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제정책]성장률 2% 턱걸이 홍남기號, 내년 2.4% 전망도 '불투명'

기사등록 2019/12/19 11:50:00

최종수정 2019/12/19 14:35:28

올 경제 성장률 2.0%…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

내년 성장률 OECD·IMF보다 높아…"정책 의지 반영"

12개월 추락했던 수출 오름세 전환…내년 3.0% 증가

내년 취업자 증가 25만명…고용률 올해보다 더 높여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9.11.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9.11.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장서우 기자 =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높은 2.4%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투자·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외 여건 악화로 투자·수출이 쪼그라드는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애초 예상보다 낮은 2.0%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바닥 찍은' 수출, 증가세로 전환…고용률 올해보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실질 GDP)을 올해 전망치(2.0%)보다 0.4%포인트(p) 올린 2.4%로 잡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 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경상성장률(물가상승을 포함한 성장률)은 3.4%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내년 우리 경제는 투자 중심의 내수 증가세가 확대되고 수출이 개선되는 등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봤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목표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은행 전망치인 2.3%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2%보다도 높다.

올해 12개월 감소하며 바닥을 쳤던 수출은 세계교역 회복,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내년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모리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고 선박도 증가세 전환이 기대된다. 전기차·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성장동력 품목 수요 확대도 수출에 긍정적이다. 올해 부진했던 수입도 내년에 2.5% 증가하며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올해 전망치(580억 달러)보다 다소 확대된 595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품수지는 수출 증가로 흑자폭은 올해(751억 달러)보다 큰 808억 달러로 관측된다. 그러나 상품 외 수지는 소득수지 축소로 적자 폭이 213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망이 엇갈렸다. 지난해(-2.4%)에 이어 올해 전망치(-7.7%)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내년 5.2% 증가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수주 증가 전환, 제조업 가동률 상승, 올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업종과 정보통신업 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지난해(-4.3%), 올해(-4.0%)에 이어 내년에도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수주·주택착공 등 선행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민·실수요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등 공적 주택의 건설 확대 등이 감소 폭 확대를 다소 완충할 것으로 기대됐다.

민간소비는 2.1% 증가가 예상된다.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복지분야 예산 확대에 따른 이전소득 증가가 실질구매력을 끌어올릴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최근 소비심리 회복 및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도 국내 소비를 높이고 있다.

내년 취업자 수는 25만 명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가능인구가 23만1000명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는 올해보다 다소 줄었으나 고용률은 올해 전망치(66.8%)보다 높여 67.1%를 목표로 세웠다. 정부는 '직접 일자리'의 수를 올해(80만개)보다 확대된 94만개를 목표로 내세웠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내년에도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노인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올해 0%대 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었던 소비자 물가는 내년 1.0%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올해 농산물 가격 하락의 기저효과와 유류세 인하 종료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점쳐진다.


◇2차례 내린 올해 경제성장률…결국 2.0% '턱걸이'

올해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투자·수출이 모두 쪼그라들면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정부는 애초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2.7%로 전망했다. 하지만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4~2.5%로 낮췄다. 우리 경제의 둔화세가 지속되자 지난 10월 성장률 목표치를 2.0~2.1% 수준으로 다시 한 번 내렸다. 두 차례 수정 전망 끝에 간신히 2.0%를 방어할 것으로 본 것이다.

수출은 반도체 단가 하락과 세계교역 둔화 등의 영향으로 10.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 또한 투자 부진,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6.4% 줄어들 것으로 점쳤다. 자본재·원자재 수입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소비재 수입도 증가 폭이 둔화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경상수지는 수출 부진으로 흑자폭이 축소돼 580억 달러 흑자에 멈출 전망이다.

민간소비는 1.9% 증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비스 소비 증가세가 확대됐으나 해외여행 둔화로 해외소비가 감소하면서 민간소비 증가를 끌어내렸다. 농산물 가격 안정 및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소비자 물가는 0%대(0.4%) 상승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7.7%, 4.0%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여파로 기업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설투자는 신규 아파트 착공이 감소하는 등 주거용 건물건설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암울한 경제지표 속에 고용만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올해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돼 28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올해 고용률은 지난해(66.6%)보다 상승한 66.8%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정부의 성장률 목표와 관련해 "미중 무역갈등 요인이 세계 GDP의 0.3%p 정도 영향 미친다는 한은이나 여러 기관들이 전망 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로 불확실성이 조금 사라진 점을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저성장 시기는 최단 기간 내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외여건도 조금씩 개선되고, 정부도 투자, 소비, 확장 재정, 수출 등 4가지 영역에서 정책 효과를 내며 하루빨리 정상 성장궤도로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제정책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0.1%p 올라갈 거라고 예측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미는 미국 성장률이 0.2%p 상승할 것으로 봤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0.1% 오를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도 평균 0.06%가 상승한다는 KDI 계산에 따라 경제성장률 2.4%는 가능한 수치라는 게 기재부 측 설명이다.

이억원 경제정책국장은 "정부가 확실히 효과를 내겠다는 정책 의지까지 반영해 내년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하방압력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방어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내년 반등 모멘텀을 어떻게 확실히 만들고 끌어올릴까 하는 적극적인 측면에 방점을 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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