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윤정 교수 인터뷰
지난달 19개월 환아에 원샷 유전자 치료제 첫 투여
치료효과 극대화하려면 생후 신생아 선별검사 통해
빠르게 진단해 2주 내 투여 의료 시스템 구축 필요
정부도 사전승인 서둘러 어린환자 성장 뒷받침해야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줄이고 희귀질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출생 이후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해 빠르게 진단하고, 생후 2주 안에 투여까지 연결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의료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윤정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척수성근위축증(SMA) 1형 환자의 경우 생후 6개월 정도만 돼도 운동 단위의 95%가 소실되고 기능도 많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척수성근위축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만큼 최대한 빨리 진단해 유전자 치료제를 투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달 중순 희귀 신경근육질환인 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19개월 환아에게 1회 투여 만으로 획기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를 처음으로 투여했다. 지방에서 척수성근위축증 환자에게 졸겐스마를 투여한 첫 사례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운동신경과 관련된 SMN1 유전자의 결핍이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근육이 점차 약해져 움직임이나 호흡에 문제가 생기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가장 심각한 1형 SMA는 치료받지 않으면 영아 10명 중 9명 가량이 두살 전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졸겐스마는 병든 SMN1 유전자를 정상유전자로 대체하는 치료제로, 원래 1회 투여 비용이 20억 원을 웃돌아 척수성근위축증 환자들에게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국내 환자들은 최대 598만 원으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유전자 치료제 투여를 통해 희귀질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부의 신속한 사전승인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SMA 1형 환자는 첫 투여가 빠를수록 치료 효과가 좋은데, 졸겐스마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전승인을 거쳐 급여 투여 여부가 결정된다.
이 교수는 "SMA는 하루가 다르게 증상이 나빠지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보니 정부의 사전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 애가 탄다"며 "환자들에게 하루라도 더 빨리 투여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전승인이 더욱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경북대학교병원에서도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첫 환자가 나왔는데요. 투여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졸겐스마를 무사히 투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치료를 통해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데요. 드라마틱한 효과가 빨리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투여받은 환자는 언제 SMA로 진단받았나요? 그동안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도 궁금합니다.
"환자는 생후 3개월 때 저희 병원을 처음으로 찾았는데요. 첫 내원한지 나흘 만에 최종 진단을 내리고 그날 바로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부터 SMA 치료제인 뉴시너센으로 치료를 해왔구요. 뉴시너센을 7번 투여한 후 생후 19개월이었던 지난달 말께 졸겐스마로 교체 투여했습니다."
-보통 SMA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하려면 평균 1~2달 정도 걸리는데요. 환자가 병원을 처음 찾은지 나흘 만에 치료를 시작하셨다고요?
"SMA라는 강한 확신이 있어 보호자분들께 바로 유전자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SMA는 하루하루 상태가 나빠지고,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더욱 진행속도가 빠르거든요. 환자가 첫 내원하던 날 마침 급여가 가능한 뉴시너센이 있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빠르게 확인해 바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 새 아이가 숨을 못 쉬어서 갑자기 입원하는 상황도 생기거든요. 그래서 유전자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회사 측에 간곡히 부탁해 3일 만에 결과지를 받아냈죠."
-SMA는 아직 신생아 국가 선별검사에 포함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고 하던데요. 이 환자는 어떤 증상 때문에 SMA를 의심하게 됐나요?
"SMA 환자의 경우 운동 신경 세포가 손상되다 보니 인지능력은 괜찮은데 팔, 다리 위주로 힘이 빠져 몸이 말을 안 듣는 듯한 느낌이고요. 신체에 힘이 많이 빠져 사레에 들리거나, 점차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하죠. 또 심부건반사(근육의 힘줄을 쳤을 때 이 힘줄과 연결된 근육이 바로 수축하는 현상)와 같이 신경학적 검진상 나와야 되는 사인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증상을 보여 SMA를 의심했습니다."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환자의 상태는 어떠한가? 치료 효과는 언제쯤 확인할 수 있나요?
