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장비 中 수출통제…삼성·SK "정부와 지속 협의"

기사등록 2022/10/09 09:00:00

당장 영향 제한적이나, 中 시설 첨단화 지연될 수도

'반사이익' vs '수출둔화'…장기 전망에서는 엇갈려

[서울=뉴시스] 이현주 이인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대중국 반도체 장치 수출을 막기 위한 신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7일(현지시간) 군사 분야는 물론 슈퍼컴퓨터 개발·유지 등에 사용되는 첨단 컴퓨팅 반도체 기술 등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 내 설비에서 가공되는 18㎚ 이하 D램과 128레이어 이상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16㎚ 이하 로직칩 가공 관련 기술에는 허가제가 적용된다. 특히 가공 설비가 중국 기업 소유인 경우에는 거부 추정(presumption of denial) 원칙이 적용된다.

사실상 관련 기술 수출이 전면 통제되는 셈이다. 다만 관련 가공 설비가 다국적 기업 소유인 경우에는 건별로 개별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의 경우 이 요건대로 개별 심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자회사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의 낸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생산한다. SK하이닉스도 D램 중국 생산 비율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향후 파장 등을 예의주시하며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협의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과제는 양국 정부가 건설적인 결론을 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은 각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중국 공장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개별 허가(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례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수출 절차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앞으로 장비 도입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의 도입이 지연될 경우 반도체 생산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그동안 추격이 거셌던 중국 낸드플래시나 파운드리 등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벌릴 기회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수출통제 계획이 나오지 않아 판단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중국 첨단산업이 고사하면 한국 반도체 수출에는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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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장비 中 수출통제…삼성·SK "정부와 지속 협의"

기사등록 2022/10/09 09: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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