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건조정에 조국 '증인채택' 새 국면…청문회 무산되나

기사등록 2019/08/29 19:13:50

국회 법사위, 조국 청문회 증인채택 무산…일정도 의결 안돼

與 안건조정 카드에 野 청문회 일정 미상정으로 대응

출석요구서 송달 시한 넘겨…'증인없는 청문회'냐 '일정 연기'냐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참고인 채택의 건 등을 안건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2019.08.29.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및 증인, 참고인 채택의 건 등을 안건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윤해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범위를 놓고 펼쳐지고 있는 여야의 격렬한 줄다리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조 후보자 가족들에 대한 증인채택 결사저지에 나선 여당이 29일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건과 관련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면서다.

이에 여야 간사 간에 합의된 다음달 2~3일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까지 확정되지 않고 안건조정위 이후로 넘어가면서 청문회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조 후보자 청문회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논의했지만 격렬한 공방 끝에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후보자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의혹과 관련이 있는 가족을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자질·능력 검증과 무관한 가족을 청문회장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각각 굽히지 않으면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한국당이 요구한 조 후보자 가족 포함 25명의 증인 채택 요구건에 대한 표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는 앞서 이날 오전 이뤄진 법사위 여야 간사 회동에서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증인 채택을 표결로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법사위는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무소속 1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 후보자 가족 증인채택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으로서는 보조를 맞춰 줄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부재 중이어서 표결이 실시된다면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안건조정위 구성 카드를 꺼내들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안건조정위는 상임위에서 여야 이견이 극심한 안건에 대해 소수(6명)의 조정위원들이 최장 90일까지 심사할 수 있게 한 제도로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만 있으면 가능하다.

현재 9월2~3일로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이 잠정 확정돼 있는 상황에서 안건조정위로 증인 채택건이 넘어갈 경우 증인 없이 청문회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사청문회법상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을 위해서는 청문회 5일전까지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을 한 뒤 증인과 참고인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이 증인 채택 시한이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청문회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은재, 주광덕, 김도읍, 김진태, 정점식 의원. 2019.08.29.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청문회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은재, 주광덕, 김도읍, 김진태, 정점식 의원. 2019.08.29. [email protected]
민주당으로서는 증인 채택 관련 야당의 표결 강행을 막는 동시에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출석까지 막을 수 있는 카드였던 셈이다.

민주당이 안건조정위 구성 신청서를 제출하자 야당 법사위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여 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이유로 법사위를 정회시켰다.

그 사이 한국당 법사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진태 의원은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해 90일 동안 하게 됐다. 조국 청문회를 하자면서 증인 채택과 관련 90일 동안 논의하자면 어떻게 되는거냐"며 "이틀간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한 명도 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렇게 해서 인사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뒤 한국당 법사위원들은 원내대표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나온 반격 카드가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안건조정위 이후로 미루는 것이었다.

한국당 소속인 여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를 증인도 없이 진행해서 대통령이 임명해버리면 청문회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청문계획서 자체를 의결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개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 위원장은 민주당의 안건조정위 요구를 이유로 증인 채택 건 뿐만 아니라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이 담긴 청문회 실시계획 건도 상정하지 않은 채 산회를 선포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청문회 일정과 자료제출 요구 건만이라도 먼저 의결해야 한다며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표창원 의원은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한다고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며 "안건 1(청문회 실시계획 채택 건)과 2(자료제출 요구건)는 의결하고 안건 3(증인·참고인 채택건)은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산회 후 3당 간사는 증인 채택과 안건조정위 구성 등을 협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헤어졌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가족을 청문회 증인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안건조정위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가족 증인채택은 필수적이며 안건조정위로 갈 경우 청문회 일정도 순연시켜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말 없이 들어가고 있다. 2019.08.2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말 없이 들어가고 있다. 2019.08.29. [email protected]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의 딸은 제일 뜨거운 이슈이고 쟁점임에도 불구하고 증인에서 빼기로 했다. 더 이상은 양보할 수 없다"고 했으며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증인 채택을 하지 않고 2~3일 청문회를 하든가 그게 안되면 날짜를 순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3일 조 후보자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여 위원장도 "2~3일 청문회가 개최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증인을 부를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청문회 증인·참고인 채택을 위해서는 청문회 5일전까지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을 한 뒤 증인과 참고인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한다. 따라서 이날까지는 증인을 채택했어야 다음달 3일 청문회에 증인 출석을 강제할 수 있었다.

결국 당초 예정대로 9월2~3일 청문회를 진행하되 증인 없는 청문회로 가느냐 아니면 증인 채택 협의를 위한 시간을 좀 더 갖고 청문 일정을 연기하느냐의 양자택일만 남은 셈이지만 어느 쪽도 쉽지 않아 청문회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증인 없는 청문회는 절대 안된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지만 반대로 여당은 가뜩이나 청문회법상 정해진 법정시한을 넘긴 다음달 3일 청문회까지도 합의해준 마당에 더 연기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 완고하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일정을 어떻게 더 연기하냐. 특히 9월3일은 대통령의 날짜"라며 "대통령의 날짜인데 이것을 국회가 연기하는 것은 상식도 아니고 법도 아니다"라고 했다.

법정시한을 넘기면서까지 9월2~3일 청문회를 문재인 대통령이 양해해줬지만 더 이상의 일정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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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8/29 19:13:5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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