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의 세 유형…결국 만만한 사람한테 화풀이
만악의 근원 '가정 폭력'…아이들 성격 파탄, 범죄자로
부모 보호 못 받고 돈은 필요하니 랜덤 채팅앱에 몰려
1997년 IMF 때 중산층 몰락하며 문제 부모, 아이 폭증
성산업이 IT 산업의 허울을 쓰고 번창…양진호의 탄생
소년원서 제과 제빵 배운 아이들 재범율이 낮은 이유
18세 아이 쫓아다니다 칼로 찌른 방화살해범 안인득
스토킹을 범죄화 하면 인명 피해 다수 막을 수 있다
전자발찌 제도 도입 역할한 것 성과…재범 많이 줄어
한 명 한 명 아주 개별화된 방식으로 관리하게 돼
조두순보다 더한 자 많은데 정부는 언론 보도만 신경
더 끔찍한 사건 얼굴 공개 안 하고 고유정 얼굴 공개
고유정처럼 전과 하나 없는 새로운 유형 갈수록 늘어
【서울=뉴시스】지승호 인터뷰 전문 작가 = 각종 범죄에 관해 가장 활발하게 발언하고, 제도적인 대안도 꾸준히 제기해온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를 8월 6일 오후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엽기적인 범죄들이 하루가 머다하고 발생하지만 대응책을 찾기 어려워보이는 시절이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이수정 교수는 범죄심리학 연구를 통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는 공익적 활동을 20여년간 하고 있습니다. 바쁜 연구 활동 와중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비롯한 많은 프로그램에서 자문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수정 교수는 오래전부터 '조현병 환자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해왔었고, '아동 청소년을 위한 예산 투입을 확충해서 미래의 범죄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를 줄곧 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와 정치권의 대응은 미흡하기만 합니다. 답답함을 토로하는 중에도 이수정 교수는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중시하고,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승호(이하 지) – 교수님께서는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라는 책에서 한국형 범죄로 '묻지마 범죄, 가정폭력, 주취폭력'을 꼽으셨는데요, 얼마 전 미국에서 두 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어떻게 보면 혐오범죄이자 일종의 묻지마 범죄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것이 한국의 묻지마 범죄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이 – 미국 같은 경우는 테러에 해당하는 건데 테러는 분명하게 적대감의 대상이 명기가 되죠. 보통 특정한 종교 집단을 대상으로 한다든가, 특정한 인종을 대상으로 한다거나. 그렇기 때문에 단순 화풀이 범죄로 보기는 어렵고 확신범, 그게 합리적 확신이든 아니든 간에 신념에 기인해서 총기 난사가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훨씬 많구요. 폭발물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끝에 911 테러 같은 것이 있겠죠.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는 일단 물리적 환경이 매우 다르죠. 테러 위험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리고 아무래도 단일 민족이다보니까 인종 또는 종교적 신념에 기인한 혐오범죄가 발생할 개연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묻지마 범죄는 대개 흉기 난동 정도인데 그 중에 상당수가 관리되지 못한 조현병 환자들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들이죠. 지금 묻지마 범죄자들을 연구를 하면 세 가지 유형이 존재하는데요. 그 중에서 비중이 큰 몫을 차지하는 유형이 정신질환자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전과가 굉장히 많이 누적돼 이판사판이 되어서 누구라도 분풀이 대상이 필요한 사람들, 이렇게 두 가지가 큰 부류를 차지하구요. 나머지 한 가지 유형이 갑자기 실직을 해서 은둔형 외톨이처럼 생활을 하다가 신용불량자가 돼 결국은 자살 시도를 하다가 이도 저도 안 되어서 흉기를 들고, 전 직장 상사나 국회의원이나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자신의 불만을 호소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는 범죄가 최근에 많았습니다. 문제는 만만한 사람들한테 화풀이를 하고 끝난다는 거죠.
지 – 가정폭력 이런 문제들이 여전히 심각한데요. 아내를 때린다든지, 아이들에 대한 폭행이라든지, 어릴 때부터 양성평등 교육을 받지 못해서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 제가 볼 때는 양성평등 교육이니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고 그냥 집안에서 폭행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우리는 집안에서 폭행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 '내 공간이고, 거기서 내 맘대로 하는데 니네가 뭐냐'는 태도가 만연되어 있죠. 사실 만병의 근원이 가정 폭력이에요. 그것을 다스리지 못하면 연쇄살인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사람들이 거기에 대한 문제 의식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어떤 사람이 여자를 폭행하는데,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당연히 뜯어말리죠. 그러다가 "내 마누라다" 그러면 웬만하면 다 그냥 가잖아요. 그래가지고는 안전한 공간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가정폭력이 난무하는 집구석에서 큰 아이들은 성격파탄자들이 되는 거구요. 그런 애들 중에 일부가 조발비행(早發非行)을 하고, 상습적으로 비행을 해서 상습범죄자가 되어서 결국 연쇄살인범이 되기도 하는 거구요.
지 – 어릴 때 생각해보면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때리거나 해도 뭐라고 하지 못했는데요. 요즘은 그런 인식은 바뀌었는데, 여전히 안 보이는 데서 때린다는 거잖아요.
이 – 옛날에 애들을 때리는 부모의 사고 방식은 지금하고는 다소 달랐죠. 훈육을 하기 위한 폭력이 용인되는 사회였습니다. 그리고 때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리면서 동시에 소도 팔고 논도 팔아서 대학도 보냈죠.(웃음) 그러니까 그와 같이 부모로서 헌신을 하면서 동시에 훈육 차원에서 폭력이 용인되는 것과, 요즘같이 가정은 해체 지경에 이르렀고 경제적으로 지원도 안 해주면서 화풀이로 애를 패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거에요. 요즘은 이혼을 하면서 어떻게든 새끼는 안 키우겠다고 떠맡기잖아요. 결국에는 애들이 내팽겨쳐져서, 비행이라는 것이 대개 가정 환경의 결핍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거거든요. 성매매 하는 여자애들이 나쁘다, 그러면 그렇게 하게 내팽개쳐놓은 근본 원인이 뭐냐, 집구석에서 전혀 아이를 보호할 생각이 없으니까. 아버지는 술 마시고 들어와서 애들 패고, 엄마는 우울증이 있고, 애들은 어떻게 돌볼 건가요? 전혀 보호가 안 되는 상황에서 애들은 나름대로 돈이 필요하죠. 과거에는 성매매 업소를 찾아다녀야 됐지만, 요즘은 오프라인 사창가는 다 없어져서 전부 온라인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결국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산업이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번창하고 있잖아요. 번창일로죠. IT 산업의 허울을 뒤집어쓰고. 그게 다 랜덤 채팅앱이고, 그래서 거부(巨富)가 된 사람이 양진호 같은 사람이구요. 그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부모가 애들을 보호하지 못해서 그런 거구요. 가정에서 폭력이 난무하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문제를 아이들만 비난하면서 엄벌주의를 택한다고 해서 절대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지 – 예전의 아이들은 커서 뭐가 되겠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그런 기대도 못하는 계층의 아이들이 좋지 않은 환경에 계속 노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 그러니까 이게 199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IMF 때부터 2000년대에 두 번의 금융난을 거치면서 그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었습니다. 그 당시 중산층의 몰락이 당시에는 성인들의 개인 파산, 신용 불량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됐지만, 문제는 그렇게 해서 부모 노릇을 못하게 되면 그런 집에 있는 아이들이 비행으로 발을 들여놓을 거구요. 10년 후, 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그런 아이들이 20대 초반이 되면서 심각하게 양산되는 사태로 번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산출되느냐, 책임지지 못하는 부모가 너무 많이 늘었죠.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 비속 살해, 아이들을 유기하고, 낙태시키는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연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20대가 된 사람들이 어린 아이들일 때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해서 부모 사랑을 모르고, 부모로서 사랑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그런 계층들, 그런 구성원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예견된 일이라고 보는 거죠. 우리가 그러면 뭘 놓쳤느냐, 결국 아동 청소년을 잘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을 외면했다는 거예요. 그건 누구 책임이냐, 개인 당사자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국가에서 예산 배정을 할 때 아동청소년 인구가 줄어들거라고 해서 관련 예산을 다 삭감시켰던 전례가 있구요. 그것은 진보 정권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지금도 아동 청소년 대상 예산은 고려 대상에서 가장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죠. 왜냐하면 아이들은 유권자가 아니고 목소리가 적으니까요. 문제는 그렇게 해서 아이들만 망친 것이 아닙니다. 발전된 온라인 하이테크놀로지를 범죄에 활용을 해 가장 크게 이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도박이고, 다른 하나는 성산업이죠. 온국민을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안방에서도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구요. 그러고는 똑같은 매커니즘으로 아이들을 사고 파는 거죠. 가장 취약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러한 성산업으로 유입이 되는 거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른들이 조건 만남이라고 해서 아이들을 채팅으로 유인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그런 것들이 만연이 되고 그게 제재가 안 되면서 아이들이 직접 나서서 포주 노릇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4~5년 전부터는 그런 종류의 청소년 집단 폭력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죠. 부산에서나 관악산에서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집단폭력, 물론 남자들도 끼어있을 수 있는데요. 그런 것들을 보면 엄벌에 처하라고만 하는데, 그 아이들이 사실은 사회적인 착취 구조의 가장 말단에서 피해자로서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 다 외면을 하죠. 그러니까 지금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와 같은 자유로운 온라인 활동들을 제재하고 감시하는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함정 수사를 할 것도 아니구요. 그러니까 계속 이런 식으로 점점 더 처참한,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나겠죠.
