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다음주 새 거리두기 가능할까…"1주론 어려워"

기사등록 2021/07/02 08:00:00

"실질 조치 의미 없어…유행 상황 심하다는 신호"

델타형 변이·젊은층·경각심 저하…여름휴가 '악재'

"새 거리두기 미뤄야…시행 시 수도권 3단계 적용"

[서울=뉴시스]권창회 기자 =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연기한 지난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 '5인 이상 집합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 및 수도권은 6인 이상 모임 허용 등 내용이 담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1일 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1주일 유예했다. 2021.07.0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권창회 기자 =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연기한 지난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 '5인 이상 집합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 및 수도권은 6인 이상 모임 허용 등 내용이 담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1일 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1주일 유예했다. 2021.07.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이번 주까지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살핀 후 다음 주 초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주일만으로는 현재 유행 상황을 완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행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을 미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새로운 거리두기를 시행한다면 단계를 높여서 적용하거나 여름 휴가,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을 대비한 강화된 방역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수도권 3개 시·도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본 뒤 다음 주 초부터 수도권 지자체들과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재편 시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는 지난 1일부터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에서 적용 중이다. 당초 수도권은 새 거리두기 체계상 2단계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행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수도권 지역 유행세가 급증하자 수도권 3개 시·도가 중대본과 논의를 거쳐 시행을 일주일 뒤로 미뤘다.

이에 따라 수도권 3개 시·도에선 이달 7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직계가족은 8인까지), 오후 10시 이후 식당·카페 매장 내 취식 금지 및 실내체육시설·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 유흥시설 6종 집합금지 등 기존 거리두기 체계상 방역 조처가 유지된다.

정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다음 주 5~7일에 논의한 후 주 중반에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 적용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주일 만에 수도권에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 2단계를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유행이 억제되진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주 연기는 실질적 조치로선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예정된 거리두기 시행을 몇 주 미뤄야 할 만큼 유행 상황이 심해지고 있다는 신호로서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새 체계를 시행하기엔 델타형(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고, 접종률도 낮은데 방역 경각심까지 낮아져서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6월30일과 지난 1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이틀 700명대로 집계됐다. 1일 기준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환자 수는 612.3명을 기록해 42일 만에 600명대를 초과했다. 이는 직전 주 452.7명 대비 160명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1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712명의 85.3%는 수도권에서 나왔다. 6월 4주차 수도권 확진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인구 10만명당 13.9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11.7명), 40대(10.4명) 순으로 많았다. 젊은 층이 많은 주점, 유흥시설, 학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특히 알파(영국) 변이보다 전파력이 1.6배, 입원율이 2.26배 높다고 보고된 델타 변이 확산세가 우려된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음식점 및 경기 성남시 영어학원 집단감염 사례에서 델타 변이에 감염된 9명이 확인됐다. 역학조사에서 수칙 위반 사실이 발견됐고, 현재 변이 감염 여부를 추가 분석 중인 만큼 광범위하게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해운대·송정·광안리·다대포·송도·일광·임랑 등 부산 7개 해수욕장은 이날 전면 개장했으며, 오는 8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피서객을 맞이한다. 2021.07.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해운대·송정·광안리·다대포·송도·일광·임랑 등 부산 7개 해수욕장은 이날 전면 개장했으며, 오는 8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피서객을 맞이한다. 2021.07.01. [email protected]
수도권 지역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확산, 델타 변이 전파 가능성에 더해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은 새 거리두기 체계 적용에 악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비수도권 지역은 새 체계 1단계를 적용하되 14일까지 2주간 이행 기간을 거친다. 예외로 충남 전 지역과 강원·전남·경북·경남 등 개편안을 시범 적용하던 지역에선 이행 기간 없이 사적 모임 제한이 해제된다. 이런 상황에 여름철 비수도권으로 대거 휴가를 떠나게 되면 수도권 지역 감염이 비수도권으로 확산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미 주요 관광지 호텔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여름철에 각지로 관광객들이 퍼질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퍼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더 확산하면 8~9월에는 더 큰 유행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 새 거리두기 체계 시행을 늦추거나 새 체계에 따라 3단계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지역은 새 체계상 3단계 격상 기준인 확진자 500명 이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단계에선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유흥시설, 식당·카페,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은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또 여름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강화 대책 시행과 함께 젊은 층 예방접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기존 체계를 5~6개월간 했는데도 신규 확진자 수 500~600명대를 유지하다 갑자기 급증했다. 기존 거리두기 체계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이라며 "새 거리두기를 적용한다면 원칙대로 수도권은 3단계를 적용하고 여름철 방역 강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새 체계 적용하려면 8월 말에서 9월 초가 적합하다고 보지만, 그때까지 국민들이 기다리진 못할 것"이라며 "그 사이에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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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7/02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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