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상황 나빠지면 대응"…하반기 금리 더 내리나

기사등록 2019/08/01 16:12:28

연준 금리인하, 예상보다 '덜 완화적' 평가에도

한은은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 우세

"우리 쪽 상황보고 결정…상황 나빠지면 대응"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8.0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8.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10년 7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완화적이지 않은 게 변수로 작용하는 듯하나 국내 경제여건을 놓고 보면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번 금리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0년 7개월 만에 단행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금리인하를 '보험적 측면'이라고 강조하면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누그러트렸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금리인하를 기본적으로 '중간-사이클'(mid-cycle) 조정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이 장기적 금리인하 사이클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와는 별개로 한은의 경우 하반기에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수출과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만큼 경기부양 차원에서 한은의 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논리에서다.

내리막을 타고 있는 수출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해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수두룩한 불확실성에 휩싸여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금리인하의 강력한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0.6% 올라 7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만약 한은이 하반기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당장 이달보다는 10월이나 11월 단행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전망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한은이 11월에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10년 7개월 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10년 7개월 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특히 한은이 연준보다 한 발 앞서 금리를 내린 점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인하 역시 무방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달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 쪽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통화정책 대응을 고민할 것"이라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그는 또 "이번 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덜 완화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제롬 파월 의장이 경기 확장세 유지를 위해 조치를 하겠다고 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닫힌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미국 경기도 차츰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저물가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며 "이번 인하 이후에도 여전히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치면 한은의 지속적인 금리인하를 제약할 소지는 있다. 금리차 역전 현상이 심화되면 자본유출 우려에 따른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준의 금리인하로 한·미 금리차는 기존 1.0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좁혀졌지만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면 금리차는 다시 1.00%포인트로 벌어지게 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강화될지 여부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일본 정부는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화이트 리스트 배제시 실물경제 타격이 불가피해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앞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악화된다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깊은 우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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