지 –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겠네요.
이 – 이미 그렇게 되고 있구요. 자기 새끼를 돌보지 않고, 심지어 내 손으로 죽이고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미 인간의 모습이 아닌 겁니다.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러한 징후는 이미 2000년대 중반에 저를 포함해서 일각에서 '학업중단을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렇게 학교가 아이들을 안 찾아다녀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자유가 아니다' 라고 주장을 했던 선생님들이 꽤 있었지만, 결국 학업 중단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때 이미 예견이 됐던 거죠. 학업이 중단되면 아이들이 뭘 하겠어요. 돈 많은 집안에서 아이들이 학업중단을 하겠어요? 이미 부모가 다 망했고, 그 집안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거구요. 그만둔 아이들이 성산업으로 몰려들어가고, 그래서 양진호가 탄생하는 겁니다.
이 – 옛날에 애들을 때리는 부모의 사고 방식은 지금하고는 다소 달랐죠. 훈육을 하기 위한 폭력이 용인되는 사회였습니다. 그리고 때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리면서 동시에 소도 팔고 논도 팔아서 대학도 보냈죠.(웃음) 그러니까 그와 같이 부모로서 헌신을 하면서 동시에 훈육 차원에서 폭력이 용인되는 것과, 요즘같이 가정은 해체 지경에 이르렀고 경제적으로 지원도 안 해주면서 화풀이로 애를 패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거에요. 요즘은 이혼을 하면서 어떻게든 새끼는 안 키우겠다고 떠맡기잖아요. 결국에는 애들이 내팽겨쳐져서, 비행이라는 것이 대개 가정 환경의 결핍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거거든요. 성매매 하는 여자애들이 나쁘다, 그러면 그렇게 하게 내팽개쳐놓은 근본 원인이 뭐냐, 집구석에서 전혀 아이를 보호할 생각이 없으니까. 아버지는 술 마시고 들어와서 애들 패고, 엄마는 우울증이 있고, 애들은 어떻게 돌볼 건가요? 전혀 보호가 안 되는 상황에서 애들은 나름대로 돈이 필요하죠. 과거에는 성매매 업소를 찾아다녀야 됐지만, 요즘은 오프라인 사창가는 다 없어져서 전부 온라인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결국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산업이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번창하고 있잖아요. 번창일로죠. IT 산업의 허울을 뒤집어쓰고. 그게 다 랜덤 채팅앱이고, 그래서 거부(巨富)가 된 사람이 양진호 같은 사람이구요. 그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부모가 애들을 보호하지 못해서 그런 거구요. 가정에서 폭력이 난무하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문제를 아이들만 비난하면서 엄벌주의를 택한다고 해서 절대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지 – 예전의 아이들은 커서 뭐가 되겠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그런 기대도 못하는 계층의 아이들이 좋지 않은 환경에 계속 노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 그러니까 이게 199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IMF 때부터 2000년대에 두 번의 금융난을 거치면서 그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었습니다. 그 당시 중산층의 몰락이 당시에는 성인들의 개인 파산, 신용 불량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됐지만, 문제는 그렇게 해서 부모 노릇을 못하게 되면 그런 집에 있는 아이들이 비행으로 발을 들여놓을 거구요. 10년 후, 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그런 아이들이 20대 초반이 되면서 심각하게 양산되는 사태로 번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산출되느냐, 책임지지 못하는 부모가 너무 많이 늘었죠.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 비속 살해, 아이들을 유기하고, 낙태시키는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연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20대가 된 사람들이 어린 아이들일 때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해서 부모 사랑을 모르고, 부모로서 사랑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그런 계층들, 그런 구성원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예견된 일이라고 보는 거죠. 우리가 그러면 뭘 놓쳤느냐, 결국 아동 청소년을 잘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을 외면했다는 거예요. 그건 누구 책임이냐, 개인 당사자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국가에서 예산 배정을 할 때 아동청소년 인구가 줄어들거라고 해서 관련 예산을 다 삭감시켰던 전례가 있구요. 그것은 진보 정권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지금도 아동 청소년 대상 예산은 고려 대상에서 가장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죠. 왜냐하면 아이들은 유권자가 아니고 목소리가 적으니까요. 문제는 그렇게 해서 아이들만 망친 것이 아닙니다. 발전된 온라인 하이테크놀로지를 범죄에 활용을 해 가장 크게 이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도박이고, 다른 하나는 성산업이죠. 온국민을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안방에서도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구요. 그러고는 똑같은 매커니즘으로 아이들을 사고 파는 거죠. 가장 취약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러한 성산업으로 유입이 되는 거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른들이 조건 만남이라고 해서 아이들을 채팅으로 유인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지만, 오늘날은 그런 것들이 만연이 되고 그게 제재가 안 되면서 아이들이 직접 나서서 포주 노릇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4~5년 전부터는 그런 종류의 청소년 집단 폭력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죠. 부산에서나 관악산에서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집단폭력, 물론 남자들도 끼어있을 수 있는데요. 그런 것들을 보면 엄벌에 처하라고만 하는데, 그 아이들이 사실은 사회적인 착취 구조의 가장 말단에서 피해자로서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 다 외면을 하죠. 그러니까 지금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와 같은 자유로운 온라인 활동들을 제재하고 감시하는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함정 수사를 할 것도 아니구요. 그러니까 계속 이런 식으로 점점 더 처참한,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늘어나겠죠.
지 –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되겠네요.
이 – 이미 그렇게 되고 있구요. 자기 새끼를 돌보지 않고, 심지어 내 손으로 죽이고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미 인간의 모습이 아닌 겁니다.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러한 징후는 이미 2000년대 중반에 저를 포함해서 일각에서 '학업중단을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되겠는가, 이렇게 학교가 아이들을 안 찾아다녀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자유가 아니다' 라고 주장을 했던 선생님들이 꽤 있었지만, 결국 학업 중단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때 이미 예견이 됐던 거죠. 학업이 중단되면 아이들이 뭘 하겠어요. 돈 많은 집안에서 아이들이 학업중단을 하겠어요? 이미 부모가 다 망했고, 그 집안의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거구요. 그만둔 아이들이 성산업으로 몰려들어가고, 그래서 양진호가 탄생하는 겁니다.
