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보 모으면 잠실야구장 6배, 공보물은 여의도 10배
환경단체 "세금 낭비·기후 파괴 현수막 사용 중단하자"
시민들 "안 보는 공보물, 온라인 전환 등 변화 필요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06.02.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6/02/NISI20220602_0018875832_web.jpg?rnd=20220602155753)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막대한 양의 현수막·벽보·공보물 등 선거 쓰레기 처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반복되는 선거 쓰레기 문제에 시민단체들은 사용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선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만 선거 벽보 79만부, 공보물 5억8000만부, 현수막 12만8000여매 등이 발생했다.
선거가 끝나면서 쓸모를 다한 공보물들은 처분 대상이 됐다. 그런데 규모가 워낙 많다보니 쓰레기 처리 문제가 제기된다.
선거 벽보 약 79만부를 한곳에 모으면 15만9710㎡로, 잠실야구장 면적의 6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 공보물 약 5억8000만부를 모으면 여의도 면적의 10배 규모에 달하는 29㎢에 달한다. 선거공보와 벽보 인쇄에 사용된 종이량은 1만1953톤으로, 30년 된 나무 21만여 그루가 사용된 셈이다.
선거 현수막을 한 줄로 이으면 서울에서 도쿄까지 갈 수 있는 1281㎞에 이른다.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가 주 성분이라 재활용도 어렵다. 재활용되지 못한 현수막은 대부분 소각된다.
이에 환경 시민단체들은 선거 현수막 사용을 멈추고, 공보물은 온라인 자료로 대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녹색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매 지방선거마다 국민 세금 약 3000억원이 선거 보전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거공보물, 명함 등 인쇄물 제작비와 현수막 제작·게시 비용이 포함된다"며 "수십년 간 쓰레기로 남는 선거홍보물 문제가 지적되어 왔으나 개선되지 못했기에 선거철마다 해당 항목에 세금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뜯지 않고 버려지는 종이공보물과 플라스틱 오염 가중하는 선거 현수막에 더 이상 세금이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대형현수막과 거리현수막 사용이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 팀장은 "공약 등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는 공보물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여러 경로로 알 수 있다. 특히 후보자 정보는 벽보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아도 된다"며 "재활용이 어려운 현수막은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게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06.02.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6/02/NISI20220602_0018875842_web.jpg?rnd=20220602155753)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선거 현수막 사용을 줄이고 종이 공보물 배포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은 "폐지 자루를 보면 전부 다 세금으로 만든 공보물이다. 선거 때마다 공보물을 수거하고 버리다가 하루를 다 보낸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요새 공보물이나 현수막을 보고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관심 가는 후보가 있으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찾아보는 경우가 많고, 우리 집으로 온 공보물도 아직 우편함에 그대로 있다"며 "노인처럼 종이 공보물이 편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만 종이 공보물을 배포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녹색연합이 21대 총선 당시 진행한 '선거 홍보물 개선대책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 온라인 공보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률은 42.9%에 달했다.
주부 이모(59)씨도 "공보물이 아닌 방송 뉴스나 기사를 보고 정보를 얻는 편"이라면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가보면 온통 공보물인데, 대부분 뜯지도 않은 채 버려져 있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06.02.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6/02/NISI20220602_0018875836_web.jpg?rnd=20220602155753)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일대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