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소상공인연합회 긴급 임시총회...지역·업종별 대표 100여명 모여 '최저임금 성토'
격노한 소상공인 강경책 곳곳서 나와 "생필품 가격 올리자" "내년 총선 보이콧"
연합회, 정치권 참여 위해 정관개정 나서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2019년도 제1차 임시총회 및 업종·지역 특별 연석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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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복장과 억양, 거주지까지 다른 1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10일 서울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가 위치한 건물 지하에 모였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다가온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업종·지역별 소상공인 대표들이다. 이들은 "정부가 우리를 갑을병정도 아닌 사람취급 조차 안하고 있다"며 임금인상에 맞춰 생필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등 극단적 선택지를 내놨다.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시작된 소상공인연합회의 긴급 임시총회는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화 즉각 실시하라' '근본적 제도개선 추진하라' '소상공인도 국민이다'를 떼지어 외치는 구호제창으로 시작했다. 연합회의 지휘에 따라 일제히 일어선 이들의 손에는 B4 크기의 선전지가 빠짐없이 들려 있었다.
이날 총회는 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이 줄곧 요구해 온 영세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 무산되는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반발해 긴급 소집됐다.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해 8월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생업을 져버리고 나온 소상공인들의 절규에도 정부는 여전히 소상공인을 하나의 계층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3만명의 소상공인이 최저임금을 깎아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목소리를 들어달라 했을 뿐인데, 무엇이 그렇게 어렵다는 거냐"고 토로했다.
최 회장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원회는 노사가 협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부가 주도하는 공익위원들이 결정하는 구조다. 희생을 강요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냐"며 "주휴수당까지 포함시키면 임금이 1만30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소상공인을 범법자로 내몰지 말라"고 질타했다.
발언권이 좌중으로 넘어간 첫 순간부터 소상공인들은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근재 연합회 부회장은 "민주노총은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무소불위 정치세력인데 우리 소상공인들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하나도 없다"며 "정치권은 어떠냐, 선거때면 시장와서 표 달라며 우리를 업고다니고 악수하고 하다가도 당선되면 나몰라라 한다"고 불평했다.
이근재 부회장은 "무엇 하나 고쳐달라면 10년이 걸린다. 이제 우리 소상공인도 정치세력화 돼야 한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정치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창원 여주지역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우리가 정당을 만든다면 지금이라도 최소 5~7명은 비례대표로 갈 수 있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정당 하나 만들어달라 제안한다"고 했다. 너나없이 손을 들고 일어난 소상공인 대표들은 "정치에 참여한다면 어중간하게 하면 안된다. 제대로 해야한다" "반짝하고 말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를 해보자. 우리가 살 길은 그것 뿐"이라고 외쳤다.
정치권에 대한 다른 형태의 영향력 행사도 더러 제시됐다. 유덕현 서울시협의회장은 "우리나라는 협상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전국 700만 소상공인이 보이콧을 했으면 좋겠다"며 "정치인들에 소상공인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자"고 했다. 또 다른 대표는 "정말 소상공인을 위한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특정인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암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 역시 정치세력화를 적극화 했다. 최 회장은 "누군가 말하길 대통령도 소상공인이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 참 이상적인 얘기지만 필요한 것 같다"며 "우리 스스로 족쇄를 채운 정치 관여 금지 조항에 대한 정관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지금 우리 임시총회에서 공식 제안하겠다. 해당 조항을 없애자"고 거들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2019년도 제1차 임시총회 및 업종·지역 특별 연석회의'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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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는 정치세력화에 대한 의견 외에 투쟁을 알리는 격앙된 반응도 잇달아 나왔다. 지역 연합회 관계자로 참석한 한 소상공인은 "대한민국은 돈과 힘이 없으면 개돼지다.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며 "13개 시도에 소상공인들의 투쟁을 알리는 현수막을 도배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닭은 알을 낳을 때 울지만, 오리는 울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계란을 더 많이 아는 것"이라며 "민노총은 하루종일 TV에 나오는데 소상공인은 울어도 모른다. 지역별로 언론부터 잡아서 우리를 알리자"고 했다.
임금 인상에 맞춰 물가를 대폭 올리자는 극단적인 대책도 다수 동의를 얻었다. 이정배 환경산업조합 이사장이 "정부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물가상승률이다. 여기 계신 분들이 물가를 제품 가격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하자"며 "우리는 살기위해 모였지 죽기위해 모인 것 아니다. 물가부터 올리고 (최저임금)협상을 해야한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궐기에 대한 계획도 상당부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연합회는 지난해 8월29일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촉구하며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빗길을 행군했다.
연합회가 지난해에 이어 오는 8월29일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규탄대회에 대한 참여 독려도 이어졌다.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은 "조직의 쓴 맛을, 본 때를 보여주자. 우리가 10만 고객과 가족들을 다 동원하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당락 우리 손에 달려있다"며 "냄비처럼 부르르 끓었다 달래면 끝나는 것이 아닌 단체장에 진짜 힘을 실어주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됐다. 연합회는 정부당국을 향해 최저임금 차등화 및 최저임금 고시 월환산액 삭제 등에 대한 입장표명 및 가시적 조치를 촉구하고, 이뤄지지 않을 시 전국 광역시·도 등에서 순차적 규탄대회를 예고했다. 아울러 공식적인 정치참여 결의를 위해 현행 정관 상 정치 참여를 금지한 조항을 삭제하는 등 개정 절차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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