지 – '소년원에서 제과 제빵을 배운 아이들은 재범을 거의 안 한다'고 하셨는데요.
이 – 10대 아이들이 길바닥에서 착취당하는 생활을 하잖아요. 그런 생활을 열세살부터 열여덟살까지 5~6년 정도 한다고 하면 정말 인간이 피폐해져요. 약육강식, 내가 남한테 뜯기지 않으려면 내가 이 생태계에서 가장 힘이 센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터득을 하죠. 결국에는 약자를 돌볼 수 없는 인간이 되기 때문에 애를 낳아도 키울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러한 비행의 어떤 반복, 범죄의 반복으로부터 사람을 구제해낼 수 있는 유일한 시점이 소년원입니다. 소년원이든, 교도소든, 가게 되면 일단 멈출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어떻게 갱생을 시키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소년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뭐냐, 이런 것을 선생님들마다 다 열심히 들여다 볼 건데요. 그럴 때 제과제빵반이 비교적 재범률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실적이 나와서 '참 놀라운 일이다' 해요. 보통 검거가 한 열 번쯤 되고, 기소를 일곱 번쯤 당해야 소년원에 가는 거거든요. 사람을 죽이거나 이러지 않는 이상. 그렇게 한 전과가 7, 8번쯤 되려면 보통 착취 받은 경험들이 무지하게 많아요. 폭행의 피해자이기도 하고요. 물론 가해 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가해와 피해가 뒤죽박죽 섞여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소년원에다 데려다놓으면 특히 여자애들은 성착취가 많기 때문에 사람 꼴이 아니에요. 이미 임신도 몇 번 했고, 낙태도 여러번 했고, 아이를 출산해서 버려본 경험도 있고 그러면 어른을 마주 쳐다보지 않아요. 인간이 피폐해져 있습니다. 그런 애들을 데려다가 소년원에서 편하게 먹고 자고 하는 것을 제공하잖아요. 길바닥에서는 먹고 자고 하는 것이 편하지가 않죠. 매일 매일을 걱정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걱정 없이 먹고 자고 하는 것을 한 달 정도 시키면 아이들이 혈색도 바뀌고, 예전 아이들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특성들을 보입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교정 교화 프로그램들을 하죠. 프로그램들이 여러 가지인데요.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10년 후에 성과가 있는 이런 노력을 하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보통 학교에 있는 애들은 10년 후에 명문대를 졸업하는 것이 목표일지 모르지만, 이런 아이들은 당장 리워드가 주어지는,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이런 작업에나 집중을 할 수 있어서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제과 제빵이라는 것이 굉장히 빨리 회전이 됩니다. 자기가 노력한 바가 빨리 성과물로 나타난다는 굉장히 긍정적인 효력이 있고요.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그야말로 결식의 공포가 있어요. 뿌리깊은 욕구불만이 있는데, 그런 것을 해소하는데 빵을 굽는 행위가 큰 만족감을 줍니다. 굶을 걱정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음식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 음식의 냄새 같은 것도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고, 심리적으로 위안이 되는 거죠. 그런 과정 자체가. 제과 제빵의 보이지 않는 효력은 시간을 지켜야 된다는 겁니다. 정말 정해진 재료를 딱 정해진 양만 넣고 반죽을 해서 딱 정해진 시간대에, 만약에 1분이라도 늦으면 타버리거나, 아니면 1분이라도 일찍 꺼내면 덜 익은 것을 먹어야 됩니다. 그런 것을 아이들이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부모도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학교도 안 가고, 오후 늦게 일어나면 부모는 집에 없고, 자기는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는 애들이나 만나서 떠돌아 다니다가 돈이라도 몇 만원 있으면 노래방이나 가고, 술이나 먹고, 집에 가기 싫으면 조건 만남이나 랜덤 채팅앱을 통해 성매매를 하고, 며칠씩 집에 안 가고, 이런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제과제빵반에서 정말 1분도 늦으면 안되는 그러한 경험들을 하는 것, 그게 어떻게 보면 생활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이구요. 성과물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타냐, 덜 익냐' 그 두 가지잖아요.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을 너무 너무 분명하게 듣지 않으면 안 됩니다. 때려서가 아니라, 선생님이 지시하는 요리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성과물이 다 타버리기 때문에요. 정말 도제식 교육이 갖는 순기능이 존재해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들이 그런 것을 3개월, 6개월을 하고, 제과 제빵 기능사, 이런 자격증을 따면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성취감을 맛보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제과 제빵의 또 다른 기억은 뭐냐 하면 빵이든, 과자든 구우면 자기 혼자 다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방에 가지고 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친구들에 의해서, 동료들에 의해서 따뜻하게 환영 받는 경험을 하게되는 거죠. 친구들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부모도 안 기다린 애들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인간 관계에서 자기가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처음 느끼는 거에요. 그런 모든 것이 기적을 이루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과 제빵이 요리사보다도 훨씬 더 낫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요, 일단 시장이 많아요. 다 흥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어쨌든 알바생이라도 고용을 해야 되는 그런 입장들이기 때문에 취업도 잘 되구요. 그러고는 열심히 성실하게 하면 당연히 제과 제빵사한테 의존을 할 수 밖에 없구요. 그런 과정 중에서 성공을 하는 애들이 많죠. 그러니까 그런 프로그램을 무지하게 많이 개발을 해야 되는데요. 딱 떨어지는 것이 그렇게 많은 것으로는 보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것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많이들 하시죠. 부모가 멀쩡하면 그런 것을 부모가 찾아줬어야 되는 건데요. 못 그러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소년원을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년 범죄를 저지르는 애들 중에 겨우 1%가 가는 것이 소년원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운이 좋은 애들, 나머지 99%는 길바닥에서 그런 회전을 해야 되는 거죠. 뺑뺑이 돌면서. 그러니까 예산을 써야 되는 것이 제 눈에는 너무 분명한데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지 – 소년원 시설이나 이런 교정시설을 더 확충을 해야 아이들이 조금 더 사회화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네요.
이 – 제가 볼 때는 그래요. 그렇게 얘기를 할 때는 일부 잘 모르는 어른들은 탈시설화가 전세계적인 추세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인권론자들도 있구요. 지역 사회에서 소년원 짓는 것을 원하지 않구요. 보호관찰소 하나 짓는데도 다 실패하고 반대해서 성남에서는 실패했습니다. 그게 현실이다 보니까 뭘 해야 될지는 뻔한데, 사실은 난맥상이에요.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90년대말 중산층이 몰락할 때 다 예견을 했었어요. 아이들이 다 길바닥으로 쏟아져나올 것이고, 그러면 10년 후에 이렇게 엉망진창의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구성원들이 생기면서 아마 비속살해나 존속살해가 굉장히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다들 예견해놓고는 예산 쓸데가 워낙 많으니까 손을 못 대는 거죠. 그리고 아무래도 유권자가 아니니까, 청소년 예산은 다 삭감되고 지금도 보호관찰이나 소년보호 쪽에 예산을 좀 달라고 암만 이야기를 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법무부 안에서도 예산의 필요성에 대한 우선 순위가 밀리기 때문에 기획예산처도 '다 중요한 예산이죠' 하고서는 보호 관찰관도 제대로 늘리지 못하고 있죠.
