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 3강 구도 재편?…신세계·네이버 vs 쿠팡

기사등록 2021/06/16 14:09:11

신세계·네이버 연합 이베이코리아 인수

대규모 투자 예고한 쿠팡과 맞대결 예상

신세계 단숨에 e커머스 강자로 올라서

오프라인 유통 시너지 효과 기대 전망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앞으로 국내 e커머스 업계는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구도로 재편되고, 네이버·신세계 연합과 쿠팡이 경쟁하는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단숨에 e커머스 강자로

지난해 거래액 기준 e커머스 업체 순위는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순이었다. 거래액이 4조원 조금 안 되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신세계는 단순 거래액 합산으로 24조원이 돼 e커머스 2위 업체가 됐다.

다만 업계에선 앞으로 e커머스 판도가 네이버, 신세계, 쿠팡 3강 구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네이버+신세계와 쿠팡의 양강 체제로 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기 전부터 유통 부문에서 힘을 합쳐왔기 때문이다.

◇네이버·신세계 vs 쿠팡…양강 체제?

네이버와 신세계의 협업은 올해 초 가시화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경기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본사를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면서부터였다. 두 회사가 유통 부문에서 협업하게 될 거라는 전망이 쏟아졌고, 이 예상은 2개월 뒤 현실화했다.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온·오프라인 유통 협업을 약속하면서 2500억원 규모 지분을 맞교환 했다.

이후 두 회사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힘을 합쳐 나서면서 동맹 관계를 더 굳건히 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금액 약 4조원 중 80%는 신세계가, 20%는 네이버가 책임진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신세계는 약점을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 협업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세계는 약점으로 지적받는 온라인 유통 부문을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를 활용해 보완하고, 네이버는 신세계의 상품 구매·구성 능력을 이식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Global Investment Officer).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Global Investment Officer).
◇이번엔 내 차례…신세계의 반격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수조원 들여 인수한 건 e커머스 경쟁 구도에서 생존하는 것은 물론 유통 부문 전체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유통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최근 수 년 간 고전해왔다. SSG닷컴을 만들어 반전을 노렸으나 쿠팡 등 유통 테크 기업 진격에 밀려 e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전혀 잡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로 큰 수혜를 입고 달성한 거래액 4조원은 지난해 온라인 쇼핑 전체 거래액(161조원)의 2.4%에 불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쿠팡 등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온라인 쇼핑몰로는 도저히 경쟁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쿠팡은 지난 3월 상장 이후 약 5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같은 달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유통 부문 강화를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부문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신세계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라는 한 방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잡아야 유통 전체 잡는다

온라인 유통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앞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전체에서 최강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이 이베이코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게 된 이유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바꿔 말해 오프라인 유통만 가지고는 유통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이 먼저였고, 온라인 유통이 다음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이 구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 사태 직전이었던 지난해 1월 국내 유통 업태별 매출 구성비는 오프라인이 58%, 온라인이 42%였다. 올해 4월엔 오프라인이 52%, 온라인이 48%가 됐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 절정이던 지난해 상반기엔 온라인 매출 비중이 50%에 달하기도 했다. 온라인 유통 비중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세계는 오프라인 부문에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에서도 최상위권에 포진하게 되면 유통 전체로 볼 때 온라인 유통만 하는 기업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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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6/16 14:09:1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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