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7월 소비물가동향 발표…소비자물가 6.3%↑
1998년 11월 6.8% 상승 이후 23년 8개월만 최대치
'장바구니 물가 비상'…시민들 "반찬가게가 더 저렴"
"집 밥·외식 중 무엇이 더 경제적인지 판단 어려워"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6%대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식 물가 외에 장바구니 물가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상승 폭은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로, 전월 6.0%보다도 0.3%포인트(p) 오른 수치다.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서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농축산물 등 물가가 평균보다 더 올랐다.
상품 물가는 1년 전보다 9.0% 상승했는데, 그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7.1%, 농산물 물가는 8.5% 상승했다. 또한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6.5% 상승했는데, 돼지고기(9.9%), 수입 소고기(24.7%)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수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3.5% 올랐으며, 달걀(-10.8%) 가격은 하락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9% 상승해 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실제 주부 정모(52)씨는 "최근 마트에 갔는데 열무 한 단에 8000원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제는 김치도 못 해 먹겠다"며 "이전엔 집에서 해 먹는 게 더 싸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요즘은 물가가 너무 올라 집 밥과 외식 중에 어떤 게 더 경제적인지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이모(51)씨도 "미리 장을 봐서 자취하는 딸에게 반찬을 싸주곤 했는데, 반찬가게에서 사 먹는 게 더 경제적일 것 같아서 이번엔 반찬 대신 돈 몇 만원을 쥐어줬다"며 "자취하는 직장인들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끼니는 제대로 챙겨 먹을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59)씨도 "이제 추석을 앞두고 있어 물가가 더 오를 텐데 말 그대로 마트나 시장 가기가 무섭다"고 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과 관련해 "정부는 민생·물가 안정 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과 점검·보완을 통해 효과가 신속히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와 민생 여건 개선을 위해 8월 추석 민생안정 대책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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