지 – 어쨌든 법이나 제도가 범죄를 따라갈 수는 없고, 새로운 범죄가 생기면 법이 생기고, 사회적인 제도가 만들어지는 걸텐데요. 그걸 계속 교수님 같은 분들이 대비하고 확충하자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제일 걸림돌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 – 걸림돌이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이 국민들한테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가 볼 때는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각자 자기네들의 세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데는 관심이 있습니다. 정말 속속들이 국민들이 뭘로 고통을 받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고, 특히 여성이나 아동이나 노인 같이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회입니다. 그냥 쟤네들은 맨날 악악거린다, 맨날 앵앵거린다, 그 정도로 귓등으로도 안 듣는 거죠. 외국의 입법 절차에서 제일 부러운 것이 뭐냐하면요, 외국에는 사람의 이름을 딴 법이 많습니다. 공동체 사회에서 누가 억울한 희생을 당한다고 하면 그냥 놔두지를 않고, 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률을 개정하고 제도를 개선하고, 어떻게든 국민의 안전, 시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데요. 우리는 더 많은 에이전트들이 있어가지고, 다 같이 충돌을 합니다. 방화살해범인 안인득 사건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열여덟살 짜리 아이를 쫓아다니다가 칼로 찔러 죽인 건데요. 그러면 안인득의 인권이 중요해요? 열여덟살 짜리 아이의 인권이 중요한가요? 제가 볼 때 조현병 환자들의 인권만 보호해야 될 이유를 잘 모르겠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다 정치 행위로만 삼는다는 거죠. 그래서 여전히 이번은 어렵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힘들고, 스토킹 방지법도 안 만들어주구요.
이 – 10대 아이들이 길바닥에서 착취당하는 생활을 하잖아요. 그런 생활을 열세살부터 열여덟살까지 5~6년 정도 한다고 하면 정말 인간이 피폐해져요. 약육강식, 내가 남한테 뜯기지 않으려면 내가 이 생태계에서 가장 힘이 센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이 터득을 하죠. 결국에는 약자를 돌볼 수 없는 인간이 되기 때문에 애를 낳아도 키울 수가 없는 거에요. 그러한 비행의 어떤 반복, 범죄의 반복으로부터 사람을 구제해낼 수 있는 유일한 시점이 소년원입니다. 소년원이든, 교도소든, 가게 되면 일단 멈출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어떻게 갱생을 시키는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소년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뭐냐, 이런 것을 선생님들마다 다 열심히 들여다 볼 건데요. 그럴 때 제과제빵반이 비교적 재범률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실적이 나와서 '참 놀라운 일이다' 해요. 보통 검거가 한 열 번쯤 되고, 기소를 일곱 번쯤 당해야 소년원에 가는 거거든요. 사람을 죽이거나 이러지 않는 이상. 그렇게 한 전과가 7, 8번쯤 되려면 보통 착취 받은 경험들이 무지하게 많아요. 폭행의 피해자이기도 하고요. 물론 가해 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가해와 피해가 뒤죽박죽 섞여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소년원에다 데려다놓으면 특히 여자애들은 성착취가 많기 때문에 사람 꼴이 아니에요. 이미 임신도 몇 번 했고, 낙태도 여러번 했고, 아이를 출산해서 버려본 경험도 있고 그러면 어른을 마주 쳐다보지 않아요. 인간이 피폐해져 있습니다. 그런 애들을 데려다가 소년원에서 편하게 먹고 자고 하는 것을 제공하잖아요. 길바닥에서는 먹고 자고 하는 것이 편하지가 않죠. 매일 매일을 걱정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걱정 없이 먹고 자고 하는 것을 한 달 정도 시키면 아이들이 혈색도 바뀌고, 예전 아이들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특성들을 보입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교정 교화 프로그램들을 하죠. 프로그램들이 여러 가지인데요.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10년 후에 성과가 있는 이런 노력을 하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보통 학교에 있는 애들은 10년 후에 명문대를 졸업하는 것이 목표일지 모르지만, 이런 아이들은 당장 리워드가 주어지는,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이런 작업에나 집중을 할 수 있어서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제과 제빵이라는 것이 굉장히 빨리 회전이 됩니다. 자기가 노력한 바가 빨리 성과물로 나타난다는 굉장히 긍정적인 효력이 있고요.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그야말로 결식의 공포가 있어요. 뿌리깊은 욕구불만이 있는데, 그런 것을 해소하는데 빵을 굽는 행위가 큰 만족감을 줍니다. 굶을 걱정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음식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 음식의 냄새 같은 것도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고, 심리적으로 위안이 되는 거죠. 그런 과정 자체가. 제과 제빵의 보이지 않는 효력은 시간을 지켜야 된다는 겁니다. 정말 정해진 재료를 딱 정해진 양만 넣고 반죽을 해서 딱 정해진 시간대에, 만약에 1분이라도 늦으면 타버리거나, 아니면 1분이라도 일찍 꺼내면 덜 익은 것을 먹어야 됩니다. 그런 것을 아이들이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부모도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학교도 안 가고, 오후 늦게 일어나면 부모는 집에 없고, 자기는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는 애들이나 만나서 떠돌아 다니다가 돈이라도 몇 만원 있으면 노래방이나 가고, 술이나 먹고, 집에 가기 싫으면 조건 만남이나 랜덤 채팅앱을 통해 성매매를 하고, 며칠씩 집에 안 가고, 이런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제과제빵반에서 정말 1분도 늦으면 안되는 그러한 경험들을 하는 것, 그게 어떻게 보면 생활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이구요. 성과물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타냐, 덜 익냐' 그 두 가지잖아요.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을 너무 너무 분명하게 듣지 않으면 안 됩니다. 때려서가 아니라, 선생님이 지시하는 요리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성과물이 다 타버리기 때문에요. 정말 도제식 교육이 갖는 순기능이 존재해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들이 그런 것을 3개월, 6개월을 하고, 제과 제빵 기능사, 이런 자격증을 따면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성취감을 맛보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제과 제빵의 또 다른 기억은 뭐냐 하면 빵이든, 과자든 구우면 자기 혼자 다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방에 가지고 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친구들에 의해서, 동료들에 의해서 따뜻하게 환영 받는 경험을 하게되는 거죠. 친구들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부모도 안 기다린 애들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인간 관계에서 자기가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처음 느끼는 거에요. 그런 모든 것이 기적을 이루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과 제빵이 요리사보다도 훨씬 더 낫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요, 일단 시장이 많아요. 다 흥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어쨌든 알바생이라도 고용을 해야 되는 그런 입장들이기 때문에 취업도 잘 되구요. 그러고는 열심히 성실하게 하면 당연히 제과 제빵사한테 의존을 할 수 밖에 없구요. 그런 과정 중에서 성공을 하는 애들이 많죠. 그러니까 그런 프로그램을 무지하게 많이 개발을 해야 되는데요. 딱 떨어지는 것이 그렇게 많은 것으로는 보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것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많이들 하시죠. 부모가 멀쩡하면 그런 것을 부모가 찾아줬어야 되는 건데요. 못 그러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소년원을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년 범죄를 저지르는 애들 중에 겨우 1%가 가는 것이 소년원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운이 좋은 애들, 나머지 99%는 길바닥에서 그런 회전을 해야 되는 거죠. 뺑뺑이 돌면서. 그러니까 예산을 써야 되는 것이 제 눈에는 너무 분명한데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지 – 소년원 시설이나 이런 교정시설을 더 확충을 해야 아이들이 조금 더 사회화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네요.
