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영국 입국 7명 조사하니 5명이 '변이'…지역전파 우려 커졌다

기사등록 2020/12/30 16:32:40

최종수정 2021/01/02 19:24:53

변이 보유자, 지역사회 접촉자 발생

출발지 누락시 경유 입국 사각지대

[인천공항=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영국에서 확산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튿날인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12.29. kkssmm99@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영국에서 확산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튿날인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1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정성원 기자 = 12월 들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영국에서 입국한 7명을 조사한 결과 무려 5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중에는 국내 지역사회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례도 있는 데다, 정부가 경유 입국 시 출발지 확인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 만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 우려는 더욱 커졌다.

5명 중 3명은 일가족, 1명은 사후확진, 1명은 경유 입국

3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12월 7명에 대한 전장 유전체 검사 결과 5명에게서 '영국 변이'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전장 유전체 분석(whole-genome sequencing·WGS)은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해 유전체에서 발생하는 유전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이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최대 7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1~3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들은 이달 22일 영국 런던에서 입국한 일가족이다. 이들은 집중검역을 통해 확진자로 분류된 이후 격리 상태에서 변이 여부가 확인됐다.

4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지난 13일 입국한 이후 사후확진됐다. 이 확진자는 입국 후 자가격리 중 26일 심정지가 와 숨졌다.

5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지난 24일 영국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입국했다. 공항검역소 입국 검사를 거쳐 25일 확진됐고 바이러스 분석 결과 29일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4번째 변이 확진자 관련 추가 확진, 지역사회 접촉자 있어

5명 중 4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사후 확진자의 일가족 3명도 현재 양성판정을 받아 변이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 일가족 3명 중 2명은 배우자와 딸로, 이들은 모두 4번째로 변이가 검출된 사후 확진자와 같은 날 입국해서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일가족 중 나머지 1명은 이 사후 확진자의 사위로 지난달 8일 다른 가족들보다 먼저 입국했다.

사위는 당시 입국 후 자가격리를 거쳐 격리가 해제됐는데 가족들의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월27일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입국 이후 자가격리 해제일로부터 시간이 지나 확진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 환자도 이어 확진된 가족들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방대본은 "추정 전파 경로는 가족간 전파로 확인된다"며 "같은 공간에서 생활 후 감염된 사례로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를 가진 분에게서 감염됐다면 (바이러스가) 같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확진자는 격리해제 이후 확진 전까지 일산 동구 소재 병원, 미용실 등을 방문했다. 현재 이 확진자와 접촉한 4명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방대본은 "가족들이 각각 다른 상황에서 확진돼 검체가 늦게 도착한 경향이 있다"며 "(변이 여부는) 다음주 초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번째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26일 자가격리 해제 전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이동 중 자택복도에서 심정지가 발생했다. 당시 환자 부축 등 도움을 준 주민 3명과 출동 구급대원 4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구급대원 4명은 방호복을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밀접접촉자 7명은 코로나19 1차 진단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왔고 2차 검사가 진행 중이다.

5번째 변이 확진자, 아랍에미리트 경유

5번째로 변이가 확인된 확진자는 영국에서 입국해 아랍에미리트(UAE)를 경유해 국내로 들어왔다.

방대본은 "변이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유행하는 지역은 영국이고 영국 체류시간이 길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까지는 영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항의 경우 출발지와 도착지가 명확히 기재돼 있어 출국 국가를 파악할 수 있지만 경유의 경우엔 한계가 있다.

경유시 항공권을 분리 발권하면 출발지가 아닌 경유지까지만 표시되기 때문이다.

입국시에 건강상태질문서에서 방문했던 국가들을 기입하게 되어 있지만 이를 누락해도 확인하기가 어렵다.

방대본은 "항공권을 연계해서 발권하면 시스템을 통해 파악이 가능한데 분리 발권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이 확진자가 연계 발권을 했는지, 분리 발권을 했는지 또는 영국 방문 사실을 알렸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 퍼졌을 가능성…방역수준·경각심 늘려야"

정부와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영국발 변이의 국내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방대본은 "각각 자가격리 중과 검역 과정에서 진단된 것으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이 보유자의 추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했고, 이 변이 보유자도 밀접접촉자 7명이 발생했다.

게다가 경유 입국자의 경우 출발지를 모두 확인하기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방역당국의 설명을 통해 검역에서도 사각지대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월평균 국내·외 확진자의 5~10%를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검사를 한다. 12월 들어 국내외를 합쳐 총 191건의 전장 유전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영국 입국자의 경우 10~11월까지 9건, 12월엔 7건을 실시했다. 단 이외에도 출발지를 누락하고 들어온 입국자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에도 영국 입국자는 있었는데 다 바이러스 검사를 한 건 아니다"라며 "이미 국내에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방역수준과 경각심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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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영국 입국 7명 조사하니 5명이 '변이'…지역전파 우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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