"졸겐스마는 SMA의 발병 원인인 SMN1 유전자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비교적 치료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환자는 생후 3개월째부터 다른 SMA 치료제로 치료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졸겐스마 투여 전에도)자가 호흡은 물론 혼자 구르기가 가능하고, 도움 없이 약 5초간 스스로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졸겐스마를 투여받았기 때문에 운동능력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졸겐스마 치료를 받은 지 일주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도 아이의 상태가 안정적이었습니다. 2주 후에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보다 안정적으로 호흡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윤정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척수성근위축증(SMA) 1형 환자의 경우 생후 6개월 정도만 돼도 운동 단위의 95%가 소실되고 기능도 많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척수성근위축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만큼 최대한 빨리 진단해 유전자 치료제를 투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달 중순 희귀 신경근육질환인 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19개월 환아에게 1회 투여 만으로 획기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를 처음으로 투여했다. 지방에서 척수성근위축증 환자에게 졸겐스마를 투여한 첫 사례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운동신경과 관련된 SMN1 유전자의 결핍이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근육이 점차 약해져 움직임이나 호흡에 문제가 생기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가장 심각한 1형 SMA는 치료받지 않으면 영아 10명 중 9명 가량이 두살 전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졸겐스마는 병든 SMN1 유전자를 정상유전자로 대체하는 치료제로, 원래 1회 투여 비용이 20억 원을 웃돌아 척수성근위축증 환자들에게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국내 환자들은 최대 598만 원으로 부담이 크게 줄었다.
유전자 치료제 투여를 통해 희귀질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부의 신속한 사전승인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SMA 1형 환자는 첫 투여가 빠를수록 치료 효과가 좋은데, 졸겐스마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사전승인을 거쳐 급여 투여 여부가 결정된다.
이 교수는 "SMA는 하루가 다르게 증상이 나빠지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보니 정부의 사전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 애가 탄다"며 "환자들에게 하루라도 더 빨리 투여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전승인이 더욱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경북대학교병원에서도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첫 환자가 나왔는데요. 투여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졸겐스마를 무사히 투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치료를 통해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데요. 드라마틱한 효과가 빨리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투여받은 환자는 언제 SMA로 진단받았나요? 그동안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도 궁금합니다.
"환자는 생후 3개월 때 저희 병원을 처음으로 찾았는데요. 첫 내원한지 나흘 만에 최종 진단을 내리고 그날 바로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부터 SMA 치료제인 뉴시너센으로 치료를 해왔구요. 뉴시너센을 7번 투여한 후 생후 19개월이었던 지난달 말께 졸겐스마로 교체 투여했습니다."
-보통 SMA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하려면 평균 1~2달 정도 걸리는데요. 환자가 병원을 처음 찾은지 나흘 만에 치료를 시작하셨다고요?
"SMA라는 강한 확신이 있어 보호자분들께 바로 유전자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SMA는 하루하루 상태가 나빠지고,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더욱 진행속도가 빠르거든요. 환자가 첫 내원하던 날 마침 급여가 가능한 뉴시너센이 있었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빠르게 확인해 바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 새 아이가 숨을 못 쉬어서 갑자기 입원하는 상황도 생기거든요. 그래서 유전자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회사 측에 간곡히 부탁해 3일 만에 결과지를 받아냈죠."
-SMA는 아직 신생아 국가 선별검사에 포함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고 하던데요. 이 환자는 어떤 증상 때문에 SMA를 의심하게 됐나요?
"SMA 환자의 경우 운동 신경 세포가 손상되다 보니 인지능력은 괜찮은데 팔, 다리 위주로 힘이 빠져 몸이 말을 안 듣는 듯한 느낌이고요. 신체에 힘이 많이 빠져 사레에 들리거나, 점차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하죠. 또 심부건반사(근육의 힘줄을 쳤을 때 이 힘줄과 연결된 근육이 바로 수축하는 현상)와 같이 신경학적 검진상 나와야 되는 사인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증상을 보여 SMA를 의심했습니다."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환자의 상태는 어떠한가? 치료 효과는 언제쯤 확인할 수 있나요?