이 – 제가 볼 때는 그래요. 그렇게 얘기를 할 때는 일부 잘 모르는 어른들은 탈시설화가 전세계적인 추세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인권론자들도 있구요. 지역 사회에서 소년원 짓는 것을 원하지 않구요. 보호관찰소 하나 짓는데도 다 실패하고 반대해서 성남에서는 실패했습니다. 그게 현실이다 보니까 뭘 해야 될지는 뻔한데, 사실은 난맥상이에요.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90년대말 중산층이 몰락할 때 다 예견을 했었어요. 아이들이 다 길바닥으로 쏟아져나올 것이고, 그러면 10년 후에 이렇게 엉망진창의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구성원들이 생기면서 아마 비속살해나 존속살해가 굉장히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다들 예견해놓고는 예산 쓸데가 워낙 많으니까 손을 못 대는 거죠. 그리고 아무래도 유권자가 아니니까, 청소년 예산은 다 삭감되고 지금도 보호관찰이나 소년보호 쪽에 예산을 좀 달라고 암만 이야기를 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법무부 안에서도 예산의 필요성에 대한 우선 순위가 밀리기 때문에 기획예산처도 '다 중요한 예산이죠' 하고서는 보호 관찰관도 제대로 늘리지 못하고 있죠.
지 – 어쨌든 법이나 제도가 범죄를 따라갈 수는 없고, 새로운 범죄가 생기면 법이 생기고, 사회적인 제도가 만들어지는 걸텐데요. 그걸 계속 교수님 같은 분들이 대비하고 확충하자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제일 걸림돌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 – 걸림돌이요?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이 국민들한테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가 볼 때는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각자 자기네들의 세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데는 관심이 있습니다. 정말 속속들이 국민들이 뭘로 고통을 받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고, 특히 여성이나 아동이나 노인 같이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회입니다. 그냥 쟤네들은 맨날 악악거린다, 맨날 앵앵거린다, 그 정도로 귓등으로도 안 듣는 거죠. 외국의 입법 절차에서 제일 부러운 것이 뭐냐하면요, 외국에는 사람의 이름을 딴 법이 많습니다. 공동체 사회에서 누가 억울한 희생을 당한다고 하면 그냥 놔두지를 않고, 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률을 개정하고 제도를 개선하고, 어떻게든 국민의 안전, 시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데요. 우리는 더 많은 에이전트들이 있어가지고, 다 같이 충돌을 합니다. 방화살해범인 안인득 사건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열여덟살 짜리 아이를 쫓아다니다가 칼로 찔러 죽인 건데요. 그러면 안인득의 인권이 중요해요? 열여덟살 짜리 아이의 인권이 중요한가요? 제가 볼 때 조현병 환자들의 인권만 보호해야 될 이유를 잘 모르겠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다 정치 행위로만 삼는다는 거죠. 그래서 여전히 이번은 어렵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힘들고, 스토킹 방지법도 안 만들어주구요.
지 – 스토킹은 피해자한테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고, 강력한 범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데요. 스토킹방지법은 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건가요?
이 – 왜 만들어지느냐? 그거야 저는 모르죠. 중요한 이슈는 아닌 거에요. 스토킹 방지법으로 가장 크게 이득을 볼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작다는 겁니다. 스토킹 방지법으로 가장 크게 이득을 볼 사람들은 NGO 단체도 아니고, 특정 정치 세력도 아니고, 특정 지역도 아니고, 진보나 보수의 유권자들도 아니구요. 스토킹 방지법으로 가장 크게 이득을 볼 사람들은 힘없는 아이들하고 힘없는 여자들이잖아요. 그들은 사실은 목소리가 없죠. 그러니까 발의는 하지만, 의지는 없는, 법안을 던져놓으면 국회의원들을 끝까지 몰아붙여서 그것을 통과를 시키게 해야 되는데요. 발의는 무지하게 많이 됐을 겁니다. 수십개가 되어 있을 건데, 그 이후에 액티비티를 안 하죠. 스토킹을 범죄화 하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사건들이 제 기억에는 여러 건이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정말 필요한 일인데요. 안인득도 스토킹을 상습적으로 할 때 병원에 입원을 시켜버렸으면 그 아이가 안 죽을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아직도 안 해주는 것을 보면 관심이 없다고 봐야죠.
지 – 교수님께서 제일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가 전자발찌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부분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 저는 처음에 그 법안에 반대를 했었어요. 왜 반대했느냐, '전자발찌 만으로는 안 될 것이다' 그게 반대 이유의 하나였구요. 결국에는 1대1 보호관찰까지 진도가 나갔습니다.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피고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들여다볼려고 하지 않았었어요. 왜냐하면 피고인이 어떤 사람인지가 안 중요합니다. 응보주의적인 형벌은 이번 사건에서 어느 정도의 범죄 피해냐만을 놓고 따지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면 살인범으로서 거기에 적합한 양형을 받으면 그걸로 족했지, 그 사람이 과거에 성범죄 경력이 다섯 번이 있든, 여덟 번이 있든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보안 처분이라는 것이 도입이 됐는데, 이건 형벌과는 다른 조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피고인들의 전력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에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전자발찌를 5년 동안 차고 있다가 떼고, 1년 조금 넘는 시간대에 있는 사람이었는데요. 출근하는 여자를 그냥 아침에 낚아채서 집으로 끌고가서 강간살해를 한 사건이 있어요. 그 사건이 지금 무기 징역이 확정이 됐거든요. 옛날 같으면 강간 살인으로 무기징역이 나올 리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사건은 무기징역이 나온 것이, 그 사람의 과거 전력을 다 들여다봅니다. 판결문에 보면 성범죄 전과가 몇 건이 있고, 전자발찌를 언제 뗐고, 재범 가능성이 높고, 사이코패스 평가에서 사이코패스라고 나오고, 이런 것이 전부 판결문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했던 일 중에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보죠. 피고인이 어떤 인간인지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는 겁니다. 전자발찌의 도입으로 인해서. 그렇기 때문에 전자 발찌를 차고 나서도 1대1 보호관찰이 필요한 사람이 현재 착용자 이천몇백명 중에 몇 명인가, 이런 것을 들여다보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을 개별화된 처우다, 개별화된 정책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아주 개별화된 방식으로 재범 위험성을 관리 감독하려는 그런 정책으로 전환이 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 보안 처분이거든요. 물론 완벽하지는 않죠. 전자 발찌를 차고도 재범을 하는데요. 어쨌든 그 전까지는 간과하던 것들을 어떻게든 들여다보려고 하게 됐다, 그게 성과면 성과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지 – 전자발찌 도입 후 재범율이 6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하던데요.
이 – 그렇게 줄긴 줄었는데, 이 사람들이 재범을 많이 해서요. 그 사람들이 재범에 이르기 전에 계속 간을 봅니다. 전자 감시를 하니까 초등학교 앞에 갔을 때 경고등이 뜨나 안 뜨나, 집안에서 성매매를 할 때 경고등이 뜨나, 안 뜨나 계속 간을 봅니다.
이 – 왜 만들어지느냐? 그거야 저는 모르죠. 중요한 이슈는 아닌 거에요. 스토킹 방지법으로 가장 크게 이득을 볼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작다는 겁니다. 스토킹 방지법으로 가장 크게 이득을 볼 사람들은 NGO 단체도 아니고, 특정 정치 세력도 아니고, 특정 지역도 아니고, 진보나 보수의 유권자들도 아니구요. 스토킹 방지법으로 가장 크게 이득을 볼 사람들은 힘없는 아이들하고 힘없는 여자들이잖아요. 그들은 사실은 목소리가 없죠. 그러니까 발의는 하지만, 의지는 없는, 법안을 던져놓으면 국회의원들을 끝까지 몰아붙여서 그것을 통과를 시키게 해야 되는데요. 발의는 무지하게 많이 됐을 겁니다. 수십개가 되어 있을 건데, 그 이후에 액티비티를 안 하죠. 스토킹을 범죄화 하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사건들이 제 기억에는 여러 건이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정말 필요한 일인데요. 안인득도 스토킹을 상습적으로 할 때 병원에 입원을 시켜버렸으면 그 아이가 안 죽을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아직도 안 해주는 것을 보면 관심이 없다고 봐야죠.
