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중국의 '우한 폐렴'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 보건 당국이 17일 코로나 19 누적 사망자 수를 50% 상향 수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우한시는 시내 의료기관, 주민센터 및 화장시설을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코로나 19 사망자 1290명이 통계에서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시의 누적 사망자가 2579명에서 3869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확진자는 325명 추가에 그쳐 5만333명으로 수정되었다.
중국 전체 및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0시 기준 누적 사망자 수를 언제나처럼 이날 9시 발표했던 중국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 수정 발표 직후 이를 그대로 인용해 보정한 새 누적 통계를 내놓았다.
중국의 코로나 19 총사망자는 4632명이고 총 확진자는 8만2692명이라는 것이다. 어느새 세계 9위로 떨어졌던 중국의 누적 사망자 규모가 4093명의 독일을 제치고 8위가 되면서 벨기에(4857명) 및 이란(4958명) 등과 함께 4000명 대 그룹을 형성했다.
그러자 미국과 서구 언론들이 중국의 사망자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은 이란과 함께 그간 서구 언론과 국제사회로부터 코로나 19 관련 통계 신뢰성에 대한 의심을 강하게 받아왔다. 국제사회의 검증 압력이 점점 세지자 '제발 저린' 중국이 우한시를 내세워 슬며시 통계 수정에 나섰지만 본질은 사실 은폐라는 것이 서방 언론의 논조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은폐가 아닌 누락 확인에 불과하며 이는 서방이 자랑하는 '투명성'의 제고를 위해 실시한 검사 결과라고 맞섰다.
코로나 19에 관한 중국 공식 통계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을 비판하는 서방 국가라고 해서 이런 '통계 소동'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며 통계 신뢰성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당장 영국 보건장관은 17일 코로나 19 통계가 24시간 정도의 시차를 둔 정상적 현실 반영이 아니라 '며칠간'의 시차가 있는 왜곡된 상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영국은 애초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4개 지방정부 별로 집계해 이를 중앙 통계청에 보내는 데서 상호 시간 차이가 있어 사망자와 확진자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변경되어왔다.
매쑤 핸콕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초기에는 사망자 수가 모두 통계청에 수합되는 데 2주 간의 시차가 있지만 지금은 5일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영국의 금일 코로나 19 통계는 말이 오늘이지 닷새 전까지만 반영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BBC는 "우리가 영국 코로나 19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 시기는 오로지 모든 것이 종료된 뒤의 소급 점검 때일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것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병원이 아닌 요양원과 집 등 공동체에서 사망한 경우의 통계 처리다. 이것은 서방 국가 대부분이 시달리고 있는 문제이며 스페인, 프랑스 및 미국이 좋은 예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17일 17개 지방 자치정부에 코로나 19의 사망자 수를 중앙에 보고할 때 '사망자' 정의를 통일해줄 것을 요구했다. 즉 WHO가 내린 지침대로 코로나 19 사망자를 "증상 유무 및 사망 장소는 따지지 말되 진단검사를 받은 경우에 한정"하라는 것이다. 테스트를 안 받았으면 의심스럽더라도 코로나 19 사망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가 이런 요구를 한 것은 이틀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병원이 아닌 요양원, 자택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사망증명서를 장의사 사무실까지 포함해 검사한 결과 3200명의 코로나 19 사망자가 누락되었다고 중앙에 보고한 때문이다. 3200명은 테스트는 안 받았지만 엄연한 사망증명서에 코로나 19로 죽었다는 사실이 명기되어 있어 그 전에 보고한 3700명에다 추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테스트 여부를 시금석으로 삼은 WHO 지침을 내세워 이를 수용하지 않을 태세다. 카탈루냐 지방만 이런 누락이 있다고 볼 수 없고 17개 자치정부가 다 해당될 수 있다. 그러면 문제의 누락 사망자는 스페인에서 1만 명이 넘을 수도 있어 보인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스페인의 세계 3위 누적 사망자 1만9315명은 진정한 숫자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미국도 진단검사와 사망증명서 간의 괴리 때문에 통계가 요동을 쳤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두 나라는 '무 테스트, 유 사망증명서 사인'인 경우에 코로나 19 사망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일일 추가사망 규모가 400명 대였던 4월2일 4000여 명이었던 누적 사망자가 24시간 뒤 5300여 명으로 갑자기 뛰었고 4월5일에는 7500명 대까지 불어났다. 사흘 새 사망자가 3500명이나 급증했다. 바로 이 요양원과 자택에서 테스트 받지 않고 사망했으나 행정 절차상의 사망확인서 작성 단계에서 코로나 19로 사인이 기재된 사람들을 일괄 포함시킨 데 따른 폭증이었다.
중앙 통계기관이 없는 미국에서도 4월14일 '테스트 무, 사망증명서 사인 유'의 사망자들을 뉴욕시가 코로나 19의 '개연성' 사망자로 분류해 누적 사망자에 합산시키기로 해 일일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 1500명 대였던 미국의 하루 사망자가 14일 하루 동안 4800여 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에 잡혔고 존스홉킨스대 CSSE 통계에도 하루 뒤에 반영되었다.
17일 중국 우한시와 중앙 위건위의 누적 사망자 상향 수정은 이 같은 영국, 스페인, 프랑스 및 미국의 통계 변경 소동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차이가 있다면 서방 국가들은 진단검사 서류는 없을지라도 사망증명서 문건이라는 증빙을 갖춘 사망자에 한해 '코로나 19 사망자'로 합산했다는 점이다.