"졸겐스마는 SMA의 발병 원인인 SMN1 유전자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비교적 치료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환자는 생후 3개월째부터 다른 SMA 치료제로 치료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졸겐스마 투여 전에도)자가 호흡은 물론 혼자 구르기가 가능하고, 도움 없이 약 5초간 스스로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졸겐스마를 투여받았기 때문에 운동능력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졸겐스마 치료를 받은 지 일주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도 아이의 상태가 안정적이었습니다. 2주 후에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보다 안정적으로 호흡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경북권에서 많은 SMA 환자를 치료해 오셨는데요. 소아희귀 질환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또 SMA 외에 어떤 희귀질환을 주로 보시나요?
"희귀질환자들은 심장, 골격계 등 의학적인 치료 뿐 아니라 심리적인 돌봄도 필요로 합니다. 환자 뿐 아니라 보호자와 다른 가족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야 하죠. 소아신경과 전공을 살려 환자와 보호자들을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아희귀 질환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희귀질환의 약 70%가 신경질환이기도 하고요. SMA 외에도 뒤셴근이영양증 환자와 같은 근육병 환자들을 주로 만나고 있습니다. 어린 환자들이 많다보니 장기적 치료 전략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병원은 질병관리청에서 지정한 희귀난치성 질환 지역거점병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 병원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나요?
"저희 병원은 희귀질환과 관련된 연구나 국가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많습니다. 환자로서는 질환을 진단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임상 연구 참여로까지 연결될 수 있죠. 특히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희귀질환 환자들은 임상단계에 있는 치료제를 써볼 기회조차 흔치 않는데요. 지역거점병원을 통하면 신약 임상연구와 관련된 정보를 좀 더 빠르게 얻을 수 있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습니다. 희귀질환 관련 전국 네트워크가 매우 잘 구축돼 있어 서울 등 수도권 의료진들과 질환에 대한 의견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도 강점입니다. 지역거점병원을 활용하는 것이 진단이나 치료에 있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희귀질환은 진단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치료도 어려워 무작정 수도권의 병원을 찾아가는 분들이 많다던데요.
"희귀질환 환자들은 해당 질병에 대한 치료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예측불허의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려면 정부가 지정한 거주지 근처 희귀난치성 질환 지역거점병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질환으로 거동도 불편한데 서울까지 올라가려면 수고도 만만치 않고요. 저희와 같은 지역거점병원은 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한 경험이 있고, 빠른 대처가 가능합니다. 대구·경북권 환자가 서울에서 진료를 받고 오히려 저희 병원을 추천받아 내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SMA와 관련해 추가로 진행 중인 연구가 있으신가요?
"SMA 환자들의 치료 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등을 확인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에서는 운동기능 점수를 주된 평가지표로 삼는데요. 실제 환자들이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거든요. 한 예로 손을 움직일 수 있다고 모든 환자가 볼펜을 잡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또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이끌 수 있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환자의 치료반응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찾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졸겐스마 등 혁신적인 치료제도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치료제가 있는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신생아 선별검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신생아 선별검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졸겐스마와 같은 혁신적인 치료제는 투여 시점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눈으로 보일 때에는 이미 환자의 운동기능이 상당히 많이 떨어진 상태죠. 그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료비를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출생 이후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해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까지 연결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의료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특히 SMA와 같이 치료제가 있는 질환이라면 더욱 시급하죠. 질환 인지도가 낮아 조기 진단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는 ‘진단방랑’의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해외에서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해외에서 신생아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치료까지 마치는데 2주 정도 소요될 때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지역 내 신생아를 대상으로 SMA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해 무증상 환자 1명을 발견해 바로 졸겐스마를 투여한 사례도 있어요. 좋은 치료제가 등장한 만큼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신생아 선별검사를 도입해 희귀질환 환자들도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