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일제히 여권 비판…한국당, 대국민사과 요구도
민주 "투기적 부동산 매매 있었다…스스로 돌아봐야"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고액 부동산 매입 투기 의혹 논란 끝에 사의를 표명했다.
야권은 한목소리로 김 대변인의 사퇴를 당연시하며 비판했다. 일부 정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만큼은 야권 공세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자유한국당은 김 대변인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사의 표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참모 관리를 제대로 못한 잘못은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대국민사과를 하고, 이와 같은 사례가 또 있는지 전수조사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대변인은 작년 7월 재개발 예정 지구의 25억원짜리 건물을 16억원 빚까지 내가면서 구입했다"며 "잘 살던 집 전세보증금을 갑자기 모두 빼내 갭투자에 나섰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거액의 은행 빚을 손쉽게 대출받아 재개발 투자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일반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집값만은 잡겠다며 서민들이 빚을 내어 내 집 하나 마련하겠다는 것도 막아서던 정부"라며 "청와대의 관사 제공은 대통령의 총신(寵臣) 김의겸의 노후대책 갭투자 배팅을 위한 대통령의 선물이었던 것이냐"고 반문했다.
바른미래당은 김 대변인을 향해 "김 대변인의 '올인 투기'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공직자 윤리에 어긋나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기존 주택의 전세보증금까지 투기에 쏟아 부은 바람에 청와대 관사를 떠나면 갈 곳이 없다"라며 "수많은 국민들이 주택난으로 고시원에 살고 있다. 당분간 고시원에 머무르며 서민의 비애를 한껏 느끼며 자숙하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사의를 표명하며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고, 이 또한 다 제 탓"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 등의 입장을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사람이 참으로 긴 말을 풀어놓고 떠났다"며 "떠나면서도 가정 탓, 아내 탓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치졸하다"고 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김 대변인 사의 표명에 "당연한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청와대는 부동산 투기근절 정책을 더욱 강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청와대의 인사능력을 대변하던 김 대변인이 개인의 부동산 논란으로 사퇴했다"며 "검증 능력의 문제인지 검증 의지가 없는 것인지, 청와대는 하루 빨리 문제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번 논란에 대해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 투기적 부동산 매매과정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언론을 통해 확인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청와대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정한 것 아닐까 싶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 의결을 거쳐 청와대에 김 대변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에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그로 인해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우려를, 당의 뜻을 오전에 전달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시대적 변화를 새기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처신과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