우한시가 뒤늦게 합산한 1290명이 이런 사망증명서를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우한시는 시내 의료기관, 주민센터 및 화장시설을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코로나 19 사망자 1290명이 통계에서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시의 누적 사망자가 2579명에서 3869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확진자는 325명 추가에 그쳐 5만333명으로 수정되었다.
중국 전체 및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0시 기준 누적 사망자 수를 언제나처럼 이날 9시 발표했던 중국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 수정 발표 직후 이를 그대로 인용해 보정한 새 누적 통계를 내놓았다.
중국의 코로나 19 총사망자는 4632명이고 총 확진자는 8만2692명이라는 것이다. 어느새 세계 9위로 떨어졌던 중국의 누적 사망자 규모가 4093명의 독일을 제치고 8위가 되면서 벨기에(4857명) 및 이란(4958명) 등과 함께 4000명 대 그룹을 형성했다.
그러자 미국과 서구 언론들이 중국의 사망자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은 이란과 함께 그간 서구 언론과 국제사회로부터 코로나 19 관련 통계 신뢰성에 대한 의심을 강하게 받아왔다. 국제사회의 검증 압력이 점점 세지자 '제발 저린' 중국이 우한시를 내세워 슬며시 통계 수정에 나섰지만 본질은 사실 은폐라는 것이 서방 언론의 논조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은폐가 아닌 누락 확인에 불과하며 이는 서방이 자랑하는 '투명성'의 제고를 위해 실시한 검사 결과라고 맞섰다.
코로나 19에 관한 중국 공식 통계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을 비판하는 서방 국가라고 해서 이런 '통계 소동'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며 통계 신뢰성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당장 영국 보건장관은 17일 코로나 19 통계가 24시간 정도의 시차를 둔 정상적 현실 반영이 아니라 '며칠간'의 시차가 있는 왜곡된 상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영국은 애초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4개 지방정부 별로 집계해 이를 중앙 통계청에 보내는 데서 상호 시간 차이가 있어 사망자와 확진자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변경되어왔다.
매쑤 핸콕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초기에는 사망자 수가 모두 통계청에 수합되는 데 2주 간의 시차가 있지만 지금은 5일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영국의 금일 코로나 19 통계는 말이 오늘이지 닷새 전까지만 반영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BBC는 "우리가 영국 코로나 19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 시기는 오로지 모든 것이 종료된 뒤의 소급 점검 때일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것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병원이 아닌 요양원과 집 등 공동체에서 사망한 경우의 통계 처리다. 이것은 서방 국가 대부분이 시달리고 있는 문제이며 스페인, 프랑스 및 미국이 좋은 예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 정부는 17일 17개 지방 자치정부에 코로나 19의 사망자 수를 중앙에 보고할 때 '사망자' 정의를 통일해줄 것을 요구했다. 즉 WHO가 내린 지침대로 코로나 19 사망자를 "증상 유무 및 사망 장소는 따지지 말되 진단검사를 받은 경우에 한정"하라는 것이다. 테스트를 안 받았으면 의심스럽더라도 코로나 19 사망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가 이런 요구를 한 것은 이틀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병원이 아닌 요양원, 자택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사망증명서를 장의사 사무실까지 포함해 검사한 결과 3200명의 코로나 19 사망자가 누락되었다고 중앙에 보고한 때문이다. 3200명은 테스트는 안 받았지만 엄연한 사망증명서에 코로나 19로 죽었다는 사실이 명기되어 있어 그 전에 보고한 3700명에다 추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테스트 여부를 시금석으로 삼은 WHO 지침을 내세워 이를 수용하지 않을 태세다. 카탈루냐 지방만 이런 누락이 있다고 볼 수 없고 17개 자치정부가 다 해당될 수 있다. 그러면 문제의 누락 사망자는 스페인에서 1만 명이 넘을 수도 있어 보인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스페인의 세계 3위 누적 사망자 1만9315명은 진정한 숫자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미국도 진단검사와 사망증명서 간의 괴리 때문에 통계가 요동을 쳤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두 나라는 '무 테스트, 유 사망증명서 사인'인 경우에 코로나 19 사망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일일 추가사망 규모가 400명 대였던 4월2일 4000여 명이었던 누적 사망자가 24시간 뒤 5300여 명으로 갑자기 뛰었고 4월5일에는 7500명 대까지 불어났다. 사흘 새 사망자가 3500명이나 급증했다. 바로 이 요양원과 자택에서 테스트 받지 않고 사망했으나 행정 절차상의 사망확인서 작성 단계에서 코로나 19로 사인이 기재된 사람들을 일괄 포함시킨 데 따른 폭증이었다.
중앙 통계기관이 없는 미국에서도 4월14일 '테스트 무, 사망증명서 사인 유'의 사망자들을 뉴욕시가 코로나 19의 '개연성' 사망자로 분류해 누적 사망자에 합산시키기로 해 일일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 1500명 대였던 미국의 하루 사망자가 14일 하루 동안 4800여 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에 잡혔고 존스홉킨스대 CSSE 통계에도 하루 뒤에 반영되었다.
17일 중국 우한시와 중앙 위건위의 누적 사망자 상향 수정은 이 같은 영국, 스페인, 프랑스 및 미국의 통계 변경 소동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차이가 있다면 서방 국가들은 진단검사 서류는 없을지라도 사망증명서 문건이라는 증빙을 갖춘 사망자에 한해 '코로나 19 사망자'로 합산했다는 점이다.
우한시가 뒤늦게 합산한 1290명이 이런 사망증명서를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