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배상책임보험 한도 70억원 불과
카카오, 보험 가입 여부·규모 확인 안돼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카카오가 '먹통 사태'로 고객 피해를 포함해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일반 이용자들은 관련 기업들이 가입한 민영보험으로 피해를 보상받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SK C&C는 현대해상이 간사를 맡아 총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공동인수한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보상한도는 4000억원으로 높지만 이 보험은 건물과 서버 등이 입은 화재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인 만큼, 카카오 이용자에 대한 피해 보상과는 관계가 없다.
최근 들어 기업은 통상 건물, 공장 등에 화재를 비롯해 여러 보장을 묶은 '패키지보험' 형태의 재산종합보험에 드는 추세다. 화재보험은 직접적인 화재를 포함해 이와 관련한 다양한 손해를 보상하지만, 이 외에 다양한 사고와 관련해선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기업은 보장혜택(범위)을 늘리기 위해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뿐 아니라 면책사항을 제외한 우연하고 급격한 피보험자의 재물손해 전부를 담보한다. 화재, 풍수해, 설해, 폭발, 파손, 도난, 지진 등을 보장하며 이 외에도 배상책임, 기업휴지위험, 기계고장 등도 담보할 수 있다.
SK C&C는 재산종합보험과 별개로 현대해상과 롯데손해보험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여러 종류의 배상책임보험에도 가입해 뒀다.
다만 SK C&C가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의 인명·재물 손괴 피해를 배상할 수 있는 일반 배상책임보험의 보상한도는 7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사는 정보 및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전문직 배상책임보험인 INT E&O보험(보상한도 10억원),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보상한도 7억원)에도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는 화재 당일 일매출만 220억원 가량의 피해가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현재 카카오가 배상책임보험 등에 가입했는지 여부와 규모는 파악되지 않지만, 민영보험을 통해서 일반 이용자의 피해까지 보상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SK C&C가 배상책임보험으로 카카오에 보상을 해야 할 부분은 있다"면서도 "쟁점은 카카오가 제3자한테 보상해야 할 부분을 SK C&C가 얼마나 책임을 져야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고 이후 주가가 오른 주식을 사려 했는데 못 샀다', '카톡이 안 돼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놓쳤다'는 식의 일반 이용자의 피해 사례는 손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상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곳에 입주한 무려 3만2000대에 달하는 카카오 서버가 멈춰선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이곳을 메인 데이터센터로 활용했는데, 화재가 발생한 지 약 하루가 지날 때까지 서버의 절반도 복구하지 못해 서비스에 큰 차질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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