지 – 교수님께서 제일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가 전자발찌 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부분이라고 하셨는데요.
이 – 저는 처음에 그 법안에 반대를 했었어요. 왜 반대했느냐, '전자발찌 만으로는 안 될 것이다' 그게 반대 이유의 하나였구요. 결국에는 1대1 보호관찰까지 진도가 나갔습니다.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피고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들여다볼려고 하지 않았었어요. 왜냐하면 피고인이 어떤 사람인지가 안 중요합니다. 응보주의적인 형벌은 이번 사건에서 어느 정도의 범죄 피해냐만을 놓고 따지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면 살인범으로서 거기에 적합한 양형을 받으면 그걸로 족했지, 그 사람이 과거에 성범죄 경력이 다섯 번이 있든, 여덟 번이 있든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보안 처분이라는 것이 도입이 됐는데, 이건 형벌과는 다른 조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피고인들의 전력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에 강간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전자발찌를 5년 동안 차고 있다가 떼고, 1년 조금 넘는 시간대에 있는 사람이었는데요. 출근하는 여자를 그냥 아침에 낚아채서 집으로 끌고가서 강간살해를 한 사건이 있어요. 그 사건이 지금 무기 징역이 확정이 됐거든요. 옛날 같으면 강간 살인으로 무기징역이 나올 리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사건은 무기징역이 나온 것이, 그 사람의 과거 전력을 다 들여다봅니다. 판결문에 보면 성범죄 전과가 몇 건이 있고, 전자발찌를 언제 뗐고, 재범 가능성이 높고, 사이코패스 평가에서 사이코패스라고 나오고, 이런 것이 전부 판결문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했던 일 중에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보죠. 피고인이 어떤 인간인지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는 겁니다. 전자발찌의 도입으로 인해서. 그렇기 때문에 전자 발찌를 차고 나서도 1대1 보호관찰이 필요한 사람이 현재 착용자 이천몇백명 중에 몇 명인가, 이런 것을 들여다보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을 개별화된 처우다, 개별화된 정책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아주 개별화된 방식으로 재범 위험성을 관리 감독하려는 그런 정책으로 전환이 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 보안 처분이거든요. 물론 완벽하지는 않죠. 전자 발찌를 차고도 재범을 하는데요. 어쨌든 그 전까지는 간과하던 것들을 어떻게든 들여다보려고 하게 됐다, 그게 성과면 성과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지 – 전자발찌 도입 후 재범율이 6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하던데요.
이 – 그렇게 줄긴 줄었는데, 이 사람들이 재범을 많이 해서요. 그 사람들이 재범에 이르기 전에 계속 간을 봅니다. 전자 감시를 하니까 초등학교 앞에 갔을 때 경고등이 뜨나 안 뜨나, 집안에서 성매매를 할 때 경고등이 뜨나, 안 뜨나 계속 간을 봅니다.
지 – 어디까지 가능한가, 하고.
이 – 재범하는 애들은 간보는 기간이 있는데요. 그런 준수사항 위반을 엄중 처벌하면 막을 수 있는 길이 아직은 있습니다. 준수사항 위반 세 번 하면 징역을 준다, 이러면 함부로 시도하지 못할 겁니다. 아까 이야기한대로 비행력이 진전되기 전에, 범죄력이 진전되기 전에 개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되구요. 그리고 예산 투입이 되어야 하구요.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교도소에 오래오래 넣어두면 양심의 가책도 오래오래 많이 느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어떻게든 이 사람들이 출소했을 때 재사회화가 될 수 있게 예산을 투입해야 되는데요. 지금 그렇게 하려면 중앙정부 예산만 가지고는 제가 볼 때 택도 없구요. 지자체 예산이 투입이 되어야 할 거에요. 우리나라는 출소자들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국이나 선진국에서는 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인권이 좀 침해되더라도 경찰의 관리감독 권한을 입법해주구요. 보호관찰소에만 감독 책임을 놔두지 말고, 경찰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제재만 해서는 안될 것이구요. 당근도 줄 수 있는 권한을 줘야겠죠. 그러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할텐데요. 예를 들자면 출소한 이후에 잘 데가 없다, 그런 사람이 많거든요. 범죄를 반복하다보면 가족이 다 버려서 출소를 하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한 6개월 정도는 먹고 잘 수 있는 데를 제공해줄 수가 있으면, 지자체마다 그런 기관들이 있으면 지금 같이 없는 현실보다는 낫겠죠. 왜냐하면 재범할 사람들은 6개월 이내에 재범을 합니다. 처음에 적응을 못 해가지고. 그것을 극복하게 하려면, 어차피 지자체로 다 가는 거니까,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되는 건데요. 이 사람들이 다 선출직이니까, 그런 기관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다 싫어하니까. 그러니까 잘 안 되는 거죠.
지 –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논란이 많습니다. 교수님은 '재범 확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잖아요. 감시나 이런 것들이 철저할 것이라고.
이 – 조두순은 유명한데, 유명하신 분을 그냥 놔두겠어요.(웃음) 조두순 비슷한 사람들이 워낙 많거든요. 그 사람보다 더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조두순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다행인 것이 와이프가 받아주겠다고 하구요. 돌아갈 집이 있고, 본인만 정신 차리면 재범을 안 하고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이도 많구요. 사실 그런 사건이 많거든요. 제가 보고 있는 사건은 다섯살 짜리를 강간하는, 그것도 세 번씩이나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강간한 인간도 있구요. 그러니까 정말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부도 마찬가지구요, 언론의 보도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법과 원칙 이런 것을 지키기 보다는. 그래서 더 끔찍한 사건이 많은데, 그런 사건들은 얼굴 공개를 안 하고, 아침에 출근하다가 여자를 강간 살해한 전자발찌 출신 범죄자 얼굴을 우리는 모르잖아요. 그 사람이 더 위험하거든요. 재범 가능성이 훨씬 더 높구요. 얼굴을 알아야 될 필요성이 있다면 그 사람 얼굴을 알았더라면 피했겠지, 엘리베이터를 같이 안 타고. 그런데 고유정 얼굴은 공개하고. 원칙이나 그런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언론에 대응하느라고 혈안이 되어있는 거죠. 언론에 그렇게 민감한 이유는 전부 정치적 행위로 보입니다. 너무 정치가 남용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 것을 또 언론에서 이용하기도 하구요.
지 – 우리가 유영철이나 정남규 사건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가 나온다는 거잖아요. 대부도 토막살인사건의 범인인 조성호씨에 대해서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라는 말씀도 하셨구요.
이 - 그렇죠. 전과도 하나도 없고.
이 – 재범하는 애들은 간보는 기간이 있는데요. 그런 준수사항 위반을 엄중 처벌하면 막을 수 있는 길이 아직은 있습니다. 준수사항 위반 세 번 하면 징역을 준다, 이러면 함부로 시도하지 못할 겁니다. 아까 이야기한대로 비행력이 진전되기 전에, 범죄력이 진전되기 전에 개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되구요. 그리고 예산 투입이 되어야 하구요.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교도소에 오래오래 넣어두면 양심의 가책도 오래오래 많이 느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어떻게든 이 사람들이 출소했을 때 재사회화가 될 수 있게 예산을 투입해야 되는데요. 지금 그렇게 하려면 중앙정부 예산만 가지고는 제가 볼 때 택도 없구요. 지자체 예산이 투입이 되어야 할 거에요. 우리나라는 출소자들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국이나 선진국에서는 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인권이 좀 침해되더라도 경찰의 관리감독 권한을 입법해주구요. 보호관찰소에만 감독 책임을 놔두지 말고, 경찰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제재만 해서는 안될 것이구요. 당근도 줄 수 있는 권한을 줘야겠죠. 그러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할텐데요. 예를 들자면 출소한 이후에 잘 데가 없다, 그런 사람이 많거든요. 범죄를 반복하다보면 가족이 다 버려서 출소를 하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한 6개월 정도는 먹고 잘 수 있는 데를 제공해줄 수가 있으면, 지자체마다 그런 기관들이 있으면 지금 같이 없는 현실보다는 낫겠죠. 왜냐하면 재범할 사람들은 6개월 이내에 재범을 합니다. 처음에 적응을 못 해가지고. 그것을 극복하게 하려면, 어차피 지자체로 다 가는 거니까,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되는 건데요. 이 사람들이 다 선출직이니까, 그런 기관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다 싫어하니까. 그러니까 잘 안 되는 거죠.
