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일정·주요 의제 조율 중…양국 안보현안 산적
볼턴 보좌관 이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다음달 10일 전후로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한미 당국이 에스퍼 장관의 방한 일정과 주요 의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30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에스퍼 신임 장관은 다음 달 초부터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 5개국을 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8월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호주-미국 연례 장관급회담'(AUSMIN)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은 AUSMIN 이후 동아시아 순방길에 오를 전망이어서 방한이 이뤄지면 시점은 다음달 10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3일 한국을 방문했던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가정폭력 문제로 미 의회 인준 절차 직전 자진 사퇴했다. 이후 정식 임명된 에스퍼 장관은 동맹국들과 안보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둘러 순방 일정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방한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간 산적한 안보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비핵화와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안보현안은 물론, 중동 호르무즈 해협 파병, 한미일 3국 간 협력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주 한국을 다녀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과의 연쇄회동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이 한국을 다녀간 뒤 미국 측이 한국에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6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에스퍼 장관은 최근 취임식에서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이 더 공평하게 안전보장에 공헌해야 한다"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에스퍼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육사 동기로 1986년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육사 졸업 후 20년간 군에 복무했으며 지난 2007년 전역했다. 이후 척 헤이글 상원의원 신임 보좌관으로 일하다 군수업체 레이시온의 워싱턴 로비 책임자로 활동한 뒤 2년 전 민간인 신분으로 육군성 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