 '해명'도 수월

기사등록 2022/12/27 10:46:51

최종수정 2022/12/27 11:03:44

정면돌파…野탄압 부각·당 동요 잠재우기

검찰 소환 통보 4일만에 대응 방침 밝혀

당내 출석 만류 있었지만 檢 출석 결정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출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2.2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출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며 직접 출석과 서면 조사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표의 이같은 입장은 민주당이 이 대표를 보호한다는 '방탄 정당'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고 이미 무죄 판결을 받은 사안인 만큼 해명도 수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정면돌파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야당 대표 탄압을 부각하고 당내 동요를 가라앉히며 지지층을 결집을 노린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전날(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성남FC건이 전 정권 때 진행됐던 수사였고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바 있던 건인데 정권이 바뀐 뒤 다시 불거졌다며 이를 정치탄압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친이재명(친명)계를 중심으로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번 소환 통보가 사전 조율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불출석 방침의 근거였다. 그러던 중 이 대표가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전한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전한 오는 28일 소환에 대해서는 "이미 정해진 일정(광주 방문) 등이 있고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당장 가기는 어렵다"면서도 "그 후에 가능한 날짜와 조사 방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변호인을 언제 선임할 예정인지, 당내 인사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조사 시기, 서면조사를 할 것인지 출석을 할 것인지 이런 문제는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원래 검찰 사무규칙에 의하더라도 조사할 때는 방식이나 시기를 다 협의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검찰이 그런 것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는 당 지도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일정을 조율한 후 검찰 소환에 출석할 것이라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승원 민주당 법률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추후 검찰에 출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검찰에) 나가서 어떤 해명을 하든 결국에는 기소 혹은 그 전에는 구속영장 청구까지 다 예정돼 있다고 저희는 보고 있다"며 "1월9일 임시국회가 마무리되고 다음엔 (임시국회가) 예정이 없는데 그렇다면 28일날 먼저 소환하고 그 다음에 1월 초 사실 압수수색 영장이 또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일정 조율 후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검찰은 대장동 사건을 탈탈 털어도 안 나오니 다 끝난 사건을 되살려서 달랑 팩스 한 장으로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의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 출신 대통령과 지난 대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는 이유로 맞닥뜨리기엔 부당하고 가혹한 칼날"이라며 "정치검찰 행태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욕적이지만 그럼에도 이 대표는 국민과 당을 위해 탄압의 칼날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응하겠다고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어떤 대응방식을 택하느냐는 향후 성남FC 사건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 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면 조사로 응한다면 종전부터 이어져 온 '이재명 방탄' 프레임이 더욱 굳어질 수 있고, 소환하는대로 응한다면 제1야당의 대표, 대권 주자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음과 동시에 향후 검찰 권력에 휘둘리는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또 지지층 아닌 대중에게는 유죄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도 이 대표를 향해 검찰 수사가 무도하다고 판단하며 소환 출석을 만류하거나 숙고할 것을 요청했다. 사적 이익을 취한 바 없고 성남시와 시민의 공적 이익만을 위해 일했다는 진심을 믿는다는 이유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출석 결심이 현 상황에선 옳은 결정이라고 전했다.

현 상황에서 검찰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 기소까지 치고 들어올 것이란 건 예측가능한 전개이기 때문에 무죄, 결백함은 향후 법정에서 밝히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사에는 응하되 그 과정에서 검찰의 잘못이 있다면 지적하는 게 최선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소환이 피의자 신분으로의 출석 요구인데 응하지 않는다면 망신당하기보다 수사를 회피하는 것으로 인식돼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를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결백함을 입증하기도 직접 검찰에 출석해 조사에 응하는 것이 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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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檢출석 방침…'방탄 이미지' 탈피·무죄 판결에 '해명'도 수월

기사등록 2022/12/27 10:46:51 최초수정 2022/12/27 11: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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