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에 이어 한국형 원전 수출에도 제동 걸어
웨스팅하우스사, 한수원·한전에 소송 제기해
패소시 40조 규모 폴란드 원전 수주 '경고등'
자국 우선주의 노선 강화…동맹국 이익 훼손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제외하기로 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번에는 우리 원전 수출에 발목을 걸고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컬럼비아 특구 연방지방법원에 한국형 원자로 APR-1400 수출을 제한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한국전력(한전)을 상대로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 측은 APR-1400이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수원이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면 미국 에너지부(DOE)와 자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은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000년 인수한 미국 컴버스천 엔지어니링의 원자로 '시스템 80'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 원천 기술에 대한 자사의 지식재산권(IP)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한전과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부터 APR-1400의 IP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한미 간 기술교류 채널인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가 2018년 8월 이후 가동이 중지된 것도 양국의 IP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 그 배경이 있다.
웨스팅하우스 사장단은 지난 6월 방한해서 한수원 사장, 한전 사장과 면담을 갖고 원전시장 공동진출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공동선언문 서명 행사를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세계 원전 시장 곳곳에서 경쟁했던 양측이 주도권을 두고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소송도 한수원이 최근 폴란드 원전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달성하자 웨스팅하우스 측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제기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폴란드 언론은 한수원이 폴란드 측과 원자력발전소 신축 사업 수주와 관련한 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원전 업계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수원의 폴란드 수주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웨스팅하우스 측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츠(S&P Global Commodity Insights)도 "웨스팅하우스가 경쟁자인 한수원의 폴란드 원자로 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법원이 자국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손을 들어줄 경우 40조원 규모의 폴란드 원전 수주전에도 '경고등'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미국 측의 잇단 제동으로 인해 산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원전, 통상 정책 등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노선이 강화되면서 한국 등 동맹국의 핵심 이익마저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칩4(Fab4, 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협의체) 등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작 이득은 얻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연간 10만대의 전기차 수출이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단기간에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컬럼비아 특구 연방지방법원에 한국형 원자로 APR-1400 수출을 제한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한국전력(한전)을 상대로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 측은 APR-1400이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수원이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려면 미국 에너지부(DOE)와 자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은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000년 인수한 미국 컴버스천 엔지어니링의 원자로 '시스템 80'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는 APR-1400 원천 기술에 대한 자사의 지식재산권(IP)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한전과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부터 APR-1400의 IP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한미 간 기술교류 채널인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가 2018년 8월 이후 가동이 중지된 것도 양국의 IP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 그 배경이 있다.
웨스팅하우스 사장단은 지난 6월 방한해서 한수원 사장, 한전 사장과 면담을 갖고 원전시장 공동진출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공동선언문 서명 행사를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세계 원전 시장 곳곳에서 경쟁했던 양측이 주도권을 두고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소송도 한수원이 최근 폴란드 원전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달성하자 웨스팅하우스 측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제기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폴란드 언론은 한수원이 폴란드 측과 원자력발전소 신축 사업 수주와 관련한 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원전 업계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수원의 폴란드 수주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웨스팅하우스 측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츠(S&P Global Commodity Insights)도 "웨스팅하우스가 경쟁자인 한수원의 폴란드 원자로 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법원이 자국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손을 들어줄 경우 40조원 규모의 폴란드 원전 수주전에도 '경고등'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미국 측의 잇단 제동으로 인해 산업계 안팎에서는 정부의 원전, 통상 정책 등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노선이 강화되면서 한국 등 동맹국의 핵심 이익마저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칩4(Fab4, 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협의체) 등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작 이득은 얻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연간 10만대의 전기차 수출이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단기간에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