지 –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논란이 많습니다. 교수님은 '재범 확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잖아요. 감시나 이런 것들이 철저할 것이라고.
이 – 조두순은 유명한데, 유명하신 분을 그냥 놔두겠어요.(웃음) 조두순 비슷한 사람들이 워낙 많거든요. 그 사람보다 더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조두순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다행인 것이 와이프가 받아주겠다고 하구요. 돌아갈 집이 있고, 본인만 정신 차리면 재범을 안 하고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이도 많구요. 사실 그런 사건이 많거든요. 제가 보고 있는 사건은 다섯살 짜리를 강간하는, 그것도 세 번씩이나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강간한 인간도 있구요. 그러니까 정말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부도 마찬가지구요, 언론의 보도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법과 원칙 이런 것을 지키기 보다는. 그래서 더 끔찍한 사건이 많은데, 그런 사건들은 얼굴 공개를 안 하고, 아침에 출근하다가 여자를 강간 살해한 전자발찌 출신 범죄자 얼굴을 우리는 모르잖아요. 그 사람이 더 위험하거든요. 재범 가능성이 훨씬 더 높구요. 얼굴을 알아야 될 필요성이 있다면 그 사람 얼굴을 알았더라면 피했겠지, 엘리베이터를 같이 안 타고. 그런데 고유정 얼굴은 공개하고. 원칙이나 그런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언론에 대응하느라고 혈안이 되어있는 거죠. 언론에 그렇게 민감한 이유는 전부 정치적 행위로 보입니다. 너무 정치가 남용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 것을 또 언론에서 이용하기도 하구요.
지 – 우리가 유영철이나 정남규 사건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가 나온다는 거잖아요. 대부도 토막살인사건의 범인인 조성호씨에 대해서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라는 말씀도 하셨구요.
이 - 그렇죠. 전과도 하나도 없고.
지 - 고유정씨도 그렇구요.
이 – 그렇죠. 그쪽도 전과가 하나도 없고.
지 - 이런 캐릭터들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훨씬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잖아요.
이 - 많아질 것 같아요.
지 - 대비책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이 - 아니죠. 모든 근원은 다 알고 있어요.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부모가 애들을 잘 키우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가정에서 폭력이 없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부모가 없는 애들은 아이들이 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데 예산을 더 많이 투입해야 되구요. 아까도 얘기했잖아요. 아동, 청소년 예산은 없다니까요. 우리나라의 아동 보호시설 많죠. 가보면 30년 전에 거기 가서 봉사할 때하고 지금 하고 거의 비슷합니다. 시설들이 열악하기 짝이 없고. 청소년 교육을 죽어라고 시켜야 되는데, 학교를 그만둬도 되게 만들어놨잖아요.
이 – 그렇죠. 그쪽도 전과가 하나도 없고.
지 - 이런 캐릭터들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훨씬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잖아요.
이 - 많아질 것 같아요.
지 - 대비책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이 - 아니죠. 모든 근원은 다 알고 있어요.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부모가 애들을 잘 키우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가정에서 폭력이 없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부모가 없는 애들은 아이들이 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데 예산을 더 많이 투입해야 되구요. 아까도 얘기했잖아요. 아동, 청소년 예산은 없다니까요. 우리나라의 아동 보호시설 많죠. 가보면 30년 전에 거기 가서 봉사할 때하고 지금 하고 거의 비슷합니다. 시설들이 열악하기 짝이 없고. 청소년 교육을 죽어라고 시켜야 되는데, 학교를 그만둬도 되게 만들어놨잖아요.
지 – 첫 단추를 잘 꿰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미 첫 단추가 잘못 꿰어져 있기 때문에….
이 – 어렵지만, 그럴수록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럴수록 첫 번째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하는 거구요.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단추부터 다시 끼려고 하면 다소 자유에 침해가 있더라도 아동과 청소년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에 다 같이 공감을 해야 됩니다. 그러면 뭘 해야 되느냐, 저 같으면, 제가 힘이 있다면 랜덤 채팅앱을 다 망하게 만들 법을 도입할 겁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을 휴먼 트래피킹(사람을 주고 받는 모든 행위) 하는 앱을 함정 수사를 해서 다 뒤져내가지고, 그것으로 인해 얻은 이득을 세금으로, 벌금으로 다 내라, 너희가 애들을 사고 파는 것을 보면서도 방관했으니까, 방조죄 같은 것을 적용해서 왕창 벌금을 물려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을 범죄로 유입하게 하는 그런 행위를 할 경우에, 마약이든 휴먼 트래피킹이든 다 엄중 처벌을 하고, 그렇게 함에 있어서 인권 침해보다는 수사권에, 함정 수사 이런 것을 광범위하게 허용을 해주고, 그래서 찬물을 끼얹어줘야 합니다. IT 벤처가 손해가 좀 나더라도 그런 식으로 드라마틱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 – 최근에 언론 활동을 통해 이런 얘기를 하시려고 하신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하도 답답하니까, 너무너무 뻔하게도 현장에 나가보면 다 보여요. 저만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면 똑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랜덤 채팅앱에서 아이들이 거래되는 이런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피폐한 아이들이 양산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구요.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부모가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예산이랑 교육 이런 것이 필요한데, 그런 데는 배려가 별로 없잖아요. 다들 엄벌에 처하라고만 얘기를 하지, 예방적 차원의 예산을 집행하려고 하면 직접 당사자들한테 지급이 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중간 에이전트 조직만 번성이 되고, 실제로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서비스가 도달하지 않아요. 너무나 많은 사회복지 법인이 있으나, 실제로 그렇게 해서 혜택을 받는, 직접 복지 서비스 받는 사람들이 받는 혜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거죠. 조직들을 키우면 그것이 다 정치 세력이 되고, 우리나라는 굉장히 특이합니다. 왜 그렇게 될까요?
지 –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 얘기를 들어보니까 147군데를 찔린 시체를 부검을 했는데, 그 이유가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사회가 제어를 못한 탓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이 – 어떻게 보면 스토킹 방지법이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요. 그 모든 것이 안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가부장적 사고가 있는 거죠. '내 마누라, 내 여자친구 내 맘대로 하는데 니가 뭐냐' 부터 '여자가 좀 그렇게 당해도 할 수 없지, 누가 그런 남자를 사귀래'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요. 스토킹 방지법 이런 얘기를 하면 당장 국회에서 많은 남자 국회의원들이, 여자 국회의원도 일부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스토킹의 정의가 애매하다' 이걸 문제 삼아요. 그런 다음 꼭 나오는 얘기가 '꽃을 보내는 것도 스토킹이냐?'고 해요. 그러면 하지 말자는 얘기죠. 내가 그런 일을 하도 많이 당해서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을 이제 너무나 잘 알겠어요.
