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외 엑소·갓세븐·세븐틴도 입대 연기?…시행령 개정 관건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방탄소년단(BTS) 병역 이행 문제로 촉발된 병역법 개정 문제가 새 병역법 공포라는 결실을 봤다. 하지만 구체적인 병역 연기 대상 선정 기준, 그리고 체육인과의 형평성 문제 등 쟁점은 아직 남아있다.

22일 공포된 병역법을 보면 '병역판정검사 및 입영 등의 연기'를 다룬 60조가 개정의 핵심이다.

기존 60조는 지방병무청장에게 '국위선양을 위한 체육 분야 우수자'에게 징집이나 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번에 개정된 새 60조를 보면 징집·소집 연기 대상이 '국위선양을 위한 체육·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 등 한류 스타들이 합법적으로 병역 이행 시기를 늦출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됐다.

그간 유명 남성 연예인들은 입대를 늦추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들은 석사나 박사 과정을 밟음으로써 26~28세까지 입영을 연기한 뒤 질병이나 심신장애 등을 이유로 30세까지 입영기일을 재차 늦추는 방식을 써왔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앞으로는 한류스타로서 외국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으면 30세까지 별도 절차 없이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이제 관심사는 방탄소년단 외에 누가 혜택을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새 법은 '체육·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의 범위와 연기의 제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병역법 시행령에는 아직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의 입영 연기에 관한 조항이 없다. 국방부와 병무청 등이 새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

새 조항은 '체육선수의 입영 등 연기'를 다루는 124조의3과 유사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124조의3은 체육인 중 병역 연기 허용 대상을 ▲경기단체에 선수로 등록된 사람으로서 대한체육회장이 추천한 국가대표선수 ▲우수 선수 중 국내 전국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선수 또는 국위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는 선수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추천한 사람 등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관한 조항 역시 한류 스타가 세운 업적과 성과 등을 기준으로 삼을 전망이다.

대중문화예술 우수자를 뽑기 위한 기준은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병무청 등이 검토 중인 입영연기 대상 범위는 '문화 훈·포장 수훈자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위선양에 공이 있다고 인정해 추천한 자'다. 국제 무대 입상 기준 등 세부 내용이 정해지는 대로 병역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엑소, 갓세븐, 세븐틴 등 남성 한류 스타들 중 누가 병역 이행 시기를 연기할 수 있을지 여부는 병역법 시행령의 세부 내용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다만 국방부가 병역 연기 혜택을 남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일부 한류 스타는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는 이날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 우수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전성기 활동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입영 연기가 남발되지 않고 최소화되도록 엄격히 정할 계획"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향후 체육 우수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의 병역 연기 기한을 30세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체육 우수자의 병역 연기 기한은 27세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와 마찬가지로 전성기가 짧은 체육선수들에게 병역 연기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반발이 일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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