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유죄 판결, '5·18 학살' 재입증…진실 찾기 단초될 것"

기사등록 2020/12/29 17:15:02

최종수정 2020/12/29 17:17:17

5·18기념재단,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재판 의미·과제 집담회

"진실 다시 확인…재판 증거·증언 활용, 진상 규명 속도내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형사 소송을 이끈 김정호 변호사가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민·형사 재판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0.12.29.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형사 소송을 이끈 김정호 변호사가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민·형사 재판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0.12.2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형사 재판 판결로 5·18민주화운동당시 신군부가 권력 찬탈을 위해 삼아 국민을 살상했다는 사실이 재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판 과정에서 사법부가 인정한 증거·증언을 토대로 40년 만의 진상 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5·18기념재단은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재판 성과와 남은 과제 집담회'를 열었다.

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형사 소송을 이끈 법률대리인 김정호 변호사는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1심 유죄 판결의 의미로 ▲역사적 사실로서 헬기 사격 재입증 ▲계엄군 자위권 발동 논리의 허구성 증명 ▲5·18 진상 규명의 디딤돌 등 3가지를 뽑았다.

그는 "전두환 회고록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은폐된 증거와 진실이 햇빛을 보게 됐다"며 "회고록에 담긴 5·18 관련 허위 주장은 출판 및 배포 금지 가처분 결정에서 인용된 것만 따져도 북한군 개입, 무기 피탈 시각, 광주교도소 등 69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비록 간접적인 죄명을 빌린 형식이었지만, 항쟁 40년이 지나 전두환을 다시 법정에 세우고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법부 판결을 통해 헬기 사격을 재확인한 것은 성과다"라고 평했다.

이어 "보안사 '충정업무 대비현황', '5·11연구위원회 내부 검토 자료' 등 5월21일 헬기 사격을 입증할 공식 기록이 사법부의 인정을 받아 사실로 굳어졌다"고 강조했다.

또 "전씨가 '국군이 국민을 적으로 간주해 공격했다'는 책임을 회피하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담은 회고록을 집필·출간했다는 점이 인정된 만큼, 자위권 발동 논리의 배경을 허물었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기념재단이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재판 성과와 남은 과제 집담회'를 열고 있다. 2020.12.29.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기념재단이 29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오월기억저장소에서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재판 성과와 남은 과제 집담회'를 열고 있다. 2020.12.29. [email protected]

향후 과제로는 형사재판 항소심 실형 선고를 통한 단죄, 재판 중 확보된 자료를 활용한 차질없는 5·18 진상 규명 등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1심에선 반성·사죄 없는 전두환에 대해 실형이 아닌 선처가 내려진 것이 아쉽다. 판결문에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질책하는 내용이 있지만 양형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내년부터 시작되는 항소심에선 사법적 단죄에 최선을 다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자료·증언 중에는 진상 규명에 유의미한 것들이 많다"며 "신군부가 1980년 5월21일 오전 8시 '진돗개 하나(최고 수준 전투 태세)'를 발령, 지상·공중 전 전력을 완전 무장했다는 취지의 군 문건이 공식 인정 받았다. 이는 지휘체계 이원화·집단 발포의 경위를 규명할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공동 저자인 이재의 5·18기념재단 자문위원은 "회고록 재판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준 교훈 중 하나는 피해자 또는 당사자 진술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진술 조사가 중요하고 (진상 규명의) 핵심을 잘 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또 "사법적 절차는 책임자 처벌 외에도 역사적 사실을 확정 짓는다는 의미도 있다. 진상 규명과 사법적 절차가 꾸준히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회고록 재판 과정이 진상 규명의 방향과 함의점을 충분히 제시했다. 미완의 5·18 진실을 찾는 데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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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유죄 판결, '5·18 학살' 재입증…진실 찾기 단초될 것"

기사등록 2020/12/29 17:15:02 최초수정 2020/12/29 17: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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