지 –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런 속담도 문제가 되는 것 같구요. 전장에 나가면서 가족을 죽이고 나갔던 계백 장군의 일화를 미담으로 배워왔지 않습니까? 그런 인식이 부족한 부분들이 계속 문제를 키워가는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그것을 전 사회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여자들이 결혼을 안 할 겁니다. 여전히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안 낳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런 종류의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서입니다. '내가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혼자 다닐 수 있지만, 어느 시점부터 내가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없는 시점이 되면, 그걸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는가' 라고 생각하는 인구의 반쪽이 있는 거죠. 그 사람들의 염려를 해결해주지 않고, 출산율 정책을 아무리 만들어봤자 출산율이 늘어날 수가 없겠죠. 그러니까 아까 얘기한대로 단추를 첫 번째부터 다시 끼워야 되는데, 저 밑에 가서 네 번째 단추만 다시 끼우려고 해서는 소용이 없다는 거죠. 당장 보면 관심의 우선 순위가 이런 문제에 있지 않잖아요. 오늘도 YTN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갔는데, 요즘은 큰 사건이 없다는 거에요. 큰 사건이 왜 없어요? 지금 강간 살인 사건만 해도 저는 크다고 생각하는 거구요. 통계치 보면 아동 학대나 존속 살인 이런 것들이 2019년에 다 늘어났거든요. 그런 것이 보도가 다 안 돼요. 그 정도로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어려운 거죠.
지 – 교수님이 처음에 범죄심리학을 하실 때는 여성이라는 핸디캡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요.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를 지나면서 말씀하시기 좋아진 부분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처음에는 여자 연구자라는 것이 핸디캡이었어요. 연구를 일단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요. 범죄자를 만나려고 하면 여자가 왜, 민간인이 왜 만나려고 하느냐, 보안상의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못 만나게 했어요. 거절을 정말 많이 당했었는데 아마 애당초 제가 여자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만나보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조두순이나 강간 살인범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만, 그 때도 관심이 갔던 거죠. 왜냐하면 여자니까. 여자가 아니었으면 그게 문제라는 인식이 아마 없었을 겁니다.
(계속)
이 – 어렵지만, 그럴수록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럴수록 첫 번째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하는 거구요.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단추부터 다시 끼려고 하면 다소 자유에 침해가 있더라도 아동과 청소년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에 다 같이 공감을 해야 됩니다. 그러면 뭘 해야 되느냐, 저 같으면, 제가 힘이 있다면 랜덤 채팅앱을 다 망하게 만들 법을 도입할 겁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을 휴먼 트래피킹(사람을 주고 받는 모든 행위) 하는 앱을 함정 수사를 해서 다 뒤져내가지고, 그것으로 인해 얻은 이득을 세금으로, 벌금으로 다 내라, 너희가 애들을 사고 파는 것을 보면서도 방관했으니까, 방조죄 같은 것을 적용해서 왕창 벌금을 물려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을 범죄로 유입하게 하는 그런 행위를 할 경우에, 마약이든 휴먼 트래피킹이든 다 엄중 처벌을 하고, 그렇게 함에 있어서 인권 침해보다는 수사권에, 함정 수사 이런 것을 광범위하게 허용을 해주고, 그래서 찬물을 끼얹어줘야 합니다. IT 벤처가 손해가 좀 나더라도 그런 식으로 드라마틱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 – 최근에 언론 활동을 통해 이런 얘기를 하시려고 하신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하도 답답하니까, 너무너무 뻔하게도 현장에 나가보면 다 보여요. 저만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면 똑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랜덤 채팅앱에서 아이들이 거래되는 이런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피폐한 아이들이 양산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구요.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부모가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예산이랑 교육 이런 것이 필요한데, 그런 데는 배려가 별로 없잖아요. 다들 엄벌에 처하라고만 얘기를 하지, 예방적 차원의 예산을 집행하려고 하면 직접 당사자들한테 지급이 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 중간 에이전트 조직만 번성이 되고, 실제로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서비스가 도달하지 않아요. 너무나 많은 사회복지 법인이 있으나, 실제로 그렇게 해서 혜택을 받는, 직접 복지 서비스 받는 사람들이 받는 혜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거죠. 조직들을 키우면 그것이 다 정치 세력이 되고, 우리나라는 굉장히 특이합니다. 왜 그렇게 될까요?
지 –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 얘기를 들어보니까 147군데를 찔린 시체를 부검을 했는데, 그 이유가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사회가 제어를 못한 탓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이 – 어떻게 보면 스토킹 방지법이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요. 그 모든 것이 안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가부장적 사고가 있는 거죠. '내 마누라, 내 여자친구 내 맘대로 하는데 니가 뭐냐' 부터 '여자가 좀 그렇게 당해도 할 수 없지, 누가 그런 남자를 사귀래'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요. 스토킹 방지법 이런 얘기를 하면 당장 국회에서 많은 남자 국회의원들이, 여자 국회의원도 일부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스토킹의 정의가 애매하다' 이걸 문제 삼아요. 그런 다음 꼭 나오는 얘기가 '꽃을 보내는 것도 스토킹이냐?'고 해요. 그러면 하지 말자는 얘기죠. 내가 그런 일을 하도 많이 당해서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을 이제 너무나 잘 알겠어요.
지 –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런 속담도 문제가 되는 것 같구요. 전장에 나가면서 가족을 죽이고 나갔던 계백 장군의 일화를 미담으로 배워왔지 않습니까? 그런 인식이 부족한 부분들이 계속 문제를 키워가는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그것을 전 사회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여자들이 결혼을 안 할 겁니다. 여전히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안 낳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런 종류의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서입니다. '내가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혼자 다닐 수 있지만, 어느 시점부터 내가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없는 시점이 되면, 그걸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는가' 라고 생각하는 인구의 반쪽이 있는 거죠. 그 사람들의 염려를 해결해주지 않고, 출산율 정책을 아무리 만들어봤자 출산율이 늘어날 수가 없겠죠. 그러니까 아까 얘기한대로 단추를 첫 번째부터 다시 끼워야 되는데, 저 밑에 가서 네 번째 단추만 다시 끼우려고 해서는 소용이 없다는 거죠. 당장 보면 관심의 우선 순위가 이런 문제에 있지 않잖아요. 오늘도 YTN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갔는데, 요즘은 큰 사건이 없다는 거에요. 큰 사건이 왜 없어요? 지금 강간 살인 사건만 해도 저는 크다고 생각하는 거구요. 통계치 보면 아동 학대나 존속 살인 이런 것들이 2019년에 다 늘어났거든요. 그런 것이 보도가 다 안 돼요. 그 정도로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어려운 거죠.
지 – 교수님이 처음에 범죄심리학을 하실 때는 여성이라는 핸디캡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요.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를 지나면서 말씀하시기 좋아진 부분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처음에는 여자 연구자라는 것이 핸디캡이었어요. 연구를 일단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요. 범죄자를 만나려고 하면 여자가 왜, 민간인이 왜 만나려고 하느냐, 보안상의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못 만나게 했어요. 거절을 정말 많이 당했었는데 아마 애당초 제가 여자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만나보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조두순이나 강간 살인범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만, 그 때도 관심이 갔던 거죠. 왜냐하면 여자니까. 여자가 아니었으면 그게 문제라는 인식이 아마 없었을 겁니다.
(계속)
□ 지승호 작가는
1966년 부산 출생. 월간 <인물과 사상>에서 인터뷰 코너를 오래 담당했으며, 월간 <전원생활>의 인터뷰를 맡고 있다. 인터뷰 단행본 저서로 <마주치다 눈뜨다> <7인 7색> <만화, 세상을 그리다> <영화, 감독을 말하다> <감독, 열정을 말하다> <우석훈,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신해철의 쾌변독설> <공지영의 괜찮다, 다 괜찮다> <박원순, 희망을 심다>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강신주, 맨 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이석연의 페어플레이는 아직, 늦지 않았다>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 <김의성, 악당 7년>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등 50여권이 있다. 인터뷰론을 정리한 책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인터뷰 특강>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